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역은 평촌신도시 중심가에 위치한 교통 요충지로 하루 평균 4만 5천명에서 5만 명의 유동인구가 이용해왔다. 주변에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안양시청,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등 관공서와 대형마트, 멀티플렉스 영화관도 위치해 있어 대규모 상권이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평촌역 상가를 오가던 수많던 사람들의 발길은 뜸해진 상황이다. 하루 유입 인원이 2천 명이 채 안될 정도로 감소함에 따라 인근 상가는 생계가 위협받을 정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도 다양한 방안을 통해 상가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는 평촌역 상가연합회 송동철 회장을 만나봤다.
평촌역 상가연합회는 23년 전 설립됐다. 수많은 상가들이 밀접 되어 있는 구역으로 상가 활성화, 고객 유치를 위해 상가들이 함께 뜻을 모아 연합해 왔다. 정식 등록된 업체만 1천 곳이 넘는다. 15대부터 17대까지 3대째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는 송동철 회장은 지금까지 이런 어려움은 없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유흥업소가 다수 위치한 구역의 특성 상 집합금지, 운영 제한으로 인해 아예 영업 자체를 할 수 없는 상가도 많은 상황이라고 한다. “저도 장사를 하고 있는 입장이지만 민망하고 미안해서 상가 안에 들어가지도 못할 정도다. 수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활기 넘치던 이곳이 코로나19 이후 폐허라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조용해졌다”
1천만 원 한도 무이자 대출 진행
평촌역 상가연합회는 상가들의 권익 보장을 위해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국가에서 운영하는 ‘서민금융’제도 이용을 통해 평촌 지역 상가를 위해서 1천만 원 한도까지 무이자 대출을 진행하고 있다. 상가들은 고객의 방문이 줄어듦에 따라 매출은 급감함에도 불구하고 임대료나 관리비 등은 계속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런 현실에서 무이자 대출은 당장 생계조차 위협 당하는 상인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위기 속에 금융권 문턱은 더욱 높아지면서 상인들이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가운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송동철 회장은 “이 곳 상가의 평균 임대료는 350만 원 정도며 천만 원을 상회하는 경우도 있다. 평촌에 가게 세를 밀린 곳이 약 70% 정도다. 코로나로 인해 매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6개월 동안 가게 세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분들도 다수다. 천만 원이 작다면 작은 돈일 수 있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가게를 유지하고자 대출을 받는 상가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많다.”고 소개했다. 이마저도 지원 예산의 한계 때문에 현재까지는 이용 인원이 60명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송동철 회장은 “정부 지원금은 한정 되어 있다 보니 필요한 모두에게 바로 대출을 해 드리지 못함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만 공정한 집행을 위해 선착순으로 접수 받되 심의위원회를 거쳐 고려한 뒤 대출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한 달에 한 분 이상 더 해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 철저히 하고, 마스크 지급 행사도 진행
상가연합회는 협회 차원에서도 시민들이 안심하고 방문할 수 있도록 방역에도 철저히 임하고 있다. 송동철 회장은 “연합회 임원들이 직접 나서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또한 1주일마다 한 차례씩 상가 전체 방역도 진행한다. 건물마다 손소독제도 배치하고 발열체크, 출입자 명부 작성 등 지침을 확실히 실천하고 있다”며 이런 노력 덕에 아직까지 인근 상가에서 확진자가 나온 사례도 없었다고 전했다.
연합회 예산으로 상가 매출 증대를 위해 ‘마스크 증정’ 행사도 기획했다. 금요일마다 평촌 상가에서 5만 원 이상 구매 시 마스크 10장을 지급하는 행사로 하루 평균 5천 장의 마스크가 지급되고 있다. ‘밥을 먹으면 마스크를 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마저도 예산 부족으로 곧 중단되어야 할 위기에 높여있다.
봉사, 행사 통해 평촌역 상가 긍정적 이미지 조성
송동철 회장은 세 차례 연합회장직을 연임하며 6년 동안 상가들과 깊은 유대관계를 이어왔다. 무엇보다 상인들 간의 화합을 중시하면서 정화 위원회도 조직하고 동호회도 운영하면서 함께 어울리는 연합회 분위기를 조성해 왔다고 한다. 상가 간 갈등이 발생할 때도 적극적인 중재를 통해 분쟁을 막았다.
봉사 자체의 보람과 기쁨이 크다 보니 연합회 외에 봉사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로터리클럽에서도 7년 동안 활동하고 있으며, 청소년보호관찰 봉사, 바르게살기운동 단체 등 여러 단체에서 봉사 중이다. 상가연합회 차원에서도 어르신을 위한 무료급식, 겨울 김장 나눔 행사 등을 통해 5,000포기의 김치를 소외된 이웃과 나누고 있다. 상가들의 자발적인 찬조를 통해 운영해 온 뜻 깊은 행사다. 송동철 회장은 “상인 연합회에서도 가끔 봉사활동을 진행하는데, 이 역시 지역에 평촌역 상가를 홍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올해는 우리 상인들도 어렵지만 더 어려운 분들을 위해서도 봉사에도 힘을 모아주셨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송동철 회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 분들에게 “코로나 19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의 어려움이 아니라 국가적 재난인 만큼 상인들이 조금만 더 힘을 내어 버텨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상가연합회에서도 상인 분들을 위해 고객 유치에 좀 더 최선을 다해 노력할 테니 힘을 내주셨으면 한다.”는 말을 전했다.
노후 시설 정비, 공원화 등으로 진정한 ‘문화의 거리’ 만들 것
송동철 회장은 코로나 이후, 다시 평촌역이 활기를 되찾은 후에 더욱 성장해 나가기 위한 청사진도 계획 중이었다. 상가가 노후화 된 부분이 많다보니 정비 사업을 진행하고자 하는 것. 정식 명칭이 ‘안양시 문화의 거리’인 만큼 정말 ‘문화의 거리’다운 기반을 닦아야 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안양 시차원에서도 간판 정비사업, 노후전선 교체 등 당장 필요한 곳에 대한 지원과 유휴지 공원 사업화 등에 지원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