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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사무실 인질사건' 촉발… 정충제 씨 '문현동 금괴사건' 재심 청구

기자명 : 김용숙 입력시간 : 2018-02-12 (월)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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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충제 씨가 2월 9일 서울시 서초구 사무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문현동 금괴사건' 재심 청구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탄핵 국면이던 2016년 11월 말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대전에서 대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금괴왕 진짜예요?'라는 질문에 "제가 금괴를 한 200톤 갖고 있죠. 그거로 젊은 사람들 일자리를 다 해결해 드릴게요"라는 재치있는 답변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2015년 12월 30일 오전 8시 50분 부산 사상구 감전동 자신의 사무실로 정 아무개(55) 씨가 흉기와 시너를 들고 난입한 사건과 관련해서다.
 
당시 정 씨는 '문현동 금괴사건 도굴범 문재인을 즉각 구속하라'는 플래카드를 걸고 인질극을 벌였다. 또 그는 인질극을 벌이기 전 기자회견 자료로 소위 '문현동 금괴사건'을 둘러싼 자신의 주장을 담은 A4 4장 분량의 문건을 지니고 있었다.
 
이 사건에 관한 소위 부산 '문현동 금괴사건'의 재심이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청구됐다.
 
재심 대상은 지난 2005년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이 선고한 정충제(70) 씨에 대한 사기 등 판결이다. 그는 인질극을 펼친 정 씨의 큰 형이다. 부산 '문현동 금괴사건'은 일제가 패망 직전 중국 등지에서 긁어모았다는 금괴 수백 톤을 둘러싼 일련의 갈등이다.
 
정충제 씨는 1990년대 후반 부산 남구 문현동 지하에 일제가 만든 어뢰공장이 존재하며 그 안에는 금괴 등과 함께 우리나라의 슬픈 역사가 묻혀 있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금괴를 발굴하자며 투자자를 모아 회사를 차리고 발굴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 때문에 2005년 사기 무고 폭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2006년 2월경 정 씨에게 징역 3년의 형을 선고했다. 정 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기각당한 후 이어 대법원에도 상고했지만, 마찬가지로 기각되면서 그 형이 확정됐다.
 
정 씨의 주장과는 달리 법원은 "'문현동 현장 지하에는 일제 어뢰공장도 없고 일본군이 완성한 어떠한 굴도 없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발사 출신인 박 모 씨가 보물을 찾다가 실패한 굴을 일본굴이고 그 속에 보물이 있다'라고 피해자들을 속여 금원을 편취했다"면서 유죄라고 판단했다.
 
# 정 씨가 발견했다는 수평굴…일제 어뢰공장일까? 
 
정충제 씨 재심 사유는 자신이 판 굴이 박 씨가 파다가 실패한 굴과 동일하지 않으며 별개의 다른 독립된 굴이라는 점과 지하 굴착구 아래 있다는 수평굴의 정체가 일제 어뢰공장이라는 점 등에 대해 형 확정판결 후 드러난 새로운 증거를 내세우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1) 2005년 4월 14일 자 부산남구청 복명서(復命書)
 
정충제 씨는 새로운 증거로 2005년 4월 15일 자 부산남구청의 복명서를 들었다. 해당 공문서는 박정희 이발사 출신인 박수웅 씨가 1997년경 이 사건 대지 지하에 금괴를 발굴할 목적으로 굴착한 부분이 관련법에 따라 원상복구가 완료되었음을 확인, 보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공문서는 정 씨가 2009년 5월경 출소한 후 부산 남구청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확보한 문건이다. 복명서에는 '박수웅이 금괴 발견을 위해 이 사건 대지 지하를 파다가 실패한 굴을 흙 등으로 메우고 시멘트 콘크리트로 포장하여 2005년 4월 6일경 원상복구 완료되었다'고 보고했다.
 
이 공문서에 따르면 법원이 인정했던 정 씨가 발굴한 굴은 박 씨가 파다가 실패한 굴이라는 사실관계가 뒤집힌다. 즉 박수웅의 실패한 굴은 2005년 4월 6일경 무렵에는 메꾸어져 있어서 더 이상 굴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정 씨가 수직 굴착구를 통해 일본굴이라고 믿은 굴을 발견한 후 실시한 다이버의 사실확인서에 따르면 '본인은 2005월 7월 14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부산시 남구 문현동 1291-1번지 지하 16m 수직구 아래 수평굴을 탐사한 적이 있으며...'라고 하고 있다. 즉, 다이버가 수중탐사한 지하 수평굴은 원상 복구되어 메꾸어진 박수웅의 굴과는 별개의 독립된 굴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는 주장이다. 정 씨는 결국 이 굴은 자신이 최초 발견자로 일본군들이 파놓은 별도의 굴이 존재한다고 재심사유에서 주장했다.
 
2) 문현동 유골 탐사 물리탐사 종합보고서 
 
(사)일제피해자보상연합회는 2011년 12월 1일 이 사건 대지 지하에 일제 어뢰 공장 건설에 강제 징용된 노동자들의 유골을 찾기 위하여 A사와 기술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3,740여만 원이었다.
 
