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협회 영덕지회 남효기 회장은 군 제대할 무렵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한우를 키워야 겠다 생각했다. 1984년 당시 소 값이 하락했을 때 한우 두 마리를 구입해 사육을 시작했다. 마당에서 여물을 주고 키우다 조금 더 확대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겨 집에 있던 과수원을 밀어 축사 한 동을 지었다. 두수는 조금씩 늘여나갔다. 그렇게 10두 20두 늘여 100두가 되었고 어느덧 230두를 가진 대농이 되었다. 남효기 회장은 “100두가 되기 전까지는 빚도 많이 졌다.”며 “사료 값은 매일 들어가지만 수익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논농사를 지어 얻은 수익과 과수원에서 나는 수익을 모두 한우에 쏟아 부으며 힘들 시절을 보냈다고 소화했다. 한우로 수익을 보기 시작한 것은 100두를 운영하고 부터다. 남효기 회장은 한우 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귀농·귀촌인들에게 “이 업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우산업은 지구력과 끈기가 요구되는 산업.
영덕의 한우 농가는 200가구다. 한우 협회에 가입한 농가는 50두 이상의 한우를 운영하는 농가들로 80여 가구가 된다. 영덕은 조사료와 볏짚 수급이 관내에서 모두 이루어져 한우 산업을 하기가 좋다. 미세먼지 없는 청정한 지역에서 자란 조사료와 볏짚을 먹여 건강한 한우로 성장시킬 수 있다. 다만 브랜드 없이 개개인이 제각각 축협을 통해 공급하고 있어 영덕 농가들은 적잖은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몇 해 전 영덕 대게를 이용한 키토산 한우를 개발해 브랜드화를 꾀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남효기 회장은 “한우는 한 마리 출하하는데 최소 30개월이 소요된다. 브랜드화 화기 위해서는 여러 해 동안 검증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끈기와 지구력이 요구되는 축산업이다.”고 말했다.
식도락의 명소로 영덕을 키워내자.
영덕의 한우가 브랜드화 되면 대게 축제와 같은 크고 작은 행사시에도 영덕을 방문한 소비자들에게 좋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의 한우를 직거래로 거래할 수 있어 보다 더 다양하고 폭넓은 소비층을 형성할 수 있다. 영덕축제를 찾은 소비자는 대게를 먹으러 왔지만 삼시세끼 대게를 먹지는 않는다. 대게를 먹으러 온 여행객들에게 맛있는 한우도 맛 볼 수 있게 한다면 영덕은 식도락을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새롭게 거듭날 것이다.
한우를 브랜드 화 하려면 공급량도 일정하게 나와야 한다. 남효기 회장은 군 소속의 놀고 있는 토지들을 한우농가에 임대해 주고 축사 기반만 갖추어지면 두 수를 늘리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또 옥수수와 같은 조사료를 농사짓는 어려운 농가에 지원혜택을 주어서 소에게도 좋은 사료가 올 수 있도록 선순환시스템이 잘 갖추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보호 위해 퇴비 수거용 집하장 시급...
영덕 한우 농가들에게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분뇨(퇴비)를 처리하는 집하장이다. 한우를 적게 키우는 소농들은 자체적으로 분뇨를 퇴비로 소비하고 있지만 100두 이상의 대농에서 나오는 분뇨는 그 양이 많아 자체적으로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남효기 회장은 “퇴비를 모을 수 있는 집하장이 필요하지만 비용적인 부분 때문에 누구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군의 지원을 요구했다.
작지만 강한 단체 만들어야
3년의 협회장 임기를 끝낸 남효기 회장은 “지난 3년간 영덕을 실질적으로 청정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구제역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전 농가 백신접종과 소독, 울타리 사업 등을 완료 했다.”고 자평했다.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산다. 남효기 회장은 협회원들에게는 “작지만 강한 단체를 만들자”며 “영덕의 한우 산업을 위해 하나로 똘똘 뭉쳐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영덕의 한우 산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언젠가 대게와 함께 영덕을 빛낼 영덕 한우도 기대해 봄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