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특집/보흥사 현묵스님

고양시 특집/보흥사 현묵스님

이은…

고양시 특집/보흥사 현묵스님

 

 

하심(下心)으로 신도를 높이며, 초발심 유지할 것

보흥사 현묵스님

 

 

- 친숙하게 머무는 놀이 공간처럼 느끼기를...

- 교직에 몸담다가 아버지의 유지 받들어 출가... ‘교육통해 포교 앞장서

- 신도들의 이름, 가정사 모두 기억. ‘신도들은 모두 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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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법화종은 국내 종단협의회에 소속된 30개 종단 중에 하나로, 6개의 창립 종단 중 하나다. 고양시 소재 법화종 직할교구 사찰보흥사의 현묵스님을 만나 뵈었다. 보흥사는 본래 운경스님이 서울 홍은동에서 시작한 작은 불사로 시작해인왕산 일대가 개발되면서 2008년에 지금 위치로 이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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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경 봉수하며 대중불교로서 포교 강조

법화종의 소의경전은 부처님의 마지막 말씀을 담은 묘법연화경, 즉 법화경이다. 그 중심은 중생을 교화하고 널리 불법을 펴서 호국함으로 삼고 있다. 특히 통일신라 대나무아미타불을 통해 불교 포교에 앞장선 원효대사의 사상을 계승하고 있으며 고려 대 의천 대각국사가 종조다.현묵 스님은 통일신라 시대에는 문맹이 90%가 넘었는데 불경의 내용이 어렵고 길어 일부 귀족과 승려만이 불교에 귀의할 수 있었다. 그 때 원효성사께서설하신염불이 나무아미타불이다. 나무아미타불은 아미타 부처께 귀의합니다.’라는 의미로 내생을 보장받는다는 의미가 강하다. 원효성사께서는 나무아미타불만 외치면 현생은 힘들지 몰라도 내세에 부처님을 만나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사상을 통해 일반 백성들에게까지 불교가 널리 포교되는 결과를 낳았다.”라며 이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 법화경 방편품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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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흥사 역시 일반 서민들에게 불교를 널리 알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묵스님은 생활 속에서의 불교를 표방하고 있다. 산중불교가 아니라 대중불교로서 일반 서민들에게 인식이 되고 스며들 수 있게끔 포교활동을 하는 것이 목표이다.”고 설명했다. 보흥사의 이름 역시 이러한 원을 내포하고 있다. ()알리다의 의미이며, ()일으키다의 의미로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알려 불성을 일으키겠다는 뜻이 담겨있는 것이다. 현묵스님은 불자 수 자체를 늘리는 것이 목표는 아니다. 부처님 말씀을 듣고자 하는 사람들을 늘리고 싶다. 제자들에게 자신이 깨우친 삶의 이치를 나눠주신 부처님처럼 불자들에게 부처님의 이야기를 많이 전해주고 싶을 뿐이다.”라는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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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들이 가족과 같이 지내는 절

이런 목표 때문일까. 보흥사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사찰임에도 불구하고 법당 주위로 셀 수 없이 많은 등불이 자리하고 있었다. 850여 가족이 다니고 있다고 했다. 현묵스님은 적지 않은 신도들의 이름과 가정사, 고민 모두를 기억한다. 먼저 신도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때마다 가족들의 안부를 묻는다. 출가해 보흥사에 부임한 순간부터 초심을 다해 유지하기로 다짐한 것이 신도들을 향한 친절관심이었다. 현묵스님은 보흥사 신도들이 우리 절을 좋아하시는 이유는 절에 오면 소승이 챙겨주는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오는 모든 분을 가족처럼 여기는 것은 신도들 스스로도 마찬가지다. 코로나로 인해 잠시 멈춘 상태지만 주기적으로 방생과 순례도 함께 떠나며 신도들 간의 친밀도도 높다. 정월, 여름, 가을 등 1년에 10여 군데 이상의 각지 사찰에서의 기도를 함께 하며 추억을 쌓는다. 여기에 연세 드신 분들은 다녀온 곳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사진 책자도 만들어 나눠 드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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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들과 함께 고락을 함께하며 성장해 온 보흥사

보흥사 사찰 역시 신도들이 함께 가꿔 왔기에애착도 남다르다. 현묵스님은 과거 우리 절 별명이 고치는 절이었다. 보흥사처음 시작도 주변에 이재민이 모여 있는 문화촌 호박골 달동네에서였다. 열악한 환경에서 항상 무언가 고치며 차츰차츰 제 모습을 갖춰왔기 때문이다.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오로지 스님과 신도들만의 도움으로 절을 키워왔다. 함께 모여 노동을 통해 수행하는 울력이라 할 수도 있겠다.”고 설명했다. “홍은동 시절 보흥사의 외벽, 마루, 마당 그 모든 것에 창건주 스님과 신도들의 손길이 닿아있었다. 요즘은 사찰이 대규모 자본화 되고 크고 웅장한 법당도 많지만, 우리 보흥사는 창건주 스님과 신도들이 함께 가꾸어 온 터라남다른 애착감을 준다.”고 자부했다

 

한 번 보흥사와 맺은 인연은 오래도록 이어지기에, 현묵스님의 어린 시절부터 지켜봐 오신 신도 분들도 많다. 출가 득도 수계의 자리도 지켜봐 주시며지지해 준 신도들이기에 감사하는 마음도 잊을 수가 없다고 한다. 그런 분들 기대 때문에도 초심을 지키며 정진해 나갈 수 있는 힘이 된다. 49년 전 보흥사를 창건하고 현판을 내걸 때부터 쭉 이어져 온 인연들도 여럿이다. 현묵스님은 “16분이 계셨는데 지금은 소천하시고 두 분만 남아있다. 또한 창건주 스님만큼이나 보흥사에 헌신을 해 오신 분이 어머니이시다. 올해 81세지만아직도 정정한 모습으로 공양간에 머무르시며 신도들과 저를 챙겨주신다.”며 어머니께도 감사함을 표했다. “예천 명봉사 주지의 딸로 태어나 종가집 종손에 시집왔는데 남편이 출가하여 불가의 귀의, 그리고 애지중지 키운 막내아들인 저마저 승려가 되었다. 절에서 태어나 자식까지 승려를 만든 운명이다. 그렇게 곁에서 지지해주시는 어머니 덕에 보흥사를 찾는 신도 분들이 많다.”는 설명이었다.

