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분야에 있어 전문성과 진심을 알게 해 주는 척도가 되는 것은 그 분야에서 일해 온 ‘시간’임에 틀림없다. 오랜 기간 한 길만을 고집하며 묵묵히 걸어온 사람들은 그 길에서 겪은 어려움 끝에 더 단단해지고, 세월은 한 겹씩 쌓이고 쌓여 결과물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 올 해 79세. 벌써 30년 넘게 상황버섯 농사 한 길을 걸어 온 ‘건강상황버섯농장’의 박형성 대표를 만났다. 그는 현재 약 4천여 평의 대지에 상황버섯하우스만 27동으로 대규모 재배단지를 조성해 오로지 상황버섯만을 전문적으로 재배하고 있다.
상황버섯이란 중국에서 유래된 말로 주로 고산지대에 서식하고 있는 산뽕나무, 느릅나무, 참나무, 밤나무 등의 활엽수에서 자생하는 매우 희귀한 담자류 다년생 버섯이다. 기타 버섯류와 달리 달인 물을 식수대용으로 먹는 방식을 취하며 특히 항암효과와 면역력 증진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형성 대표는 “상황버섯은 재배하는 지역의 기후에 따라 질과 맛 영양의 많은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맑은 물, 맑은 공기를 자랑하는 청정지역인 청송 지역은 상황버섯 농사에 제격이다. 또한 낮과 밤의 심한 일교차로 버섯이 자라기에 천해의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다. 박형성 대표는 그 곳에서 30년 이상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환경을 조성해 직접 상황버섯을 재배해 왔다.
그 동안 어려움이 없었다면 거짓일 것. “처음 10년은 밑지는 장사였다. 기계 구매로 인해 초반 투자 자금이 많이 소요되고 실패도 겪었다. 중간 상인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탓에 큰 수익이 나지 않은 때도 있고, 수 많은 유통업자와 거래를 하며 온갖 악한 사람도 만났던 것 같다” 그러나 그 시간은 고스란히 경륜이 되어 쌓이고 기술로 축적됐다. 그 결과 건강상황버섯농장의 버섯은 지난 2008년 ‘청송사과축제의 우수농산물 품평회’에서 특용작물 상황버섯 분야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그 품질을 인정받기도 했다. 입소문을 타고 병환이 심하신 부모님을 위해 다량으로 최고급 품질만을 주문하는 자식들도 많은 편이다.
특히 상황버섯은 지면 원목 재배를 할 경우 수확기간이 2년 이상이다. 다른 버섯과는 달리 유난히 재배기간이 긴 편. 이는 수일을 내어 또 다음 농사를 준비해야 하는 농가 입장에서는 어려움이기도 했다. 또한 한 토지에 버섯 재배는 한 번 밖에 하지 못한다. “심어서 4년 동안은 수확이 가능하지만 재배 시 균 때문에 그 토지에서는 또 버섯을 재배하지 못하고 쉬어야 한다. 자주 토지를 반납하고 다른 토지를 구해 재배해야하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그러나 박형성 농부는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상황버섯의 효능을 생각해 최소 2년 이상 된 상황버섯만을 수확해 왔다.
박형성 대표는 “일부 오픈마켓에서 통용되는 상황버섯의 경우 구매후기에서 복용 후 복통 등을 호소하는 경우를 몸에 이로운 것이라 부추기는가 하면 정확한 구별 없이 판매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상황버섯은 인공재배기법도 다양하고 워낙 많은 종의 상황버섯이 유통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재배농가의 한 사람으로서 소비자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양질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기만을 바라고 있다.
주변에서는 다른 버섯으로 변종을 시도하거나, 포기하고 떠나가는 가운데에도 박형성 대표는 30년 세월을 상황버섯만을 뚝심 있게 정성으로 재배해 왔다. 이것이 바로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농민의 진실 된 마음’이 아닐까. 그가 재배한 버섯은 진품, 명품 상황버섯이 아닐 수 없음을 그가 바쳐 온 시간이 증명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