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경주시 강동면 국당리에 자리하고 있는 형산기원정사는 천삼백년 전 신라시대 때의 고찰이다. 형산 기원정사는 그 모습부터 장엄하다. 바로 형산을 향해 남에서 오던 청룡이 어깨를 틀어 동쪽 하늘로 승천하는 형상을 하고 있는 것. 큰 바위로 모여 있는 용머리는 형산강으로 몇 백 미터 뻗어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최고의 명당자리에 위치해
이곳 형산기원정사가 자리한 곳은 최고의 명당으로 꼽힌다. 형산기원정사라는 이름은 형산에 있는 절이라하여 ‘형산사’라 불렸다가 ‘옥련사’라는 이름에서 ‘왕룡사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다 ‘형산기원정사’가 되었다. 조계종 수월대종사 큰스님은 이곳에서 산을 둘러보고는 우리나라에서 최고 명당 청룡혈이라고 말했고, 풍수지리의 대사 육관도사 손석우 지사는 우리나라에서 청룡혈로서 최고 명당이라 했다고 한다.
보물 제1615호인 목조아미타여래좌상
수 백년 전부터 관세음보살 기도를 하고 있는 형산기원정사는 관음도량으로, 큰 바위로 조각하여 몸체 높이가 14자에 이르고 좌대까지의 높이가 20자인 관음보살을 볼 수 있다. 이 관음보살이 청용을 타고 사바세계로 다니면서 중생들을 고통과 괴로움에서 구원한다는 믿음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형산기원정사에는 깊은 역사와 높은 가치를 지닌 보물도 있다. 보물 제1615호인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이다. 1474년 제작이 된 수준 높은 작품으로 평가 받는 이 불상은 확실한 제작연대를 가진 조선초기의 몇 안 되는 작품 중 하나로 조선 초기 조각양식의 특징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 손꼽히고 있다.
왕장군 용왕전에 모셔진 무열대왕과 김유신 장군의 목조상
형산기원정사에는 왕장군 용왕전이 있는데 이곳에는 무열대왕과 김유신 장군의 목조상이 있다. 이 목조상들이 이곳에 자리하게 된 데에는 전설이 있다. 5살 어린나이에 형산기원정사으로 출가한 구암 주지스님은 10대 중반까지 할머니, 할아버지 신도들을 비롯하여 형산기원정사를 창건한 대종사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신라 때는 강이 없어 경주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이 안강에서 신광으로 흘러내려갔고, 그로인해 큰 홍수가 나고 침수가 되었다고 합니다. 삼국통일 후 몇 백 년 간 홍수가 반복되면서 극심한 피해를 입게 되었고, 그 해결책으로 산을 잘라 강을 만들고자 했지요. 용이 되어 꼬리로 산을 자르겠다는 생각으로 김유신 장군은 스스로 용이 되기로 하고 김유신 장군과 무열대왕은 용이 되지 못하는 사람의 목을 치기로 내기를 했다는 것입니다. 집체만한 구렁이가 된 김유신 장군은 지나는 사람들로부터 용이라는 말을 세 번 들어야 용이 될 수 있었는데 죽장이라는 시장을 향하는 길목이었던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모두 구렁이라고 했지요. 어느 날 어린 꼬마와 어머니의 대화에서 용이라는 말을 세 번 이상 듣게 된 김유신 장군은 용이 되어 승천하면서 산을 잘랐다고 합니다. 그렇게 형산강이 생겨났고 이때부터 물길이 생겼다고 하지요. 무열대왕은 약속대로 목을 바치겠다했지만 장인과 사위 관계된 둘이었기에 대신 무열대왕의 코에 칼자국을 내게 되었다는 겁니다. 후대의 경순왕이 이 전설을 알게 되고 그 공덕을 기리기 위해 동상을 만들게 되었는데, 이 동상을 인근 마을에 살던 사람이 갖다버린 것이었습니다. 이후 그 집안사람들이 죽어가게 되어 종손이라도 살리기 위해 몇 백리 밖으로 피난을 갔지만 종손조차 죽음을 피하기 어렵게 되자 어딘가를 찾아갔고 그곳에서 형산에 모셔놓은 동상을 버렸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멸문을 피할 방법은 나무로 똑같이 모셔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렇게 해서 목조상이 모셔지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무열대왕의 목조상에는 전설대로 코 부분에 칼자국이 있습니다. 무열대왕과 김유신 장군의 목조상을 모신지는 200여 년이 되었지만 그 연원은 1,3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지요.”
모든 소원 들어주고 위험에서 구제해주는 관세음보살
형산기원정사에서는 관세음보살 기도를 하고 있다. 그 이유로 구암 주지스님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관세음보살은 모든 소원을 들어주시고 아픈 사람을 낫게 해주시며, 위험에 처했을 때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구해주십니다. 바다에 빠져 죽을 위험에 처한 사람도 관세음보살 기도로 구제를 받은 경우를 여러 번 들었습니다. 신통력이 영험하지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확실한 구제를 받을 수가 있습니다.”
구암 주지스님은 기도를 할 때 번뇌와 망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을 이어갔다. “인간이기에 누구나 그럴 수 있습니다. 그것을 억지로 막으려 하지 말고 눈에 집중하여 관세음보살님을 소리 내며 부르고 동시에 생각에 집중하다보면 잡념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몰입에서부터 시작이 되어 삼매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구암 주지스님의 이러한 방법으로 형산기원정사에서는 많은 신도들이 부처님의 가피를 입었다. “기도라는 것은 자신의 건기에 맞추어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하는 구암 주지스님은 “자신에게 맞는 기도, 자신의 마음이 편안한 기도를 통해 부처님을 찾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기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살아있는 깊은 역사를 만날 수 있는 형산기원정사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곳이 위치한 곳의 기운, 그리고 관세음보살 기도를 통해 우리의 마음에 안정을 찾고 은총과 구원을 받으며 소원성취를 이룰 수 있는 그런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