 

 

현묵스님은 “60, 70이 되어도 초발심을 잊지 않는 초발심을 잃지 않고 하심(下心)으로 자기 자신을 낮추고 신도 분들을 높여 대하겠다는 것이 다짐이고 스스로와의 약속입니다. 항상 친절하고, 편안함으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것을 털어놓을 수 있는 가족과 같은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라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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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음보살보문품 백만독송운동 수행 중

2016년 법화종은 창종 70주년을 맞아 법화경 제25품 관세음보살보문품을 10년간 100만 독송하는 릴레이 수행결사를 법화종 전국 사찰 중 보흥사에서 시작한 바 있다. 1년 동안 10만독, 10년 동안 100만독을 성취해 창종 80주년에 백만독송을 완성하겠다는 것. 보흥사는 결사를 창종 80주년에 앞서 사찰 창건 50주년이 되는 다음 해에 이 백만독송 운동을 회향하고 이를 기념해 마을 대규모 행사를 진행할 계획도 밝혔다.

 

 

현묵스님은 이 마을 주민들이 한 집 빼고는 모두 우리 신도들이다. 예외인 한 집도 크리스천이지만, 항상 들러 간식을 나눠먹고 담소를 나누고 가는 정도로 여기는 마을 어른들이 모이는 놀이터 같은 곳이다.”라고 설명했다. 해마다 이 지역에서 진행되어 온 지역 전통문화행사가 있는 만큼 내년에는 조금 더 큰 행사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종단과 지역의 주요 사찰 스님, 지역 유지들도 초청을 해서 진행되는 대규모 행사가 될 예정이다.

 

교직에 몸담다가 아버지의 유지 따라 승려가 되다

대처종단으로 분류할 수 있는 법화종은 보통 대를 이어 계승한다. 한국불교태고종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많다. 선친이 입적을 하고, 열반에 들면 아들이 이전에 사회에서 하던 일을 뒤로 하고 뜻을 이어 출가, 불가 법도를 계승하는 것이다. 현묵스님 역시 법화종의 제15대 총무원장을 역임하셨던 선조사의 유지를 받들어 출가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출가 이전에는 중학교에서 사회과목을 가르치는 교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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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에서 사회를 가르쳤던 경험을 살려 현묵스님은 법당에서 아이들을 위해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불교 역사, 부처님 말씀부터 한국사능력시험 과목까지 다양하다. 어릴 때부터 법당을 친숙한 공간으로 여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다. 현묵스님은 어린 세대들이 사찰을 친숙하게 머무는 놀이공간처럼 느끼며 자라나야 자연스럽게 신심이 생기고 어른이 되면 불자가 될 수 있다. 스님과 역사공부도 하고, 옛날 부처님과 제자들 간에 있었던 일도 재미있게 이야기처럼 들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는 뜻을 밝혔다. 불자들이 갈수록 고령화되고 젊은 세대의 유입이 없어 불교의 위기라는 평가도 나오는 가운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불교에 대해 이해하고 불자가 되는 좋은 방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묵스님은 주변에 규모가 비슷한 사찰들이 꽤 많다. 하지만 불자들을 대하는 방식에서는 차이가 있다고 자부한다. 요즘 일부 사찰은 천도재를 지내고 49재를 지내는 것을 강요한다. 천도라는 자체가 물론 망자를 좋은 길로 안내하는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돌아가신 분 천도가 중심이 되어 강권하는 것은 사찰의 본분을 망각한 행태다. 또한 집안 안 풀리는 것을 조상 탓을 하면서 혹세무민하려는 곳도 많다. 이는 무당이 해야 하는 일을 흉내 내는 것일 뿐이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행태들이 불자들의 마음을 불편케 하고, 금전적인 부담이 대중들을 불교와 멀어지게 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내홍 극복하고 정상화 나선 법화종, 앞으로 행보 기대

지난 몇 해간 법화종은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 329, 20대 총무원장에 관효 스님(제주 혜관정사 주지)이 만장일치로 당선되면서 오랜 종단 혼란을 종식하고 정상화를 향해 나아갈 예정이다. 현묵스님은 종단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아 공정한 선거가 치러지는 데 집중했다. 현묵스님은 우리 종단이 지난 2년 동안 불자들에게 참회해야 할 모습을 보였다. 이제는 혼란을 종식시키고, 새롭게 출발할 준비를 마쳤다.”면서 기존 종단의 3천여 승려들이 종단 총무원에 대한 불신이 컸는데, 신임 총무원장 관효스님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5년 임기 내에 대전으로 이전했던 총무원을 본종의 뿌리 서울 삼각산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원을 세우셨고 힘을 다해 이를 돕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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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현묵스님은 고양시 시장에게도 고양시가 커졌다는 것은 시장님의 손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또한 시장님이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할 사람이 늘었다는 것이라며 항상 지역을 위한 자리임을 잊지 말고 관세음보살님처럼 지역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어주기를 바란다.”는 부탁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