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정사(童明精舍) 주지 승운스님

동명정사(童明精舍) 주지 승운스님

김수…

타인을 배려하며 양보하는 삶 그 자체가 곧 종교동명정사

1142수 천수천안관세음보살 점안식 봉행

 

생각지도 못했던 절경을 마주하거나 명작을 보게 될 때 우리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경외심을 갖게 된다.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동명정사(童明精舍)’가 점안식을 봉행하는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을 보았을 때 많은 이들이 느낀 감정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수많은 기도와 염원이 모여 새로운 터에 자리 잡게 된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의 의미와 생활 속의 불교를 주장하는 주지 승운의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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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정사가 천수천안관세음보살과 쌓아올린 인연

법당부터 기도터까지 모두 원목으로 불사한 덕분에 풍성한 피톤치드를 품은 동명정사는 그저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산뜻해진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동명정사의 긴 시간에는 주지 승운스님이 천수천안관세음보살과 인연을 맺은 역사가 담겨 있기도 하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금전적인 여유가 없던 탓에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을 사찰로 옮기려는 시도가 번번이 고사되었던 것. 그러나 인연은 인연이었을까. 주지 승운스님은 2년 전을 회상한다. “천수천안관세음보살님을 소장하고 계셨던 거사님이 방문하셔서 천수천안관세음보살님이 아직 미련이 있느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렇다고 하니, 모셔가라는 말을 건넸습니다. 그때도 공양금이 없다고 말씀드리자 공양금은 한 번에 주지 않아도 좋으니 되는대로 치르라고 하셨죠때마침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을 보유하고 있던 불교박물관이 철수를 하던 상황과 맞물렸다는 우연도 함께했다. 대금도 대금이지만 보살상 자체의 크기가 엄청나기에 다른 곳에 위탁할 곳이 마땅치 않아 10년 전부터 소망하던 동명정사에게 기회가 돌아온 것이다. 동명정사로 옮기기까지 2년 간 불사를 받은 뒤 개금불사금도 조금씩 해결하는 긴 준비 시간도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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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거사로부터 제안을 들었던 2년 전에 주지 승운스님은 신도들에게 올해 동지 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개금불사를 마치겠다라는 원을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20191215, 동지를 딱 1주 남겨두고 1142수 천수천안관세음보살 점안식을 봉행하게 되었다. 3층에 위치한 법당을 고려해 크레인이 동원될 정도로 꽤 큰 작업이 수반된다. 사찰을 많아 건립하며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온 주지 승운스님이지만, 예전에는 일부러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만들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번 천수천안관세음보살님 점안식만은 한국 불교가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매우 깊은 의식이기에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마음으로 목소리를 냈다고. 점안식 당일에는 불교방송을 포함한 다양한 취재진이 자리하여 역사적인 순간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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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2수 천수천안관세음보살 점안식 봉행의 의미

주지 승운스님은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을 한국 불교의 보물이라고 설명한다. 동불로 조성된 11면42수 천수천안관세음보살님이기에 고대의 기법이 적용되어 화려함이 극에 달한다. 불자들에게 있어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은 어떤 의미일까. “상호에서 볼 수 있듯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으로 불자들을 어루만져 보살펴준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중국과 달리 한국에서 좌불 천수천안관세음보살님은 1m90cm 높이의 대불이기에 이런 규모의 불상을 보기가 매우 힘들지요. ”실제 불교 경전 관세음보살보문품을 보면, ‘너희가 위험에 빠졌을 때 나의 이름을 108번 불러라. 그러면 위험에서 구해주리라라는 대목이 나온다. 여기서 108이라는 숫자는 108개의 번뇌를 의미하고, 관세음보살을 108번 부른다는 것은 모든 번뇌를 없애주겠다는 이야기이다. 한마디로 자비를 뜻하는 천수천안관세음보살상의 형상은 1142수로, 11개의 얼굴과 42개의 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동명정사에 자리를 잡으면서 동에 순금을 개금함으로써 황금불로 다시 태어났다.

