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수정용 벌 최초 고안, ‘벌로 혁신을 이끌어 내다’ 양봉협회 성주군 지회 윤지훈 지부장

참외수정용 벌 최초 고안, ‘벌로 혁신을 이끌어 내다’ 양봉협회 성주군 지회 윤지훈 지부장

관리…


전국적으로 수많은 농가에서 양봉을 하고 있다. 점차 양봉에 종사하는 인구도 늘어나는 추세다. 벌을 키우고 꿀을 채밀하고, 화분을 판매하고... 꿀을 키우며 택할 수 있는 길은 비슷비슷하다고만 여겨 왔다. 하지만 그 어느 분야에나 ‘남들이 가지 않는 길’, ‘전혀 새로운 길’에 최초로 도전하는 사람은 있기 마련. 성주 지역 특산물인 ‘참외’에 주목해 참외수정용 벌을 최초로 고안해 낸 양봉협회 성주군 지회의 윤지훈 지부장이 바로 그 선구자이다. 현재 키우는 벌의 규모만도 3천군. 전국적으로 봤을 때도 독보적인 최고 규모다. 그를 만나 상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국 최초, 참외를 벌로 수정시키겠다는 발상의 전환

새로움을 만들어낸 것은 역시 ‘위기의식’이었다. 2003년, 아카시아가 폐목하고 꿀을 뜨지 못하는 상황이 닥치자 ‘앞으로 어떻게 이 위기를 타계해야 하나’라는 위기감이 윤지훈 지부장에 새로운 시도를 하게 하는 시발점이 됐다. 그가 주목한 것은 바로 성주 지역의 특산물 참외였다. 참외를 벌로 수정시키는 것에 집중하기로 한 것. 그렇게 2004년에 처음으로 참외를 벌을 매개로 수정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는 성주군 전체 참외하우스 농가들 지도를 구비해 놓고, 참외 밭에 벌들을 임대해 수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를 통해 참외농장에는 혁신이 일어났다. 이전까지는 인공수정을 시켜야 해서 힘들었던 참외농사는 그 덕분에 자연 수정으로 변경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유기농 농법이 가능해 졌고, 참외재배농가와 양봉농가에겐 소득을 소비자에겐 맛있는 참외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윤지훈 지부장은 “원래 참외 꽃을 피우는 과정이 복잡하다. 한 날 한 시에 심고, 뿌리 자르고 물 같이 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인공수정을 해야 했기 때문에 수많은 양의 참외꽃에 작업을 하다보면 하우스 병을 앓게 되는 농민이 많았다. 이것을 벌이 해 주는 방향으로 만드는 데 용감하게 덤벼들었다. 참외 농가 농민들은 인공수정에서 벌 수정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획기적으로 희열을 느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전했다.  


3천군으로 규모화, 프리미엄 꿀벌로 인기 폭발

적극적으로 참외수정용 벌을 확산시키고 교육도 진행한 그였지만 처음에는 오히려 다른 양봉농가의 판매만 높여주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가 벌을 키운다는 사실에 대한 홍보는 덜 되어 참외농가에서 여타 양봉농가에서 벌을 빌리거나 구매해 버렸기 때문. 그러나 그는 천천히 기다렸다. 벌을 필요로 하는 곳이 늘어나는 만큼 키우는 벌의 규모를 키워 놓고 기다리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에서였다. 그 생각 역시 적중했다. 규모화를 통해 벌을 대량으로 갖춰 놓은데다가 꿀의 품질 또한 뛰어나 한 작목반이 주목하게 된 이후로 임대나 판매는 탄탄대로였다. 


“작목반 회장이 직접 랜덤으로 선택해 벌을 살펴본 후 두 말도 하지 않고 트럭에 실으라고 했다. 그 이후 벌이 프리미엄이라는 소문이 쫙 퍼졌다. 이후 보름동안 700군이 모두 판매되었다. 가을이 되면 내년 벌을 예약하러 사람들이 몰려들어 이름을 적어 놓고 갈 정도다” 대규모의 벌을 키우는 것이 현실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규모화를 일찌감치 준비한 결과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해 진 것. 


성주 양봉 농가의 기준이 되다

기르는 벌의 규모도 대규모이지만 품질도 좋기 때문에 그는 성주 양봉의 기준이 되고 있다. 가격을 책정하는 기준점이 되기도 한다. 그는 “보통 참외밭에 임대하는 벌은 기준을 정해 양봉 농가들, 거래하는 작목반 회원들에게 문자를 보낸다. 올해는 15만원으로 책정해 알려주었고, 이미 내년 것은 계약이 끝난 상황이다. 이 가격을 기준으로 주변 양봉농가에서도 자신의 벌의 가격을 정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3천군이나 되는 벌들은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윤지훈 지부장은 전체적인 방향성을 설정하고 있다.  5백 군 정도는 직접 채밀을 하기 위해 놔두고 1천개는 판매, 또 1천개는 수박밭에 임대해 주는 형식을 띠고 있다. 20개의 봉장에 150군씩 놓고 각 벌통마다 어떤 것이 부족한 지, 무엇을 더 공급할지, 먹이의 양, 내용 등을 결정한다. 그는 “어떤 식으로 경영에 초점을 맞춰 진행을 하면 군 수를 늘일 수 있겠는가에 구상을 하고 있다. 저 뒤에 창고 보면 지도가 있다. 전국적으로 봉장을 보고 계획적으로 자리를 확보하고, 움직인다”고 밝혔다. 


처음 양봉을 시작하려는 귀농인이나 기존 양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들에게도 여러 가지 노하우를 전해 주었다. 요즘은 특히 말벌이 들어오는 계절이라 참외 농사를 하는 분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그 역시 하루 종일 매달려 있는다. 새벽 5시 반이면 일어나 오전 내내 한 바퀴 돌면서 관찰하고, 장수벌, 말벌 들을 잡아준다. 그가 전한 노하우는 다음과 같다. 친구를 좋아하는 장수말벌의 특성을 이용해 벌통 안에 한 마리를 잡아서 붙여 놓으면 서로 와서 달라붙는 방법. 또 하나는 살충제를 살아 있는 벌에게 묻혀서 돌려 보내어 건조된 농약이 분진으로 벌통 안을 오염시키고 집을 옮기게 하는 방법이다.


윤지훈 지부장은 성주 양봉농가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있는 성주군에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군수님이 군정활동 하는 것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민과 밀첩된 행정을 위해 노력하시는 부분, 양봉쪽 어려움 말하지 않아도 먼저 파악하고 지원해주는 것을 보면 군정 잘 한다고 느껴진다. 축산 쪽 공무원들이 자기 직무에 해당되는 업무 열심히 도와주려는 것이 보여 너무나 감사히 생각한다.”며 여러 가지 모든 면에서 존경하고 도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