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장발장 농원의 장발수 회장은 올해로 75세. 지금으로부터 40년 김상락 대표는 40대이던 1997년 포항에서 정육식당을 시작해 20여년 가까이 ‘시장식육식당’을 운영해 오고 있다.
청하시장에 위치한 시장식육식당은 검색하면 블로그 리뷰가 쏟아지는 유명 맛집이다. 대구, 부산 등 멀리에서도 일부러 찾아오고, 포항을 방문하면 꼭 들르는 사람이 있을 정도. 직원만도 10명에 이른다. 그렇게 줄지어 사람이 찾는 데에는 물론 기본 음식 맛이 바탕이 되는 것이겠지만 직접 만나본 김상락 대표에게는 단순히 맛을 내는 것,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다. 그 숨은 비결을 들어보자.
양심을 속이지 않는다는 철칙으로, 최고급 국내산 식재료 고집
김상락 대표는 “하루를 잘 살려면 이발을 하고, 일주일을 잘 살려거든 결혼을 하고, 한 달을 잘 살려면 자가용을 사고, 3년을 잘살려면 집을 짓고, 평생을 잘 살려면 양심을 속이지 말라”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은사님의 말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당을 운영함에 있어서도 늘 양심을 지키는 것을 우선에 둔다.
그는 “축산물이력제 시행 전에는 판매하는 소고기가 한우가 맞는지, 좋은 품질이 맞는지 믿지 못하고 의심부터 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나는 ‘양심’을 지키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좋은 품질의 고기만을 판매해 왔다고 자부한다. 1997년 이 업을 시작해 한 자리에서 계속 하다보니, 10년이 지나자 진짜냐며 의심 하는 사람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20년을 하다 보니 방문하는 모든 분들이 전부 그것을 믿고 방문하는 것 같다” 고 밝혔다.
고기뿐만 아니라 모든 식자재 역시 국내산 최고급만을 고집한다. 김상락 대표는 “‘신토불이’라는 말이 있다. ‘몸과 땅은 둘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즉, 우리가 사는 땅에서 나는 것을 먹어야 체질에 잘 맞는다는 것이 진리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산 최고급 식자재를 사용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식육식당은 국내산 천연 소금을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콩도 국산으로 구매해 각종 장류를 직접 담근다. 식당을 하면서 토종 된장 담그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이 실정이지만 맛을 위해 고집하고 있다. 제육볶음을 위한 고춧가루 하나까지 국내산 최고급을 가져온다. 고기의 맛을 살려주는 김치 역시 1년에 2천근씩 직접 담근다. 그는 “고깃집을 하다가 망해서 나를 찾아와 원인을 분석해 달라는 사람도 많다. 고기를 구을 때 사용하는 중국산 소금 때문이었다. 작은 기본에서 음식 맛이 결정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철학박사과정까지 마치고, 남는 이윤은 지역 사회에 환원
김상락 대표는 일반적으로 어떻게 하면 이윤을 많이 남길까 하는 장사꾼 특유의 셈법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는 “돼지 한 마리, 소 한 마리 팔아서 얼마나 버는 지 따지지 않는다. 그저 열심히 살아온 것 뿐, 돈을 알고 쫓으면 오히려 돈이 따라오지 않는다.”고 장사 철학을 밝혔다. 그런 깊은 마음은 그의 이력에서도 드러난다. 35년간 풍수, 풍물을 공부했으며 환갑에는 위덕대학교 철학과 박사과정까지 마친 것.
김상락 대표는 “7~8세 때부터 ‘내가 어디에서 왔는가, 죽으면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죽기 전까지 철학 공부를 완성 시키고 싶어 61살 때 위덕대학교에서 철학박사까지 마쳤다. 식당을 운영하면서도 새벽 3시까지 공부를 하면서 이뤄낸 성과다. 대상포진이 올 정도로 힘들기도 했지만 뿌듯했다. 아침 7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부지런히 움직인다. 삶에 휴일도 없이 달려 온 인생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삶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실한 노력은 개인만을 위한 장사가 아니라, 지역 사회를 향한 열린 봉사로 이어지고 있다. 2017년에는 포항시에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해 지진피해돕기 성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또한 2015년에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백미 20㎏ 70포대(300만원 상당)을 기탁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 온 그대로 지역 사회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을 도와 나갈 것이다.”라고 전했다.
김상락 대표는 “식사 후에 대접하는 숭늉 하나를 끓이는 데도 심혈을 기울인다. 물 1g에 따라서도 끓는 온도와 시간이 달라진다. 또 숭늉을 끓이는 사람의 그 날 컨디션, 날씨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작은 하나부터 모든 것에 이르기를 최선을 다하는 것은 음식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기본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깊은 생각은 음식 하나하나뿐만 아니라 그를 둘러싸고 있는 지역 사회와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불교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얼마나 주었는지 따지는 것 없이 ‘그저 베풀 뿐’이라는 마음으로, 지속적으로 작은 부분까지 기부와 봉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음식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하지만 어려운 것이 ‘기본을 지키고, 기본에 충실한 것’이 아닐까. 세상을 향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철학을 마스터 한 김상락 대표의 시장식육식당이기에 맛이든, 위생이든, 음식이 담고있는 가치이든 모두 믿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