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휴식의 종교다”~~~

“불교는 휴식의 종교다”~~~

권도…

누구나 편안히 쉴 수 있는 쉼터, 대중적이고 친근한 불교로 다가갈 것

봉화산 정토원의 법공 원장

 

KHD_0093.JPG

 

-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위패 봉안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

- 불교의 대중화, 사회적 참여 중시한 선진규 원장의 뜻 이어나갈 것

- 아이들이 뛰어놀고 종교 상관없이 방문해 쉬는 쉼터 역할 하고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위패 봉안된 정토원

정토원이 자리한 봉화산의 원래 이름은 본()산이다. 근처에서 중심이 되는 곳이라는 뜻이다. 이 터에는 가락국 시대부터 자은암이라는 조그마한 절이 있었을 정도로 역사가 깊다. 밀양의 부은암(父恩, 아버지 은혜를 갚는다는 뜻), 모은암(母恩, 어머니의 은혜를 갚는다는 뜻)과 함께 김수로왕이 만든 절 3개 중에 하나다.

 

봉화산 정토원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유골이 봉하마을로 내려가 장지에 묻히기 전 일시 안치된 곳으로 유명해 졌다. 불교 집안인 노 전 대통령 집안과 각별한 관계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의 부모와 장인의 위패가 봉안된 절이기도 하며 노 전 대통령의 위패도 49재와 함께 이 절에 봉안되었다. 지금도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했던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향하고 있다. 석가탄신일에는 봉축행사만 하는데도 500명 내외가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올해 선진규 원장 타계 이후 법공 원장이 이끌어

이 절은 1959년 동국대 불교대학을 중심으로 이 대학 총학생회장이었던 선진규 원장 등 31명의 학생들이 세운 조계종단의 사찰이다. 신심과 사회·경제·사상 등 4대 개발을 기치로 내걸었다. 이들은 불교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며 이 절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절을 세울 때 봉안한 호미 든 관음성상은 이 절의 이러한 배경을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올해 6월 선진규 원장이 타계한 후 정토원을 이끌고 있는 법공 원장님을 만나 앞으로 정토원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KHD_0033.JPG

 

법공 원장님은 기본적으로 선진규 원장님의 정신을 계승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선진규 원장은 전쟁의 폐허 속 굶주림과 독재정권에 허덕이던 중생들의 목마름을 달래주는 등 한국불교의 새로운 사회적 역할을 선두에서 이끌었다. 대한민국 조계종 1호 법사다. 법공 원장은 선 원장님은 출가인은 아닌 재가제자인데 사실상 평생을 불교에 바쳐 오셔 출가자나 마찬가지다. 전국적으로 설법을 굉장히 많이 하셔 신도수가 어마어마하다.”라고 선 원장님을 소개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는 외부 포교와 정치, 사회 참여 활동의 비중이 커서 정토원 내부적으로는 다소 소홀 했던 면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내실을 기하는 데 치중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KHD_0069.JPG

 

통일염원탑정신 계승해 통일염원비설립할 계획

올해부터는 불교의 본질로 들어가 신도들에게 금강경을 통한 마음 공부를 강조할 계획이다. “‘생활 금강경을 통해 단순히 금강경 이론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쉽게 풀어서 법회를 할 예정이다. 신도들이 단순히 기복을 벗어나 마음공부를 해서 좀 더 편안해 지고 좀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욕심을 버리라인데 기복에 매달리다 보니 욕심을 채우라가 된 꼴이다. 냉철히 판단하면 부끄러운 일이다. 염불을 입으로 하고 절을 몸으로 한다면 아무런 진전이 없다. 모두 마음으로 해야 하는 것이다.”