A사는 이후 한 달여 동안 전기비저항탐사 등을 통하여 조사한 후 "이 사건 지하에는 '지하 공동에 의한 이상대'가 확인되었다"고 보고했다. 특히 "이 사건 대지 지하에는 지하매질의 밀도 차이로 인하여 각기 다른 색을 나타내고 있는데, 초록색은 암석을 황토색은 빈 공간, 황토색 빈 공간에 있는 파란점은 금속의 존재를 나타낸다"고 명시했다.
 
정충제 씨는 이 보고서 내용을 들면서 "결국 물리탐사에 의한 이 사건 대지 지하구조를 분석한 결과 지하에는 커다란 빈공간이 있음이 확인되었고 이는 바로 일제 어뢰 공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면서 "이는 무죄를 증명할 새로운 증거라 할 것"이라면서 재심사유를 들었다.
 
3) 한국동굴학회 '부산시 문현동 일제지하어뢰공장 존재에 관한 분석결과' 보고서 
 
(사)한국동굴학회는 2015년 7월 27일 (사)아시아태평양전쟁희생자 유족회의 의뢰를 받아 정 씨의 재판과정에서 제출되었던 증거자료를 분석해 "이 사건 지하에 형성된 인공동굴은 일제에 의한 초대형의 군사용 어뢰공장으로 확인되었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정충제 씨는 이와 관련 재심사유에서 "한국동굴학회의 분석결과 역시 기존에 현출되었던 증거와 취합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건대 이 사건 대지 지하에는 피고인이 주장한 일제 어뢰공장이 실제로 존재하였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명백하고 새로운 증거"라고 주장했다.
 
정충제 씨는 이와 함께 일제강점하 강제동원 피해자인 진동식(1920년생)의 아들 진 아무개가 써준 사실확인서와 사망한 진동식 씨의 부인 권 아무개의 사실진술서를 들었다. 권 씨는 남편 진 씨로부터 '일본군 지하공장 위치가 지금의 부산시 남구 문현동'이라고 들었다고 확인했다.
 
또 아들 진 씨는 '부친 진동식이 일제때 부산 문현동 지하에서 굴을 파는 작업에 동원되었다', '그곳을 조사해 보면 그때 증발한 동료들의 유골이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 기술했다.
 
정 씨는 이 같은 사실을 들면서 "1942년~1943년경 일제가 부산 문현동에 지하공장을 건설하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피고인이 줄곧 주장해온 이 사건 대지 지하에 일제 어뢰공장이 실제로 존재하였음을 명백히 나타내는 새로운 증거"라고 주장했다.
 
정충제 씨는 재심 사유에서 대법원 확정판결 후 드러난 이 같은 몇 가지 사실을 새로운 증거로 내세우는 한편 재판과정에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판단되었던 '일본군 동굴의 특징', '화약 발파 흔적', '두 글의 재원 차이' 등을 설명한 뒤 "새로 발견된 증거 등이 피고인의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들에 해당한다"라면서 재심을 신청했다. 
 
# 부산 문재인 부산 사무실 인질극은 어떻게? 
 
정충제 씨는 2월 9일 저녁 서초동 사무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자신의 결백을 거듭 주장하면서 동생이 2015년 12월 30일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산 사무실에서 인질극을 펼친 배경 등을 말했다.
 
정 씨는 "5형제인데 제가 장남이다. 제가 감옥살이 갔을 때 도굴단이(정 씨는 발굴작업 당시 동업자였던 A씨 등이 자신을 감옥에 보낸 후 금괴를 도굴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중이다) 둘째와 넷째에게 팔자를 고쳐준다면서 데려갔다"라면서 "그때 현장에 얼마나 있었는지를 정확하게 본인들한테는 물어보지 않았지만, 형을 배신하고 건너올 수 없는 루비콘강을 건너갔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들이라도 잘살아야 하는데도 거기 가서 버림을 받았다. 한창 도굴할 때 돈을 주니까 현장에서 근무했는데 어느 날 말을 바꿔서 해산시키더라는 거다. 그다음에 여러 가지 상황이 나타난다"라고 말했다.
 
그는 "도굴단은 그 좁은 부산에서 고급외제차를 타고 다니면서 팔자를 고쳤는데 그러니까 우리가 속았구나 하고 이걸 세상에 널리 알리려면 뭔가 액션이 있어야겠다고 해서 넷째가 둘째를 보고 '형님 우리가 그대로 있어도 되겠느냐'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이냐' 그러니까 '저 문재인 사무실 갔다가 저거 하면 뉴스를 탈 것 아니냐'고 했다고 한다. 둘째가 나는 겁이 나서 안 할 거야 하니까 혼자 인질극을 벌였다고 그렇게 알고 있다. 오는 6월 가석방된다는 소식을 들었다"라고 말했다.
 
정충제 씨는 계속해서 재심 신청 배경에 관해 "억울한 징역을 살게 된 배경에는 그 당시(참여정부) 청와대가 있었다고 말을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을 따지는 게 아니라 어뢰공장 실체 여부에 관해 세상에 왜곡된 부분을 국민의 알 권리 충족 차원에서 정상적으로 알려줘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라고 말했다.
 
정 씨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을 걸고넘어질 생각은 전혀 없다. 대통령을 걸고 가겠다는 것이 아니고 문현동에 어뢰공장이 존재하고 나를 잡아넣은 도굴단이라는 상대가 있으니 결백을 나타내기 위해 재심을 청구했다"라고 말했다.
 
추광규·김용숙 기자 ws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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