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스스로 깨칠 때까지 기다리며 소통하는 것 곧 무도인이기 때문에

아이가 스스로 깨칠 때까지 기다리며 소통하는 것 곧 무도인이기 때문에

김병…

교육이란 다른 무엇도 아닌, 바로 ‘기다림’이다. 제주 한무관 천지합기도 황해명 지도사범은 이 말을 특히 강조했다. “일순간에 아이의 습관이나 행동 패턴이 바뀌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아이가 스스로 바뀔 수 있도록 충분히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그의 처방은 분명했다. 아이가 분위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천천히 기다려 주고, 조금씩 아이의 행동에 대한 피드백 형식으로 아이와 적절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차츰차츰 바뀔 수 있게끔 돕는 것. 이는 모두 오늘의 천지합기도가 있기까지 황해명 지도사범을 비롯한 일곱 제자의 구심점이자 굳건한 버팀목이 되어 준 제주 효돈천지합기도 한창규 관장의 오랜 가르침이라는 이야기도 황 지도사범은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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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명 지도사범은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을 했다. 그의 첫 번째 운동은 남들이 으레 그렇듯, 바로 태권도였다. 황 지도사범이 합기도와 연이 닿은 시기는 다름 아닌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전향하게 된 계기는 뚜렷했다. 합기도 외에도 태권도, 검도, 우슈 등 여러 운동을 해봤지만, 그중에서도 합기도가 좀 더 자기방어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란다.

 

다음은 제주 한무관 천지합기도 황해명 지도사범의 말이다. “모든 무술이 나름의 강점을 지니고 있지만, 합기도는 특히 적은 힘으로 상대편의 힘을 이용해서 상황을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무시하지 못할 강점이죠.” 이 덕분에 합기도야말로 진정 적정선에서 내 몸을 가볍게 지킬 수도 있으며 위험한 상황이 닥쳐도 그에 알맞게 적응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그는 보탰다.

 

무도인으로서, 제주 한무관 천지합기도 황해명 지도 사범은 ‘모든 무술은 인성교육이 베이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합기도는 태권도와 비교했을 때 아직까지 스포츠라기보다는 무도적인 마인드가 좀 더 강하다고 봅니다.”라고 말하며, 이는 많은 합기도 수련자들과 지도자들이 합기도가 태권도처럼 스포츠화가 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라며 뿌듯하게 웃었다. 특히 아이들에게 ‘올바른 운동’과 ‘건전한 정신’을 가르치기 위해서라도, 일선 체육관에서 좀 더 널리 무도적인 마인드를 함양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바꿔 말해서, 황 지도사범은 지도자들이 결코 ‘초심’, 즉 아이들에게 ‘올바른 것’을 가르친다는 처음의 긍지를 잃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생업이나 경영적인부분 때문에 초심과 타협하시는 지도자들도 분명 있지만, 무엇보다도 일선 지도자들이 스스로 무도인이라는 자긍심을 지켜 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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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제주 천지합기도는 좀 더 특별하다. 다음은 제주 한무관 천지합기도 황해명 지도사범의 말이다. “저희는 스승님이신 한창규관장님을 주축으로 매주 전 지도사범들이 효돈읍에 있는 천지합기도 본관에서 모입니다.” 오전에는 회의와 주변 정리를 하고 오후에는 4시간 동안 사범들이 함께 모여 스승님을 필두로 함께 운동을 하고 있다는 후문. “기본기부터 사범으로서 반드시 숙지해야 할 역량까지 전부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단련이지요.” 스승과 그리고 동문들과 함께 하는 이 시간을 통해 더욱 나태해져선 안 된다는 것을 항시깨친다는 제주 한무관 천지합기도 황해명 지도사범은, 특히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며 환하게웃었다. “나쁜 것을 배우지 않고 좋은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 항상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의 미소에 진정 이유가 있다.

