불향, 법향, 인향의 삼향(三香)이 머무는 으뜸 사찰~~~

불향, 법향, 인향의 삼향(三香)이 머무는 으뜸 사찰~~~

권도…

팔공산 관암사의 만허 주지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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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바위 부처님 발견하고 관암사 창건한 백암대종사의 뜻 받들어

- 아트 템플, 제야의 종 타종 행사 등 다양한 행사 계획 중

- 입구에 간식 놓아두고 종교 관계없이 진정한 나눔 실천

 

백암대종사 스님이 신라시대 사찰 터에 창건,

갓바위 부처님 발견하고 평생 불사해

관암사는 신라오악의 중심 산이자 민족의 영산인 팔공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관봉정상에는 석조약사여래좌상이 인자한 모습으로 중생들을 맞이하고 계신다. 이 부처님은 신라의 불교전성기에 조성되어 불교적으로나 미술적으로나 가치가 매우 높은 불상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조선조의 억불정책으로 말미암아 불자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당시 관암사도 폐사의 비운을 안게 되었다. 한때는 가뭄이 들면 무지한 지역백성들이 불상 앞에 기우제를 지내면서 불을 피워 부처님을 까맣게 그을리고 무속인들이 굿을 하는 등 오랫동안 방치되어왔다.

 

그러던 중 한국불교태고종 제 14제 종정 백암대종사께서 기도 중 이 불상을 발견했다. 이에 터만 남은 이 곳이 중생들의 안식처가 되도록 하리라며 서원을 세우시고 19623월 관암사를 창건한 것. 갓바위까지 길을 닦고 미륵불로 불리던 부처님을 약사여래불로 명명하여 19639월 국가 지정문화재로 등재함으로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금년 61일 관암사 제 3대 주지로 취임한 만허 스님을 만나봤다.

 

만허 주지 스님은 백암 스님께서 초막집을 짓고 등짐을 지고 올라 다니면서 평생을 불사 하고 관리한 곳이다. 당시에는 이 아래쪽으로 크고 작은 암자들이 많았는데 박정희 대통령이 집권할 당시 이 근처 사찰들을 모두 철거하고 이 관암사만 남겨뒀다. 노스님께서 갓바위 부처님을 모셨던 공로를 정부에서도 인정한 것이다. 그 후에 정통사찰로 지정을 받아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이렇게 갓바위 부처님은 백암대종사의 원력에 의해 다시 빛을 보게 되었지만 1970년 소유권 분쟁에 휘말려 지금은 관리권이 선본사로 넘어가 있는 상태다. 그래서 현재까지 조계종에서 관리하고 있다.”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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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의 정기를 간직한 영험한 기도도량

관암사에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관음전, 지장전, 칠성각, 산신각, 종각, 용왕당, 요사 등 12등의 전각을 보유하여 전통가람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2대 주지인 혜공 스님이 2004년부터 10년 계획으로 중창불사를 시작하여 20105월 대웅전 등을 낙성함으로써 가람의 형태를 일신하게 된 것. 만허스님은 금년 61, 은사이신 혜공 스님의 부름으로 이 곳에서 주지의 소임을 다하며 수행정진과 중생교화에 매진하고 계신다.

 

관음사는 이미 팔공산의 정기를 간직한 기도도량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갓바위 부처님은 워낙 역사가 깊고 영험해 전국 각지에서 기도하러 오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만허 스님은 관암사를 찾는 많은 노보살 분들이 기도로 소원을 이룬 이야기를 전해 주신다. 내려오는 설화도 굉장히 많다. 못 오시면 전화라도 하시며 이 곳을 찾는 신도들이 많은 이유는 다 여기서 가피를 입어 자식들이 잘 풀리고 집안이 잘 풀려서다. 그 분들 말씀 듣다 보면 보통 곳은 아니구나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또한 전국적으로 소문이 나다 보니 무속인들도 많이 찾고 무속인들이 신도들을 기도하라며 보내기도 한다. 무속인 역시 중생을 구제하는 분들로서 존중하고, 또 여기에 와서 인연이 되면 부처님 덕을 자연스레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드려 좋다.”그래도 지금은 용왕단, 산신각에만 사람들이 몰려 있어 법도를 알려 드리면서 제대로 기도하는 법을 찾아 드리려 그 노력 중이다.”라고 전했다.

 

갓바위 약사여래불로 향하는 돌계단은 1365개이다. 1365일 연중 찾는 명소라는 뜻이다. 매일 그렇게 기도하면 한 방울씩 떨어지는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소원은 꼭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그래서 관음사에서는 하루도 빠짐없이 365일 새벽부터 저녁까지 계속 목탁소리 멈추지 않는다. 만허 스님은 매일 신도들과 기도하면서 축원을 올린다.

