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결혼정보 진예림 대표

천사결혼정보 진예림 대표

신승…

“마미(Mommy)진이라 불려요”

엄마의 마음으로 국제결혼 모든 과정에 책임감 있게 임해

 

2018년 기준 전체 외국인 주민 통계에 의하면 다문화가정 가구 수는 32만, 가구원 수는 96만 에 이른다. 전체 가구 대비 1.6% 정도인 셈. 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다문화가족 숫자는 계속 급증해왔다. 국제결혼은 현재 전체 혼인 건수의 약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 국제결혼을 원하는 사람도 성공률도 높은 편이다. 천사결혼정보회사의 진예림 대표는 제주 지역 국제결혼 전문가다.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네팔 등 다양한 여성과 한국 남성간의 중매를 통해 지금까지 성사시킨 커플만도 100여쌍에 이를 정도. 인륜지대사인 결혼을 성사시키는 보람이 큰 만큼, 중간에서 겪는 고충도 있을 터. 직접 만나 상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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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예림 대표 역시 한족 배우자와 국제결혼을 한 당사자다. “저는 싱가포르에서 4년 거주했고, 일본에서 6년 거주했던 경험이 있어요. 일본에서 한족을 만나 결혼을 했죠. 기역, 니은조차 모르던 배우자와 함께 한국에 왔고 제주에는 한국어학당조차 없어 연세어학당에서 기숙하면서 한국어를 배우게 도왔습니다” 한국어를 한 마디도 하지 못했던 그녀의 남편은 곁에서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진예림 대표의 도움으로 한양대학에서 학부를 마치고 제주대학에서 석사,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현재 모 대학의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도 언어가 통하지 않는 일본에서도 열심히 어학 능력을 키웠고, 아이 아빠도 연고 하나 없던 한국에서 대학교수로 성장 할 수 있게끔 도와 봤지요” 그녀는 이런 경험들을 풀어 놓으면서, 단순히 해외 여성들이 한국 남성과 결혼을 하는 데까지만이 아니라 한국에서 적응하고 자신의 능력을 키워 발전할 수 있도록 모든 과정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인 배우자가 한국에서 성공하고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데에는 하루 이틀이 걸린 것이 아닙니다. 이런 경험을 직접 하다 보니 다른 국제결혼정보 업체를 보며 답답한 느낌을 받았지요. 다른 업체보다는 더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녀는 한 건의 결혼을 위해서는 2~3번 이상은 현지를 방문하고, 복잡한 과정 전부에 관여하고 여러 유형의 문제도 직접 해결한다. “국제결혼에는 변수들이 많아 제가 겪은 사연들만 해도 책 몇 권은 쓸 정도에요. 하지만 사람과 사람의 인연인 만큼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더라도 끝까지 책임을 지고, 만약에 어떤 사태가 벌어진다고 하더라도 해결해 주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습니다” 그런 열정적이고 진심어린 태도로 다른 업체의 연결로 국제결혼에 3번째 실패했던 남성의 4번째 결혼을 성공시켜준 사례도 있다. 한국 남성과 잘 맞는 여성을 엄선하기 위해 민감하고 난감한 질문들도 던져 보며 자신만의 사람을 평가하는 수완을 갖췄다고 자신한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블로그, 현수막 등 그 어떤 광고도 해 본 적이 없다. 모든 의뢰는 이전에 결혼을 했던 사람의 소개로 진행된다. “저는 제 할 일만을 할 뿐이에요. 제 진심을 알아주고 고마워하고 주변에 알려주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죠” 라고 밝혔다.