1605941732735.jpg

 

 

KHD_0035.JPG

 

생전에 선진규 원장님이 추진하셨던 숙원 사업인 통일염원탑의 정신도 이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계획한 당시의 통일염원탑은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고 투입되어야 하는 자금도 수백억 규모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준의 통일염원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법공원장님은 통일염원탑은 선진규 원장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시작하자마자 건강이 악화되어 어려움을 겪었다. 규모가 굉장히 크고, 단순한 탑이 아니라 거의 건물 수준이기에 보통의 노력으로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원장님의 뜻을 기리는 정도로 평화통일을 기리는 비석을 세울 것이다. 언젠가는 다시 추진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전했다

 

KHD_0038.JPG

 

대중적인 불교 실행이 목표, 편한 쉼터 역할 해 나갈 것

정토원의 가장 큰 목표는 대중적인 불교를 실행한다는 것이다. 법공원장님은 불교는 국교나 다름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대중화 시키지 못했다는 반성을 하고 있다. 과거에 왕권에 의해 불교가 유지되다 보니 스님들의 권위의식이 남아 있다. 권력과 결탁되어 순수함을 잃어버린 구태의연한 형태들이 지금까지도 남아 있는 것 같다.”면서 정토원은 누구나 편하게 생활하고 이야기 하고, 쉬는 쉼터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KHD_0162.JPG

 

과거의 구태의연한 불교를 벗어나 대중적인 불교, 보다 신도님들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불교를 실행하겠다. 정토원은 언제든지 오시면 편안하게 쉬실 수 있는 공간이다. 다른 절과는 다르게 누구나 종교에 관계없이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가꿔나갈 테니 방문해 달라.”는 바람이었다.

 

이를 위해 김해시 측에도 정토원을 시민의 공원으로 가꾸어 주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토원이 자리한 봉화산은 정상으로 올라가면 김해, 창원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명당이다. 시민들의 운동할 수 있는 장소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봉화산을 공원화해서 좀 더 가꾸어 주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1605941729388.jpg

 

1605941735259.jpg

 

1605941742639.jpg

 

직접적으로 사회 참여하는 불교로 거듭날 것 

이와 더불어 앉아서 염불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참여를 하는 불교로 거듭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법공원장은 직접적인 참여를 하겠다. 간단히 생각할 때 봉화산에 버려져 있는 쓰레기만도 직접 치워 나가는 풍토를 신도들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 불교 유신론을 보면 개혁적이고 현실적인 면이 많다. 그 중에 하나가 승려도 매일 앉아서 염불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 생산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도 밭을 가꾸고, 된장을 담는다던지 산나물을 키우고 하는 등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정토원에서는 매년 배추를 심어 몇 천 포기씩 김장을 하고, 나눔을 하는 활동을 지속해 왔다.

 

스님들도 단순히 머리만 깎고 목탁만 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출가자로서의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법공 원장은 그 동안 여러 승려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봐 왔다. 평생을 승려로서 생활하고 거의 매일 염불, 예불 하면서도 죽음의 순간에 죽음 하나 받아들이지 못하고 살려고 매달리는 모습을 보았다. 죽음 앞에 의연하게 맞이할 수 있어야 비로소 큰 경지에 도달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라한의 경지, 부처의 경지까지는 어렵더라도 기본에는 도달해야 할 것이다. 한용운 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염불은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부처님의 뜻을 실천하겠다는 마음을 갖추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이다.”라고 전했다.

 

정토원은 조계종 내부의 혼란에 휩쓸리지 않고 독립된 활동을 소속하고 있다. 법공원장은 현재 종단에 소속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 자체가 종단이나 마찬가지다. 그러하기 때문에 행동, 말을 더욱 조심하며 불교학을 공부하고 수행해 나가면서 나름대로의 운영 방법을 존립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재가법사와 승려도 자체적으로 양성하고 배출한다는 계획이다. “재가법사와 출가자를 모집해서 교육시키는 일을 할 예정이다. 진정으로 수행의 길을 갈 수 있는가를 평가한 후 제대로 된 인재를 양성할 것이다.”

    

법공원장님은 불교는 휴식의 종교다.”라고 하셨다. 세속에 시달리고 욕망에 이끌려 다니던 힘듦을 풀어주는 곳이 바로 정토원이라고 하였다. 불교계의 큰 별이었던 선진규 원장이 별세 한 이후에 그의 뜻을 계승하면서도 좀 더 대중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변해 갈 정토원과 법공원장님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