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통 수제 오메기떡 전문점

30년 전통 수제 오메기떡 전문점

김병…

재료가 좋아서 좋은 맛을 내는 것...

시원한 여름에 꺼내먹는 냉동 오메기떡 든든한 아침식사로 제격.

제일떡집 임동민 대표

 

제주의 특산품으로 오메기떡이 있다. 이름도 특이한 오메기떡은 제주의 할망들이 먹을 것이 없던 시절 차조가루로 떡을 빚어 손주들에게 먹였던 것에서 유래되었다. 항간에서는 차조의 방언이 오메기라고 잘못 알려져 있는데 실은 이 떡을 일컫는 제주 방언이다. 제주 올레시장에는 이 오메기떡을 전문으로 만들어 내는 맛 집이 있다.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생생정보통, 엄마의 탄생 등 많은 방송을 통해 소개되기도 한 올레시장 명물 ‘제일떡집’이다. 제일 맛있고 제일 건강한 떡을 만들기 위해 오메기떡만 전문으로 한다는 제일떡집의 임동민 대표를 만나 소문난 맛 집의 비결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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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귀한 제주에서는 벼보다 차조가 잘 자랐다. 그런 탓에 제주 할망들은 조를 이용해 술과 떡을 만들어 끼니를 해결했다고 한다. 이때 만들어 먹었던 떡을 제주 사투리로 오메기떡이라고 불렀다. 차조가루를 반죽해 동그랗게 빚은 다음 가운데 구멍을 내 소위 도넛 모양으로 삶아내는데 그 반죽으로 술을 담그고 한 쪽에서는 팥고물을 묻혀 떡을 만들었다. 지금의 오메기떡은 둥글게 반죽한 후 속에 고운 팥으로 앙금을 만들어 넣고 겉에 팥고물 외에 견과류, 흑임자가루, 카스테라가루 등을 입혀 보다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오메기떡은 몇 년 전 tvN ‘수요미식회’ 프로그램에서 가장 제주스러운 특산품을 찾던 중에 소개되었는데 그 이후 많은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맛을 선사하며 제주의 명물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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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올레시장에 자리한 ‘제일떡집’은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오메기 전문 떡집이다. 처음에는 보통의 떡집처럼 다양한 종류의 떡을 만들며 시작했지만 많은 떡을 만들다 보니 일손도 부족하고 특색도 없었다. 제일 떡집 임동민 대표는 관광지인 제주의 특성을 고려해 제주의 전통인 오메기떡으로 전문성을 살려야겠다고 생각해 15년 전부터 수제 오메기떡 전문으로 떡집을 키워왔다. 그러나 오메기떡으로 재미를 본 것은 불과 4, 5년밖에 되지 않았다. 당시 오메기떡이 방송을 통해 전국에 소개되면서 제주 특산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하였는데 그 때부터 일부러 찾아오는 고객들로 인해 한 때는 가계 앞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고 했다. 임 대표는 “1년 365일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일해야 했지만 장사가 잘 되니 힘든 줄도 모르고 신이 나서 일했다”며 “단골과 입소문이 겹쳐 어떤 해는 연간 최고 15억의 매출을 올린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생생정보통, 엄마의 탄생 등 많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제일떡집을 찾아왔다.

 

오메기떡을 사기위해 시장을 방문하는 손님들도 많지만 먹어본 손님들이 전화로 재 주문해 택배신청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렇게 전국팔도로 팔리는 비결에 대해 임 대표는 “특별한 비결인 있는 것이 아니라 재료가 좋으면 맛이 좋을 수밖에 없고 너무 심심한 것 보다는 약간의 간이 되어 있어야 하고 가끔 손님들이 팥앙금이 곱다고 하시는데 여기서 직접 만들어내는 수제 팥 앙금이기 때문에 정성도 그만큼 들어가는 것이라며 그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일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차조만 들어가지 않고 제주 쑥과 찹쌀을 섞어 내서 예전의 오메기떡보다 더 고급스러워 졌고 겉에 묻히는 고물도 팥고물 외에 흑임자가루, 카스테라가루 그리고 견과류 등으로 다양해 졌다”며 “골라먹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오메기떡만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손으로 하나하나 반죽해 내는 정성도 그만큼 더 기울일 수 있다”며 “결국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은 재료와 정성이 어우러져서 그런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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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만들어서 바로 먹는 따끈한 오메기떡이 맛있다고 해 겨울에 많이 판매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급속냉동으로 얼렸다가 3, 40분간 자연해동 후 시원하게 녹여 먹는 맛이 더 일품이라고 소문이 나 오메기떡은 사시사철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외국 관광객들은 팥을 싫어하는지 인기가 없고 오메기떡은 오로지 국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오메기떡을 냉동시켜 먹기 시작하면서 아침식사 대용으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꺼내놓은 후 출근 준비를 마치고 먹는 이들도 있고 출근길에 가방에 넣어가 적당히 녹았을 때 사무실에서 먹는 이들도 있다. 영양학적 측면에서도 아침식사 대용으로 나쁘지 않다. 가격도 비싸지 않다. 30개 낱개 포장한 것이 3만5000원이고 50개는 5만원이다. 낱개포장을 하지 않고 한 팩으로 포장하면 4만5000원으로 5천원 할인해 준다. 이 가격은 택배비가 포함된 가격이다. 현장에서는 6개 들이 한 팩에 5000원, 10개가 8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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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인기가 많다보니 중간유통업자들이 대량으로 생산해 판매해 보자는 제의가 들어왔지만 임 대표는 대량 생산을 하려면 공장화가 되어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고 또 그렇게 하면 이 맛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 거절했다고 말했다. 잘 나가던 때에 비하면 매출이 반으로 뚝 떨어졌지만 그렇다고 한가한 것도 아니라며 여전히 일손은 부족하고 할 일은 많다고 했다. 다만 택배 주문이 많다보니 계획적으로 일을 할 수 있어 좋고 한 달에 한 번은 쉬는 날이 있어 지금도 충분히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했다.

제일떡집은 서귀포 올레시장에 두 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다. 본점과 2호점으로 구분해지만 얼핏 보면 쌍둥이처럼 똑같이 생긴 점포여서 “아까 거기가 여긴가?”라며 헷갈리는 고객들도 있다고 했다. 시식 코너는 따로 없지만 대량주문하거나 기분 좋은 손님들에게는 하나씩 덤으로 줘 가며 맛보라고 권한다는 임 대표는 서귀포 명물로 이름난 오메기떡이 더 많은 사랑을 받고 더 많은 이들의 건강과 맛을 사로잡는 일등 떡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김병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