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관련 이슈는 오래도록 지속되어왔지만 최근 여러 이슈로 많은 이가 주목하고 있다. 비장애인 위주의 시설로 장애인들의 접근이 어려운 기본적인 경우부터 경제적, 사회적 생활이 비장애인 위주로 되어있는 부분까지 장애인 관련 처우 개선은 현대사회에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다. 인식 개선도 중요한 부분이겠지만, 때론 어떠한 인식 개선은 법적으로 나아갈 때 자연스레 따라올 수 있는 부분이겠다. 무엇보다 장애인들의 삶은 방향성이나 목표가 아니라 현실 자체다. 이와 관련하여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 파주지회 윤현묵 회장을 만나, 시각장애인협회는 어떤 일을 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들은 현재 어떤 도움을 필요하고 있는지 들어보았다. 나아가 시각장애인 처우 개선을 위해 정책적으로 어떤 것이 있을지 듣기도 하였다.
회원 하나하나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 파주지회는 2000년 10월 3일에 설립되었다. 경기도 시각장애인연합회 31개 시,군에서 만들어지는 시기였는데, 파주시 인구도 늘어나던 시기였다. 당시 적극적으로 활동하던 회원이 관심을 가지고 조직을 한 것이 시작이다. 4년마다 한 해가 시작되는 1월에 지회장 선거가 있는데, 윤현묵 지회장은 이후의 결과가 어찌 됐든 다음과 같은 소신으로 조직을 이끌어왔다. 이런저런 이유로 시각장애인 수를 늘려 예산에 반영 않고, 실질적으로 활동 할 수 있는 회원에 집중하는 것이다. 지금 200명 정도의 회원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파주시 시각장애인은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00명이 넘는다. 현재 1/10 정도가 시각장애인연합회 파주지회에 가입되어 있다.
코로나 이전만 해도 시각장애인연합회 파주지회는 시각장애인의 자립과 재활을 목적으로 교육을 하고, 시각장애인이 더 활동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로 그런 활동이 상당히 제약받고, 시에서 보조금 지원이 없기에 거의 정지되어 있는 상황이라며 윤현묵 지회장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렇듯 운영이 어려웠던 시기에도 2021년은 기초보행이나 일시적인 프로그램들을 여러 개 진행하였다. 지금도 쇼다운이라는 시각장애인 스포츠, 쉽게 말하면 탁구와 포켓볼을 결합해 놓은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단체가 공통으로 진행하는 게 점자, 컴퓨터 쪽인데 시각장애인연합회 파주지회는 시각장애인들끼리 서로의 삶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 특별한 1박 2일 체험을 기획해왔다. 또한 라이언스 클럽의 후원을 받아 심청이날이라는 행사를 기획하여 인당 30만 원씩 지원, 생활용품 제공, 중식을 제공하는 행사도 진행하기도 했다. 이렇듯 시각장애인연합회 파주지회만의 행사를 기획해왔다. 이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이 빵을 만들어 판매하는 소울 베이커리의 후원을 받아 시각장애인에게 나눠주는 것도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한다. 금액을 떠나서 빵을 사 먹는다는 것 자체가 시각장애인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기에 이러한 활동도 중요한 부분이다. 그 외 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필요한 부분은 정말 많다. 파주지회에서 할 수 없는 것은 외부 자원을 연계시켜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주민자치센터에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또는 법적인 문제 등 필요한 것 들을 살피고 있다.
시각장애인도 진료 접근성이 가까워야
윤현묵 지회장은 고등학교 당시 등산을 하다가 한쪽 눈을 다치게 되었다. 시력이 안 좋던 상태로 지내다 2002년에는 나머지 한쪽도 망막 박리로 수술을 일곱 차례에 걸쳤지만 실명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인공망막 같이 의료 기술의 발달과 관련하여 좋은 소식이 들리고는 있다지만, 그것도 시신경이 살아있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희망은 가지고 있지 않다. 현재는 경시련파주지회에서는 다른 기관들과 협업하여 백내장 수술이 필요한 시각장애인을 연계해주고 있다. 시설 운영회 위원장의 도움으로 시각장애인들의 병원비 지원도 하고 있으며, 기부도 받고 있기도 하다. 윤현묵 지회장은 여러모로 함께 힘써주는 분들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러한 모습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파주 지역사회를 엿볼 수 있었다.
시각장애인이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안마봉사가 있다. 그렇지만 현재 경시련파주지회의 경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비율이 높고, 고령 장애인들이 많이 가입한 상태다 보니 손길을 나누기에는 많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행사를 진행할 때마다 경증 시각장애인분들과 같이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면 함께 나누는 분들이 많아 윤현묵 지회장은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그렇기에 경시련파주지회가 유지가 되고 나아가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시각장애인 처우 개선 언제나 시급
경시련파주지회는 봄에는 문화체육대회, 가을에는 흰 지팡이 행사를 자체적으로 진행해왔다. 해당 행사에서는 시장이나 시 위원이 시각장애인의 마음을 조금 이라도 이해하는 인식 개선의 목적으로 눈을 가리고 입장하는 것을 요청하기도 하는데, 코로나로 인해 2년 동안 이런 행사를 못하다 보니, 시각장애인을 이해하고 정책적인 지원으로 이어지기까지 어려운 상황이다. 이뿐만 아니라 시의 공무원들의 경우 자주 자리를 옮기기에 소통이 어렵다고 한다. 새로 부임을 하는 경우 시각장애인 입장을 빨리 이해해주는 편이 아니다. 시각장애인연합회 파주지회에서 운영하는 생활이동 지원센터는 최근 직원 한 분이 정년이 되어 새로운 직원을 채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전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르면 임금에 대한 세부 조항이 있었는데, 규정이 바뀌면서 해당 부분이 모호하게 시, 군과 협의로 되어 버렸다. 그래서 바뀐 기준에 따라 초임으로 시작하다 보니, 임금이 최저임금을 겨우 맞추는 수준으로 내려가 버렸다. 기사가 최저임금만 받고 일하는 것은 가정생활도 곤란하고 질 좋은 서비스를 기대 하기도 어렵다고 생각 한다 . 이러한 사항은 비단 경시련파주지회만의 문제가 아니며, 다른 시, 군 센터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하여 윤현묵 지회장은 임금에 대한 세부적인 명문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용시설중 복지관 임금 규정을 적용하다 보니 소규모 시설은 현실적인 적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경시련 파주지회는 공모사업을 통해 사무실을 개보수 하고 후원을 받아 매월 임대료를 내고 있다. 건물주인이 임대료를 싸게 해주어 이를 감당하고 있는 형편이지만 운영비 또한 적지 않게 들어 힘든 형편이다. 이와 관련하여 시에서는 지원금이 전혀 없고 코로나로 후원사업도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빈약한 처우들이 정책적으로 더 나아지길 바란다.
처우 개선을 꿈꾸며
윤현묵 지회장은 “전국에 유능하고 활동 잘하시는 시각 단체장들이 많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하며 순간순간을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회원들의 지지 덕에 2번 연속 연임할 수 있었다며 겸손한 마음가짐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현묵 지회장은 “다수의 회원이 자리만 차지하고 앉아있다는 말을 듣기 전까지는 열심히 해 보겠다”며 경시련 파주지회에 대한 애정과 열정 역시 드러냈다. 윤현묵 지회장이 드러내는 애정처럼 사회에서도 시각장애인에 대한 인식 변화와 관심, 처우 개선이 뒤따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