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유통사업단은 문경 농가과 가공업체들의 결속력을 위해 설립되었다. 지난 4월 취임한 노대하 단장은 그 설립 배경과 목적에 맞도록 초심으로 돌아가 유통사업단을 운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판매를 통한 이윤 창출도 중요하지만 농가들이 다 같이 잘 사는데 포커스를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에 문을 연 유통사업단은 문경시 24개 농가와 가공업체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유통사업단의 주된 업무는 농가들을 대표하여 농가들의 의견을 대변하고 지자체 행사시 시와 농가 연결, 농가와 판로 업체 연결, 관외 행사 진행 및 파견, 농가 간 중재역할, 문경특산품 홍보 그리고 24개 업체의 300여 가지 상품을 한 자리에서 홍보, 판매, 영업, 운반, 배송까지 돕고 있다. 일반적인 유통으로 마진을 남기는 유통업체와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
2018년 10월 단장의 부재를 채우기 위해 임시 단장으로 자리를 맡았다가 지난 4월 정식 취임한 노대하 단장은 3년의 임기동안 초심으로 돌아가 문경시유통사업단이 꾸려질 당시의 설립 취지와 방향, 목표를 지향하는 사업단으로 전체 농가를 위해 앞장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대하 단장은 지난 10년을 돌이켜 보며 “일부 농가에서 영리 목적으로 사업단을 이끌어 갔던 적도 있었지만 결국 전체 농가에 손실만 가져오는 결과를 초래 했다.”며 “큰 욕심 보다 작은 것에 만족하고 많은 농가가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디엠 rediM’ 붉은 오미자 Red와
문경의 M을 합쳐 만든 브랜드
문경에는 많은 특산품이 있지만 가장 독보적인 것은 오미자다. 다섯 가지의 맛이 난다고 하여 오미자로 불리는 이 과일은 사실 인삼보다도 비싸게 거래된 한방의 약재였다. 노대하 단장은 “문경시가 오미자를 대량 생산하기 시작하며 당시 한약재로 등록되어 있던 오미자를 식품으로 변경 등록하게 되었고 이때부터 오미자가 과일로 유통되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백두대간의 줄기에 있는 문경은 문경새재로 가장 유명하지만 또 탄광촌으로 알려져 왔다. 문경시 가은읍에 가면 석탄박물관부터 갱도체험, 은성광, 탄광마을이 관광객의 발걸음을 잡고 있는데, 이 중 은성광은 1938년부터 1994년까지 비교적 최근까지 석탄을 캤던 곳이기도 하다. 이후 광산이 폐업하자 많은 광부들이 가족들과 함께 터전을 이루었던 문경을 떠났고 이러한 인구 유출은 문경지역발전에 큰 타격이 되었다. 문경시는 지역 부흥을 위해 농업기술센터와 여러 대학 연구팀과 함께 새로운 작물을 찾아 나섰는데, 문경에 가장 적합한 작물로 오미자가 선정된 것이다. 오미자는 해발 300~700m 고지 사이에서 가장 잘 자라는데, 비옥한 토양과 일교차가 큰 기후 조건이 문경과 잘 맞아 떨어졌다. 이때가 1995년경이다. 문경시는 남아있는 농가들에게 오미자 재배를 독려했고 생산량이 늘자 다양한 가공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10년 간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 수상
문경 오미자는 국가에서 인정하는 지역브랜드, 지역표시제에 이름을 올리며 ‘레디엠’이라는 브랜드 명을 가지게 되었다. 레디엠은 오미자의 붉은 색을 뜻하는 레드(RED)와 문경의 M을 합성한 것이다. ‘레디엠’은 2007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 문경의 오미자 재배 면적은 890헥타르, 재배 농가는 1,020가구, 연간 판매액은 470억 원이다. 전국 생산량의 40%가 이곳 문경의 동로면에서 생산된다고 하니 이곳이 최적의 오미자 생산지임이 분명하다.
약방의 감초로 만병통치의 기능
문경의 오미자는 어떤 효능이 있을까. 노대하 단장은 “이곳에서 오미자 가공식품을 다루며 가장 많이 들었던 것이 기침과 천식이 가라앉았다는 후기였다.”고 했다. 동의보감에도 오미자는 기침과 천식에 좋다고 소개되고 있다. 오미자는 다섯 가지 맛을 가지고 있는데, 이 다섯 가지의 맛이 각각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가장 먼저 느끼는 신맛은 과일의 껍질에서 오는데. 껍질은 간장과 담에 좋아 간 보호 및 숙취해소, 해독작용을 돕고, 단맛을 내는 과육은 비장과 위에 좋아 소화촉진, 스트레스 성 위궤양에 도움이 되며, 씨의 매운맛은 폐와 대장에, 쓴 맛은 심장과 소장, 전체적으로 나는 짠맛은 신장과 방광에 좋아 심장혈관 계통의 생리적 기능조절과 혈액순환, 당뇨와 빈혈개선, 피로해소와 노화방지. 활력, 사고력 및 집중력을 증진시키는 소위 만병통치약으로 소개되고 있다. 때문에 오미자는 예로부터 약방의 감초로 불리기도 했다.
대형 행사 기념품, 사은품 준비 가능
이렇게 좋은 약재가 천혜의 환경에서 생육하다보니 원물의 품질도 우수할 수밖에 없다. 노대하 단장은 이곳 유통사업단에서는 문경특산품으로 만든 300여 가지의 다양한 가공품을 만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윤 창출을 위한 판매가 아닌 농가를 돕는 차원에서의 단품 판매이고, 업체 방문으로 대량 판매가 이루어 질 경우에는 적당한 농가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노대하 단장은 “각종 대형 행사의 기념품, 사은품 등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될 경우 유통사업단을 방문하면 다양한 상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구성에 맞는, 가성비 좋은 상품을 구입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판매되는 모든 오미자 가공 식품에는 ‘레디엠’이라는 지역표시제 상표와 로고가 붙어 있다.
생오미자 배송도 가능하지만, 다양한 가공품으로 이용하면 더 좋아
오미자 가공품은 오미자 청은 물론이고 음료와 드레싱소스, 쨈, 피클, 빵, 떡, 초콜릿, 김, 분말, 주류, 화장품까지 다양하다. 노대하 대표는 소비자들이 생과를 찾을 때 ‘어떤 용도로 쓸 것인지’를 묻고 있다. 용도에 따라 판매되는 오미자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오미자청을 만들려는 고객들에게는 생오미자 보다 이곳에서 가공된 오미자청을 구매하도록 조언했다. 생오미자는 과육이 약해 배송되는 하루 사이에도 물러버릴 수 있어 좋은 과일을 보내도 불량으로 도착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생과가 필요하다면 냉동된 것을 권했다. 가공업체들은 설탕을 싫어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올리고당, 원당, 과당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된 오미자청도 준비해 두고 있다. 그 외에도 문경의 특산품인 문경사과 대표 브랜드 ‘백설공주가 사랑한 사과즙’과 ‘사과잼’, 생표고버섯, 건표고버섯 등도 판매하고 있다. 노대하 단장은 “문경새재에 마련된 로컬푸드 매장에서도 다양한 문경 특산품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