점안식을 봉행하기까지 들어간 비용은 엄청난 불사금이 들어갈 정도로 결코 가벼운 금액이 아니지만, 바른 믿음과 불국토를 일구겠다는 많은 불자들의 후원과 견고한 원을 세운 주지 승운스님의 노력이 더해졌기에 실현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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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더라도 세속에서 모든 이와 함께 가는 대승불교

동명정사의 정사(精舍)’는 세속에 있는 절을 의미한다. 흔히 사찰이라고 하면 깊은 산 속에서 세상과 떨어져 존재하는 것을 떠올리지만, 석가모니 부처님 생존시 최초의 절인 죽림정사또한 원래 세속에서 출발했다. 조선시대 후기, 숭유억불정책으로 인하여 산중으로 쫒기게 되어 소승불교가 시작되었다. 지금의 다소 고립된 이미지가 생긴 것. 그러나 동명정사는 많은 대중과 함께하기 위하여 사부대중과 같이하는 사명감을 지는 대승불교를 따른다. 도심지에 자리한 불국정토 모두다 비용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잡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주지 승운스님은 절을 창건한 스님이기에 회주스님이라고 존중한다. 그만큼 사찰을 찾는 신도들의 안위를 염려하고 신경쓰며, 400여명의 불자님들에게 24시간 소통창구를 열어두어 하루에만 평균 100통 이상의 전화를 받기도 한다. 귀찮을 법도 하지만, 오히려 그 보람으로 산다고 말하는 주지 승운스님의 얼굴이 유독 맑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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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전,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하여 현재 사회복지법인으로 운영중이다. 또한, 대한불교 의왕종에서 경기도 종무원장을 지내고 있어 모든 행사를 자율적으로 펼친다는 장점을 지닌다. 정기적인 방생법회와 10년째 이어오는 노인잔치도 적지 않은 규모로 거행되고 있다. 덕분에 불자들 또한 가족처럼 어울리며 4,50대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등 젊은 분위기를 이끌며 활기를 더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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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믿음의 대상이 아닌, 삶 그 자체

대승불교에 기반한 동시에 생활불교를 지향하는 주지 승운스님은 이 세상에 무신론자는 한 명도 없다는 의견이다. 사랑을 설파한 예수와 예의(법도)에 방점을 둔 공자 그리고 어질 인에 집중한 석가모니까지 각각 남을 사랑하고 배려하며 양보하는 삶을 가르쳤다. 누군가가 이렇게 살고 있다면 이미 종교를 가진 셈이라는 것. , 죄를 짓지 않고 남에게 양보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곧 종교라는 이야기이다. “불교에서는 팔만대장경 경전을 훑어봐도 믿어라는 없습니다. 스스로를 낮추고 닦아나가는 것이 중요하죠. 동명정사에서 바라는 것도 단 한 가지 삶을 잘 살자라는 것입니다.” 나를 굽히고(하심) 스스로를 다스리면(치심) 도달하는 중도의 길(중심)을 설명하는 ‘3도 자기 자신을 닦아나가는 불교를 잘 설명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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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운이 아무리 좋아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결실을 맺을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 주지 승운스님은 신도들에게 죽어서 극락에 가려고 하기보다는, 현재 순간을 극락으로 살아라라는 일체유심조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와 더불어 2020년 경자년 백()쥐띠해를 앞둔 지금,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뛰어난 지혜를 가진 이들이 각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활약을 할 것이라 전망했다. 자비를 뜻하는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의 보살핌 하에 더욱 많은 이들이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길 바라는 주지 승운스님의 바람에 깊은 공감을 보내는 순간이다.

 

 

취재; 김수미 기자. 사진; 박영욱 기자.

 

 

동명정사 오시는 길: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부2969-4 TEL; 031-405-1993~4

 

프로필

·해동불교대학/불교학/동양철학 과이수

·미국 LA달라스, 일본 오사카,홍콩, 마카오/포교활동

·사회복지법인, 종교법인설립(NO613-82-61109)

·일본 동경 신주꾸 동명정사 포교원개원

·대한불교, 해인종 국제포교원장(일본동경)/역임

·안산시민대학(지도자과정)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