 

한국으로 결혼을 희망하는 해외 여성들에게는 ‘엄마’의 마음으로 다가간다. 진예림 대표는 “필리핀 여성과 결혼한 가정 중에 10년이 넘도록 지금도 저의 도움를 받고 있는 가정도 있어요. 결혼식 때는 엄마 자리에 앉아서 식을 봐 주기도 하고, 아기 몇 명을 낳을 때까지 가서 본 적도 있죠. 사정이 생겨 일찍 유도분만하는 경우에는 딱한 마음에 신부의 손까지 다 잡아주며 엄마역할을 하고 있죠. 그래서 ‘마미진'’이라고 불려요”라고 전했다. 신부 가족초청 이나 결혼 후 취직까지도 엄마의 마음으로 챙긴다. “월급 못 받은 사연을 들으면 월급도 받아 줄 수 있도록 애쓰죠. 너무 바빠서 매 가정 챙겨보지는 못해도 근처 지역에 갔을 때는 꼭 들러 보고, 통역을 요청받으면 바쁜 틈에도 항상 그 자리에 있으려 합니다”

 

그녀는 이 모든 것이 보통 사람과 달리 다 비우고 살아서 가능한 것 같다고 말한다. 진예림 대표는 신실한 천주교 신자로 하느님에 모든 것을 맡긴다는 자세다. “신체며 장기 등도 모두 기증하기로 등록해 놓고, 하루하루 내 것이 아닌 것으로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는 그녀는 진정 국제결혼을 사명으로 삼고 일하는 것처럼 보였다. 예전에 국내 커플의 결혼을 중개할 때에는 결혼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업체처럼 만남의 횟수를 지정해 금액을 받는 것이 아니라, 성사가 되고 난 후에 수수료를 받았을 정도로 돈보다는 결혼 성사에만 매달렸다.

 

사업을 확장시키겠다는 계획보다도 미래에는 오지에 가서 내가 머무는 자리에 집을 짓고 누군가에게 주고 돌아오는 그런 삶을 계획하고 있다. 지금도 개인적으로는 아프리카 등 소외된 지역을 돕는 단체에 지원금을 보내며 큰 꿈을 그리고 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한국 남성 가족들에게도 진심을 다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 가정의 시어머니들께는 이주여성들을 보다 따스하게 딸을 보는 것처럼 봐달라고 부탁드려요. 자신의 딸이 프랑스나 독일 등 다른 나라로 결혼을 해서 갔다면 겪는 어려움을 상상해 보시라고 하지요. 처음에는 색이 같은 미원, 설탕, 소금도 몰라 실수하고 서러움을 겪을 수도 있어요. 한국으로 결혼해서 오는 여성들도 한 템포 늦춰서 기다려 봐 주실 것을 부탁드리죠” 담는 그릇 모양에 따라 이 여성 또한 인생이 바뀔 수 있는 만큼, 공부하는 시간을 주고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요청하는 것이다. 그녀는 일반 국민들에게도 다문화 가정, 이주 여성들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지 말아 줄 것을 당부했다.

 

그녀는 오랫동안 결혼정보업체에서 국제결혼을 위해 애써온 만큼 국제결혼과 관련해 법적인 제재가 불합리한 경우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일례로 결혼정보업체는 위법적인 것이 발각되고, 한 번이라도 벌금을 내게 되면 허가가 취소된다. 하지만 명의를 변경해서 다시 하고, 이름을 바꿔서 편법적으로 하는 업체들도 많은 만큼 관련법에는 허점이 분명 존재한다.

 

또한 그녀는 현재 국제결혼 후 이혼을 하면 5년 내 재(국제)결혼이 불가하다는 법령을 개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는 국민의 결혼에 나라가 개입하는 불합리한 조항이다. 그녀가 진행한 결혼에서도 문제가 된 사례가 있었다. 여성이 비자만 받고 신랑이나 현지 에이젼시와 연락을 두절하고 도망가 버린 것. 신랑이 신부를 초청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한국으로 입국해 버려 모든 것은 남성의 책임이 되었다. 그 결과 남성은 결국 이혼을 하게 되어 5년내 배우차 초청이 금지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녀는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와 같은 사연을 등록하고 국제결혼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어려움과 모순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진예림 대표는 “행복한 가정이 하나씩 늘어간다는 기쁨으로 13년간 이 일을 해 왔다” 고 말한다. 여전히 국제결혼업체를 불신하는 분위기에서도 그녀와 같이 중간에서 진심을 다해 온 노력이 있었기에 국제결혼은 갈수록 늘어나고, 다문화가정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편견은 사라지고 있지 않나 평가해 본다.

 

신승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