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특집 / 전통타악예술원 향연 정선희 대표

고양시특집 / 전통타악예술원 향연 정선희 대표

이은…

고양시특집 / 전통타악예술원 향연 정선희 대표

 

 

우리 곁의 국악, 이웃과 함께 하는 타악 공연의 즐거움

- 전통타악예술원 향연정선희 대표

 

 

지역주민들에게 대접을 하며 함께 하는 향연음악회“, 국악에 대한 진입장벽 낮춰

- 가정주부가 되어 시작한 국악인의 길, 경험을 바탕으로 소통하고 함께 하는 공연

- 늘 배우려는 자세에서 공연의 예술성을 더 끌어 올려, 다양한 장르와 결합 시도

- 독립영화 그대 어이가리의 국제영화제 수상과 함께 팀 퍼포먼스 상수상의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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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 타악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무엇부터 떠올리게 될까? 윗세대의 어르신들에게는 사물놀이를, 조금 더 젊은 세대에게는 난타 공연과 같은 무대를, 그보다 더 젊은 조선판소리, 풍류대장과 같은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접해 보았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는 서민들에게 친구와 같은, 생활 국악이라는 국악의 원래 색채에 다가서기에 보이지 않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높은 무대에서 서기보다 그곳에서 한걸음 내려와 지역 주민들과 함께 어우러지고자 하는 전통타악예술원 향연과 같은 팀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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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연의 나눔공연인, 향연음악회는 다른 공연들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 8, 9회차 공연을 지원해 주었던 고양문화재단의 시찰단은 이와 같은 특색 있는 공연은 본 적이 없다’,며 그 독특함을 인정했다고 한다. 향연음악회 공연은 무엇보다 무료입장으로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 100인분의 식사를 미리 준비해두고 30여 명의 연주자 앞에 많으면 120명이 넘는 관객들이 꽉 들어차 앉는다. 자리가 없어서 그냥 돌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생길 정도로 성황리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정기공연이 멈추었다고 하지만, ‘향연의 공연은 아직도 계속 진행형이다. 그러한 원동력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을까? 가정주부에서 전통타악단을 이끌기까지, ‘향연을 이끄는 정대표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도전들이 곧 향연의 색채가 된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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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 처음 접한 전통 타악, 가정 주부가 되어서야 시작한 음악의 길

 

 

향연의 정선희 대표는, 고등학교 때 은사님의 권유로 처음 전통 타악기를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선생님 또한 사물악기 연주에 있어 문외한이었기에, 인근에 가장 가까운 경희대학교 동아리를 찾아가서 가장 기본적인 것을 배워야 했다. 김치와 두부를 놓고 막걸리를 마시며, 풀밭에 앉아서 농악을 하는 것을 보며 그 분위기에 취했던 때가 국악과의 첫 만남이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시작을 할 수 있었던 건, 결혼을 하고 가정주부가 된 이후에서였다. 다른 가정주부들의 국악을 배우는 것을 모습을 보고, 진즉에 시작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 정말 열정적으로 쫓아다니며 배웠다고 한다. 아이를 포대기에 업고 학원이란 학원은 다 다니면서 10여 년을 그렇게 배웠지만, 체계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원광디지털대학에서 전통예술에 대한 공부를 했다. 거기서 더 나아가 단체를 이끌어 갈 때 필요하다 느껴 중앙대 대학원에서 예술경영학부를 또 입학하였다고 한다. 그렇게 열심히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연주자로서는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명인을 매주 초대해서 계속 배운다고 했다. 이왕 배우는 거, 함께 배우자고 해서 하나의 반이 형성되었고 공연팀이 되고 무대 공연을 기획하는 곳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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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무대에서 한 걸음 내려와도, 공연의 예술성은 더 높은 곳으로

 

 

코로나19로 인해 함께 나누는 향연음악회는 잠시 멈추어 있는 상태이지만, 향연의 음악은 멈추지 않고 각종 기획 공연이나 정기발표회를 통해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2021년 제3회 정기발표회 ‘1978 운우풍뢰는 고양문화재단의 후원에, 2021년도 고양시 예술진흥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진행이 되었다. 코로나로 지친 이들에게 마음의 방역을 전한다는 의미에서 여는굿과 사물판굿을 올렸고, 고양의 여러 마을 중에 백석마을에 대한 설화를 기초로 창작 판소리 과 같은 작품도 초연 하였다. 클래식 악기와 전통 악기의 만남, 풍물음악에서 창작된 사물놀이, 비나리 노래에 맞춘 바라춤... 이 모든 것에 국악의 현재 진행형 모습이 어떠한 것인지, 멈추어 있는 정적인 것이 아니라 역동적인 타악의 소리 울림만큼이나 좋은 것을 열심히 배우고 또 발전시켜 자신만의 소리로 만들기 위한 음악인으로의 노력이 깃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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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이 더 녹록치 않은 상황이 되었지만, 그래도 향연은 지역과 사회, 우리의 전통 국악에 기여 하는 것을 보람으로 삼고 있다. 지역에 얼굴도 잘 알지 못했던 이웃이 찾아와서 관심을 가져주고, 다른 무엇보다도 국악을 함께 알릴 수 있는 것이 진정한 보람이라고 했다. 국악을 배운 이들이, 멋진 전통 복장을 차려입고 지인과 가족들 앞에서만이라도 스스로 배운 것들을 보여줄 수 있을 때, 그것이 국악을 하고 있다는 자랑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배우고 듣고 국악의 한자리가 있다는 것에 관심이 생기는 것부터가 시작이 되지 않겠느냐고, 거창한 것이 아닌 소박한 즐거움과 즐길 거리에서부터 생활로서의 국악향연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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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예술공연단체들은 더더욱 큰 타격을 입었는데, 정부에서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금은 마련하면서 작은 공연 단체들의 목소리는 외면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다. 지역 사회에서 전통을 지켜가고 문화 발전을 이뤄가는 그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사람들의 관심과 그 토양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 지자체에서의 관심 있는 지원이 밑거름되지 않으면 어려움이 정말 많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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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그대 어이가리의 국제영화제 수상과 함께 팀퍼포먼스 상을 수상

 

 

많은 어려움에도 가장 근래에 향연은 생각하지도 못했던 경사가 하나 있었다. 65대륙 국제영화제에서 팀 퍼포먼스상을 수상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독립영화로 이창열 감독의 그대 어이가리라는 영화가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휩쓸게 되면서 덩달아 그 영화에 함께 했던 향연팀도 주목을 받게 되었던 것이었다. 영화의 주연으로 많은 상을 받은 정아미 배우가 정대표의 친언니인데, 그 인연으로 참여했던 작품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상을 수상했던 것이었다. 영화의 성공이 이어진 행운일 수도 있겠으나, 음악적 열정이 없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악은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고유명사가 되어가고 있다. 그만큼 향연과 같은 전통을 지켜가면서 그것을 우리 가까운 곳에 함께하는 음악으로 만들어 주는, ‘생활의 국악’, 국악인들에게 이제 주목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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