 

이러한 황해명 지도사범이 처음부터 이토록 온당한 무도인의 길을 걸었던 것은 아니다. 올해로 꼭 마흔한 살이 되었다는 그는, 옛날에는 스승님의 가르침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혈기왕성한 마음에 아이들에게 억지로 운동을 시키려 하여 실패도 좌절도 많이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 어려운 일들이 다시 약이 되고 감사하게도 또 하나의 배움이 되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주었기에, 오늘이 있는 것 같다는 것. 특히 절체절명의 순간에 다시 이 일에 도전할 수 있게 도와주신 스승님의 가르침을 결코 잊고 싶지 않다는 그의 뜻이 미쁘다. 따라서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제주 한무관 천지합기도 황해명 지도사범의 뜻도 분명하다.

 

요컨대 ‘체벌은 옳지 않다’라는 것이다. 체벌 대신 황 지도사범이 택한 방식은 바로 아이들과 대화를 통해 진정 소통하려 노력하는 것. 나아가 부모님과도 상담하며 아이에게 꾸준히 관심을 주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그다. 그렇기에 그 무엇보다 체육관에서 아이들의 출석 부르는 시간을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한다는 황해명 지도사범.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면서 체크하는데, 제가 이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다 불러줄 수 있어서 정말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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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고맙게도 아이들이 밖에 나가 학교에서 가정에서 올바른 행동을 몸소 실천해주고 있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보태며, 제주 한무관 천지합기도 황해명 지도사범은 “수업을 마치고 끝나기 5분 전에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데, 그때마다 고마움을 많이 표현합니다.” 감사하게도 자신과 이 체육관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아 주시는 이야기가 많은데, 모두 아이들의 행동을 통해 가능했던 것으로, 어찌 이 고마움을 아이들에게 알리기를 주저하겠느냐는 이야기도 보태면서.

 

황해명 지도사범의 특별한 교육철학은 또 있다. 간혹 상담을 요청해오는 학부모들은 상당수 기존에 다른 체육관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황 지도사범은 이에 대해 “처음에는 굳이 옮기지 말고 그 안에서 일단 최선을 다해 노력하게끔 아이를 도와달라고 부모님들께 말씀드린다”라며 그곳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옮긴다고 해도 제대로 할 수 있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단순 변심의 경우엔 더욱 그렇고, 다만 아이가 스스로의 노력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환경적 요인의 경우 학부모님과 함께 심사숙고한 후에 받아들인다고.

 

마지막으로 제주 한무관 천지합기도 황해명 지도사범은, “많은 부모님들이 체육관에 대한 기대치가 그리 크지 않으시고, 또 합기도만이 유일한 대안은 아니지만, 합기도는 분명 우리 아이가 바뀔 수 있는 좋은 수단 중의 하나”라고 말하며 좀 더 아이들이 운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부탁했다. 물론 학생이니까 공부도 참 중요하지만, 공부 못지않게 운동도 중요하다는 것. “공부하는 영역과 운동하는 영역은 둘 다 마찬가지로 중요합니다.” 단지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어느 하나를 하거나 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이며, 황 지도사범은 “또한 운동을 배우며 아이는 실패를 통해서 끈기와 인내를 배우고 마지막에 성취감을 얻게 됩니다.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운동이 제공하는 셈이지요.”

 

마지막으로, 제주시 당국에 대해 “아이들이 더욱 믿고 안전한 교육을 배울 수 있게끔 여건을 만들어 주셨으면”이라는 바람을 전하며, 제주 한무관 천지합기도 황해명 지도사범은 “체육관은 사범을 위한 공간이 아닙니다, 이곳이야말로 진정 아이들을 위한 교육, 아이들을 위한 체육관이 되어야 합니다.”라고 소신 있는 마무리도 이야기를 마쳤다.

 

아이들이 올바른 것을 분별할 수 있게끔, 인내를 갖고 가르치는 무도인, 제주 한무관 천지합기도 황해명 지도사범을 응원한다.

 

김병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