 

불교 중흥 위한 다양한 계획 진행 중

만허 주지 스님은 넘치는 열정으로 관암사 부흥과 불교 진흥을 위한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계셨다. “현재 대한민국 불교 풍토를 보면 대한민국 인구가 처한 현실과 같다. 절대적인 수도 조금씩 감소하고 있고 역삼각형 구조로 노장층이 많고 중장년층에서는 불자들의 분포가 현저히 떨어진다. 앞으로 젊은 사람들을 유입하기 위해 방안을 강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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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만허 스님은 22년 전에 이 곳 관암사에서 출가를 했다. 지금껏 행자 생활을 하며 돌고 돌다가 22년 만에 다시 주지로 취임하게 된 것이다. 만허 스님은 당시만 해도 사람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갓바위 부처님이 유명해지면서 오로지 소원을 들어준다기에 오는 분들이 대다수였다. 그 때 이 좋은 도량에서 그냥 오시는 분 들 중에 20%만이라도 불자로 만들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했었다. 이제 와서 보니 당시보다 왕래가 현저히 줄었다. 그 전과 같은 영화를 누리지 못하고 있으니 조금씩 변화를 주며 다시 한 번 영광을 일으켜 보고자 한다.”는 각오를 전하셨다. 이전에 발생한 불미스러운 방화 사건으로 인해 밤 9시면 사찰을 폐쇄하던 것도 내년부터는 24시간 오픈해 누구든 야간에 와서 기도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1231일 제야의 종 타종식에서도 특별한 행사를 기획 중이다. “원래 이 곳에 일출을 보러 많이 오신다. 그래서 제야의 종 행사를 진행했었는데 앞으로는 오신 분들 중 33분을 추첨을 해서 한 타씩 타종하며 동참하게 할 것이다. 작은 음악회와 소원 등 달기 등 행사도 하고 함께 갓바위로 올라가서 일출까지 함께 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자 한다. 여기서 나온 재원은 소외된 계층을 위해 기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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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허 스님 예술에 일가견 있어,

내년부터 아트템플 운영할 계획

내년 초파일을 기해서는 아트템플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일반적인 사찰 템플과는 다른 특화 된 템플이다. 이는 만허 주지스님의 재능과 원주 보살님의 재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만허 스님은 불문에 들어오기 전 불교 미술에 입문한 실력자다. 40년간 불화단청 작품 생활을 했다. 사찰에 있는 탱화, 외벽, 단청까지 모두 만허 주지 스님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무대 연출에도 일가견이 있다. 팔공산 승시 축제에서 공동집행위원장을 했을 정도다.

 

원주보살님은 사경 전문가다. 특히 부처님 복장 속에 들어가는 경전을 쓰는데 이는 아무나 쓸 수 있는 것이 아닐 정도로 그 재능이 뛰어나다. 만허 스님은 가지고 있는 조그마한 재주를 가지고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특별한 아트템플을 시작할 수 있으리라 보았다. 여기에 더해 사찰문화를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내년부터 만들어 볼 생각이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런 변화는 차츰차츰 천천히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어떤 사람이 계획을 세움에 있어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이 있고 느리게 가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 관암사의 변화는 빠른 계획보다는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백암스님 때부터 찾아주신 연로하신 신도부터 2대 주지 혜공스님의 신도들도 있다. 보아 왔던 사찰 운영의 모습이 있으니 갑자기 뒤집어 놓기에는 한계가 있다. 점진적으로 바꿔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겠다.”는 깊은 배려가 반영된 것이다.

 

삼향(三香)이 머무는 사찰을 만들겠다는 소원

만허 주지스님의 소원은 특별하다. 삼향(三香)이 머무는 사찰을 만들겠다는 것. 세 가지 향기 중 첫째는 불향(佛香), 즉 부처님의 향기다. 지금까지는 갓바위 부처님만 보고 스쳐지나가는 절이었다면 앞으로는 갓바위 부처님 보러 왔다가도 반드시 관암사의 부처님을 친견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하셨다. “여기에 부임하며 소원한 것은 대구시의 으뜸 사찰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갓바위 부처님 계신 곳보다 관암사가 더 유명하게 만들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법향(法香)이다. 만허 스님은 정의하는 법문은 조금 특별하다. 부처님의 법문을 읽고 스스로 이해한 뒤 핵심을 일러주는 것이 진정한 법문이라고 강조하신다. “눈 앞에 차()가 있는데 그저 다 하고 알려주는 것은 법문이 아니라 강의다. 차를 다 마셔서 내 몸에 들어가서 걸러서 소화시킨 뒤 핵심을 알려주어야 그것이 진짜 법문이다. 부처님의 84천 법문을 그대로 전해주는 것은 강의일 뿐이다. 법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