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꽃돌을 본 사람들은 돌 속에 화려한 꽃들을 보고 놀란다. 그리고 묻는다. ‘어떻게 이런 꽃을 그려 넣으셨어요? 기술도 참 좋으세요’ 돌에 이렇게 그림을 그리다니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꽃돌 속 꽃은 인간이 아닌 자연이 그린 것이다. 그제야 사람들은 두 번 놀란다. 감히 상상도 못했던 대자연의 신비 앞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세계적인 희귀석으로 꼽히는 꽃돌의 거의 대부분이 청송군에서만 생산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놀라움은 최고조에 이른다.
용암이 식으면서 자연이 돌에 그려 넣은 꽃
주송공방의 안승걸 대표는 꽃돌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청송에 터를 잡았다. 고향은 안동. 순전히 꽃돌이 그를 청송에 눌러 앉혔다. 30년 동안 돌과 나무를 가다듬던 공예장인이었지만 현재는 거의 꽃돌에만 전념하고 있다. 그에게 신비한 꽃돌에 대해 더 물었다.
꽃돌을 직접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꽃돌의 존재는 얼핏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저 알고 있었던 것과 직접 보는 것에는 차이가 컸다. 이 놀라운 아름다움은 어떻게 생성되었을까? “학자들의 연구 자료에 의하면 약 6천만년~ 7천만 년 전에 마그마 활동으로 생성되었다고 합니다. 용암이 지표면으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용암속의 성분에 따라 중심부와 바깥부분이 서로 다른 속도로 식으면서 화려한 꽃을 만듭니다. 한 송이 한 송이가 굳어서 형성이 된 보물 중에 보물이지요”
이론적으로 보면 꽃돌은 유문암질의 마그마가 땅 위로 분출되어 나오면서 냉각되는 속도가 달라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지표면 가까이에서 형성된 꽃돌은 그 모양새가 각양각색이다. 국화, 해바라기, 카네이션, 장미 등 매우 화려한 꽃모양이 나타나며, 그 형태와 색상에 따라 약 100여 가지 이상의 종류로 분류된다. 세계적으로 흔치 않은 희귀석이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 생태학적 가치 높아
이런 특징 때문에 청송 지역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과학적 중요성, 희귀성, 시각적인 아름다움, 교육적 가치 등을 지닌 지역으로서 지질학적 중요성뿐만 아니라 생태학적, 고고학적, 역사적, 문화적 가치도 함께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위해 청송을 찾았던 세계지질학자들도 꽃돌을 보고 처음 보는 모습에 깜짝 놀랐을 정도에요. 돌에 진짜 자연의 꽃처럼 선명하게 꽃이 새겨 있으니 자연의 신비가 가득하지요. 이 꽃돌로 인해서 지질공원으로 등재되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꽃돌은 비단 감상용으로만 가치를 가지는 것이 아니다. 안승걸 대표는 “꽃돌 안에는 철, 마그네슘 등 20여 가지 이상의 광물질이 꽃돌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것은 일반 돌보다 많은 원적외선이 방출된다는 점입니다. 옥과 마찬가지로 가까이에 두면 원적외선이 방출되어 인체 건강에도 효과적입니다. 자연으로 꽃을 감상하는 것만도 충분하지만 회사나 집안에 들였을 때 건강에도 좋기 때문에 꽃돌 하는 사람으로서 자부심이 큽니다”라고 밝혔다. 인테리어 효과도 크다. “그 신비한 외형과 희귀성 때문에 사업장을 운영하거나 카페를 운영하는 업주가 관심을 가지고, 들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꽃돌의 경제적 가치, 수백만 원에서 억대까지 다양
좋은 것을 보면 일단 가격이 얼마나 나가는지로 그 가치를 판가름하려고 하는 세속적인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청송꽃돌의 가격을 물었다. “현재 가장 저렴하게는 2~30만 원대도 있지만 억대를 넘어가는 것도 상당하다. 가격을 매길 수 없는 것도 있다. 이 가게 안에도 비싼 작품이 많다. 처음에는 우리와 같은 전문가가 크기, 모양, 희귀성 등을 보고 가치를 책정한다. 하지만 미술품과 마찬가지로 소장가 손에 들어가면 가격을 환산하기 힘들어진다. ” 주송공방이 보유하고 있는 원석은 7~8톤 정도다. 작품은 150여 점 가량 보유 중이다. 돈으로 환산한다면 많은금액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투자가치도 높다. 현재 꽃돌을 캐던 광산은 대부분 폐광되어 더 이상 원석 채취가 불가능 한 까닭에 점차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다. 열 배, 스무 배 까지 가격이 뛰는 경우도 흔하다. “현재는 일부 사람들만이 거래하는 수준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소개된다면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다. 청송은 곧 세계자연유산,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할 계획을 실행 중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것도 시간문제다. 지금도 점차 중국 관광객이 투자를 목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꽃돌은 그냥 꽃이나 돌이 아니라
보석의 일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꽃돌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해 보이는 안승걸 대표는 꽃돌은 그 자체로 보석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수석인 들만 그 가치를 알 뿐, 일반인들은 꽃돌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데에 안타까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청송 꽃돌협회 전회장을 역임하였고, 전국적으로도 꽃돌 협회가 있는 만큼 앞으로 더 많은 전시와 거래를 통해 꽃돌의 가치를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