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문화협회는 장애인의 문화권리 확보를 목적으로 2003년 설립됐다.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사단법인이다. 문화 복지 프로그램들을 개발해 장애인을 비롯한 소외계층에 제공하고 있다. 전문 문화프로그램들을 통해 장애인들이 사회에 계속 동참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 또 신체 장애인들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권리를 확보하고 있다. 한국장애인문화협회 경기도 협회장 겸 용인시 지부장을 맡고 있는 전욱재 회장을 만나봤다. 벌써 9년째 역임 중이다.
(사)한국 장애인문화협회 중앙에서 진행 하고있는 큰 행사는 대한민국 장애인문화예술 대상이다. 올해로 벌써 16회째다. 장애인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장애문화예술인 및 단체들에게 대통령상, 장관상을 비롯해 여러 상을 시상한다. 총 상금이 3600만원에 달한다. 이를 통해 장애문화예술인이 전문예술인으로서 높은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사기를 고취시킨다. 더불어 이들의 예술 활동에 대한 인식제고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음악 통해 자신감 얻고 사회에 나설 수 있어
용인시 지부에서는 특히 장애인들의 음악활동과 교육을 진행한다. 전욱재 지부장 역시 척추 장애를 겪고 있다. 원래 체육을 전공했었는데 사고로 척추가 함몰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이런 장애를 딛고 원래 사랑해온 음악을 통해 타인을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 드럼, 기타, 퓨전 장구 연주가 가능해 장애인들을 위한 교육을 진행한다고.
전욱재 지부장은 “음악을 통해 성장하고, 점차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볼 때 보람되다. 음악에 대해 전혀 모르던 분들도 3년 배우고 난 뒤 드럼으로 멋지게 곡을 연주한다. 퓨전장구로 가락도 연주한다. 그런 모습을 볼 때 뿌듯하다. 보호자 분들도 음악으로 인해 가족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시면 기뻐하신다. 음악을 통해 장애인 스스로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매년 발표회와 노래자랑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1등 100만원 상금을 비롯해 시상을 한다. 이런 경험들은 장애인들이 사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공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어려움도 컸다. 신체나 정신적으로 장애를 겪고 있는 분들이기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전욱재 지부장은 “초창기에는 의욕이 앞섰다. 시설에 있어야 할 분도 오셔서 배우도록 하다 보니 진도는 더욱 더뎠다. 반복적으로 1~2년 교육해야 한 과목을 간신히 나갈 수 있었다. 도와주는 아내나 봉사자들이 신체가 불편한 분들의 소변, 대변 등도 치워드리는 어려움도 있었다. 지금은 경증 장애인 분들을 위주로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추는 데도 자금이 필요했다. 안타깝지만 모든 일에는 비용이 필수적이다. 20평 정도의 음악실을 조성하는데도, 그 음악실 밖으로 음악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방음시설을 하는 것도, 임대료를 내는 데도 돈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원은 전혀 없었다. 모두 전욱재 지부장이 부담해야했다.
장애예술인 발굴과 지원에 관심 필요
전욱재 지부장은 아직까지 장애예술인의 전문적인 활동 부분은 지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장애인 문화활동을 위해 각 지자체별로 예산이 편성되고 있다. 시의 문화예술과나 문화재단과 통해 장애예술인을 발굴하고, 지원하게 되어 있는 것. 그러나 아직까지는 장애예술인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전국 장애인 예술인은 3만2천여 명 정도인데 등록만 되어 있고 실질적으로 활동하기는 어렵다. 각 시도단체에서 불러 주어야 하는데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잘 불러주지 않기 때문이다. 용인시에도 장애예술인이 몇 명인지 현황파악을 해보려 질의 해 봤지만 계속 확인 중이라며 답변이 없다.”
장애를 딛고 무대에 서기까지는 엄청난 고통, 인내, 주변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그 결실이 무대에 꽃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사회의 도움이 절실하지 않을까. 부디 장애인문화협회를 통해 보다 많은 장애예술인들이 공연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를 바래 본다.
소외된 곳에도 나눔 이어가
장애인문화협회 용인지부는 비단 장애인만을 위한 활동에 국한되지 않는다. 기타 소외된 곳에도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푸드뱅크 사업을 통해서다. 전부 자부담으로 진행하는 봉사다. 상품화 되었다가 유통기한 임박하거나, 포장 등에 스크래치 등으로 납품 안 되는 상품들도 받아 더 어려운 분들을 위해 전달한다.
전욱재 지부장은 “전국적으로 등록장애인은 263만3천명 정도다. 용인에는 3만5천명 정도 장애인이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그런데 장애인보다 독거사 하시는 어르신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용인에 70세 독거노인이 4만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더 시급한 부분인 것이다. 우리나라 복지는 신청하지 않으면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아무리 상황이 좋지 않아도 신청을 못해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도 있다. 정말 사회,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으신 분들이다. 이런 분들을 위해 매주 도시락 배달을 해 드리고 있다. 찾아가 보면 스스로 밥을 할 수 없는 여건이신 분들이 대다수다.”라며 더 찾아서 하고 싶은데 재원이 부족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진정한 복지를 위해서는 이토록 소외된 사각지대를 찾아 돕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의 복지 재원은 대부분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을 통해 이뤄지는데, 오히려 거동이 불편해 이런 곳조차 못 나오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기관을 통해서만 말고 사회복지사를 양성해 도울 수 있는 원칙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불편해질수록 집에만 머무르신다. 나오지 못하시는 분들이 있으면 왜 못 나오시는 지 직접 찾아가서 살피고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암 투병, 구안와사 겪으면서도 멈출 수 없었던 봉사
전욱재 지부장의 봉사정신과 사명감은 정말 투철해 보였다. 어떤 상황에서든 봉사는 멈추지 않고 있다. 현재 그는 신장암 수술을 받고 투병 중이지다. 매주 2~3회 야채 나눔 봉사를 하는데 2018년 뜨거운 여름에는 구안와사가 오기도 했다. 한 쪽이 마비되어 지금까지도 불편함이 남아있다. 본인의 몸은 힘들고, 재정적으로는 어렵고, 지원은 없어도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2018년에는 보건복지부 나눔 대상, 한국재능나눔대상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전욱재 지부장은 “정말 장애인을 위해 노력한다면 바닥부터 내려놓고 장애인만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봉사는 형식적인 위문 행사나 일회성 봉사는 안하니만 못하다. 어려운 이웃이 있다면 꾸준히 노력봉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 도움이 필요한 곳에, 또 진정한 ‘봉사’를 실천하는 곳에 제대로 된 지원이 이뤄지기를... 뜻을 모아 함께 응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