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마디 대화만으로도 넘치는 에너지와 남다른 분위기로 주변의 공기를 변화시키는 사람들이 있다. 군위군 농업기술센터 윤현태 소장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2019년 1월 취임하자마자 자신의 사무실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했다. 창문을 이중창으로 바꿔 냉난방 연료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온 것. “책상, 사무실 등 작은 변화로부터 시작해야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다. 지역 농업기술센터로는 최초로 농업인 애로사항을 상담하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인 ‘도란도란 카페’를 오픈하고 무료로 커피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진보적인 자세로 변화를 시도하면서도 그 중심에는 항상 농업인들의 편의를 우선시하는 윤현태 소장의 철학에 감명 받았던 인터뷰였다.
첨단농업기술 보급에 앞장서 :
드론 농업, 유용미생물 배양소 활용
윤현태 소장은 미래농업 100년을 내다보면서 다양한 새 기술 보급사업과 첨단농업기술 보급에도 매진하고 있다. 특히 농촌인구 감소 및 고령화에 대비해 ‘드론 농업’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 ‘금년에는 드론을 이용한 벼 직파재배 파종을 하였으며 드론 자격증 취득을 위한 농업인대학 드론전문반 개설 운영 하였다.
윤현태 소장은 “앞으로도 벼농사뿐만 아니라 사료 작물 재배, 병충해 방제에도 드론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교육을 진행해 드론 자격증을 취득한 분들도 계신 만큼, 그 분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 농촌의 부족한 일손을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 한다”고 전했다.
밭작물의 기계화율을 높이는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벼농사는 기계화율이 98% 이상 인데 반해, 밭농사는 여전히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 많은 만큼 그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군위군은 또한 2016년 농촌지도 생산기반 조성사업으로 농업기술센터 부지 내에 '유용미생물 배양소'를 완공했다. 여기에서 연간 60톤 이상의 미생물을 생산 보급 하고 있다. 올 하반기 생산하여 공급 계획인 미생물은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특허균주로 무상실시 계약을 맺고 군위군 특화작목에 실증시험하고 있다. 윤현태 소장은 “국내 최고의 미생물 배양센터라는 자부심이 있다. 미생물 활용으로 작물을 생산성 및 상품성을 향상시킴으로서 노동력 절감을 통한 소득과 부가가치 상승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군위군이 추진하는진행하는 통합신공항이 올 것을 대비하여 농업 부분에서도 준비하고 있다. 항공산업에 맞는 푸드, 친환경 먹거리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지역특성을 살려 도시근교 농업으로 다양하고 신선한 먹거리,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여 도시에 공급하는 시스템 구축을 통해 농가소득을 증대 시키고자 한다.
오로지 농업인들의 편의와 수익 증대를 위해 : 농기계 임대, 지속적 교육
군위군에서는 농업인들이 필요로 하는 농기계를 임대 농기계로 구입해 임대해 주고 있다. 농기계 구입부담을 줄여 경영비를 절감하고 농촌의 부족한 일손을 해소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물론 대부분의 센터에서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군위군 농업기술센터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 2016년부터 전국 최초로 민간 차량 운송업체와 의 계약을 통해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원하는 농기계를 운반해 주는 농기계 택배 시스템까지 갖춘 것.
윤현태 소장은 “노약자나 차가 없는 분들은 크기가 큰 농기구를 임대 후 가져가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어왔다. 전국 최초로 민간 운송업체와의 연계를 통해 다른 지역보다 더 저렴하게 임대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농기계 임대 시 농기계 도로 주행에 따른 안전사고를 예방 하고, 운반의 불편을 해소 해 줌으로써 농가에게도 이익이 되고, 지방자치단체로서도 예산도 절감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자부했다. 이 혁신 덕분에 군위군 농업기술센터는 지난해 2억원의 상사업비도 받았다. 윤 소장은 이 상사업비도 농기계 구매에 사용해 또 다시 농업인들의 노동력과 소득증대를 위해 환원했다고 밝혔다.
농가 발전을 위해 그가 중시하는 것은 ‘교육’이다. “이제 농사라면 잘 아는 만큼 교육은 그만해도 되지 않겠나 하는 것은 교만한 자세라고 본다. 소득 3만 불 시대를 넘어 5만 불 시대까지 가려면 여기에서 안주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도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농업인 교육을 진행해 나갈 것이다”라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군위군만의 특화작목 육성, 6차 산업 활성화에도 힘써
윤현태 소장은 “오랫동안 군위군 농업은 대도시 근교농업을 지향하며 다품종 소량생산을 해 왔다. 시설 하우스 면적은 넓지만 여러 작목을 재배하다 보니 대표 농산물 부재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군위만의 특화작목 개발이 절실한 만큼 특화작목육성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것이 일반 마늘 크기의 3~4배나 되는 ‘웅녀마늘’이다. 웅녀마늘은 우리나라 고유의 마을로 아린 맛이 적고 마늘냄새가 적으며 맛이 부드럽다. 윤현태 소장은 “이미 기술 개발은 완료하고 효능을 검증하고 있는 단계다. 올해는 군위만의 특산품인 웅녀마늘로 분말, 식초 등을 만들고 일본에 수출도 시도해 보고자 한다.”고 전했다.
32,000㎡에 이르는 과학영농실증시범포는 이런 시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실증시범포는 새로운 품종, 연구소에서 개발한 품종 등을 시험적으로 재배해 보며 지역적응성이 맞는지 확인하는 시험대다. 앞서 말한 웅녀마늘재배, 밭작물 기계화, 미생물 활용 등 모든 것을 시험해 보는 터전이 되고 있다.
군위만의 최고 품질의 농산물을 만들어 6차 산업을 활성화 하는 것도 또 하나의 목표다. 그러면서도 “성공한 농가를 따라 천편일률적으로 몰려들면 수요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후발 주자들은 피해를 받을 수 있다. 10%정도만 집중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농가가 개별적으로 생산, 유통, 개발 모두 하기는 힘든 만큼 몇몇 농가가 6차 산업에 종사하고 주변 농가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구매 가공판매하는 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면 서로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윤현태 소장이 시행해 온 작은 변화, 이미 결과를 낸 시도, 미래를 향한 비전, 농업인을 위한 새로운 생각들은 인터뷰 내내 끝없이 이어졌다. 그는 “소득이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농법을 고집하는 농가를 직접 방문해서 진지하게 설득한 결과 새로운 작목전환을 통해 성공하고, 소득을 올려나가는 농가들이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농입인들에게 이런 새로운 농법을 제안 했을 때 소장님을 믿고 받아들여보겠다고 했을 때, 그 제안 때문에 농가가 혜택을 얻게 되었을 때 얻는 성취감이 크다. 그것이 농업기술센터와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윤현태 소장은 “군위군 농업기술센터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여 다른 지역과 군위군을 차별화 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 농업인들과 같이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어 곧 성과가 날 것 같다”라며 한 농가, 두 농가로부터 시작해 농업 전체로 번져 나갈 변화를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