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갈수록 우리 아이들은 자연과 어우러질 기회가 줄어든다. 흙은 차가운 시멘트에 뒤덮이고, 푸른 하늘은 미세먼지로 뿌예지기 일쑤. 각박해지고 삭막해지는 삶 속에서 공부만 강요받고,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자연을 몸에 들이는 체험과 교육은 없을까 고민하게 된다. 그 고민의 해답을 제시하는 만경촌 농어촌인성학교를 찾아가봤다.
제 1호 인성학교로서, 인성교육의 모델이 되어갈 것
의성에 위치한 만경촌 농어촌인성학교는 의성군 내 1호 인성학교다. 농어촌마을권역에서 현장체험, 학습시설 및 프로그램 등을 통해 청소년들의 인성교육을 운영 중이다. 학생들이 미래를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꿈을 꿀 수 있도록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한 미래직업체험, 리더십교육 등의 인성 프로그램 등이 돋보인다. 숙박, 교육장, 운동장, 수영장, 바비큐장이 완비되어 있어 단체 연수, 교육,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언제라도 이용할 수 있다.
만경촌의 남유승 대표는 “2015년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됐습니다. 세계최초로 인성교육을 법으로 정한 나라일 정도로 우리사회 인성이 무너진 것이 확인되었다는 반증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질 있는 인성강사로부터 다양한 형식으로 인성교육을 받음으로써 주입식 교육과는 다른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기대했다. 이를 바탕으로 의성군은 인성교육의 중심지로서 제대로 된 교육의 발자취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것.
“시대가 바뀌면 교육도 바뀝니다. 만경촌은 자체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구미의 인성진흥원과 연계 해 검증된 인적 자원의 강사를 초빙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의 교육을 받는 동안은 아이들이 산만했다면, 이 교육은 아이들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집중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 모습을 봅니다.” 놀이로 신 직업을 알아보고 나의 강점이 어떤 미래 직업과 어울릴지 확인해 보는 ‘창의직업체험’,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을 이해하고 체험해 보는 ‘4차 산업혁명체험’ 외에도 미술치료, 꽃차만들기, 전통놀이 한국을 통한 놀이 워크숍 등 만경촌에서 경험할 수 있는 교육은 다양했다. 당일체험뿐만 아니라 1박 2일 동안 이뤄지는 과정으로 하나하나가 알차다.
남유승 대표는 가까운 시일 내에 농촌 유학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미 검증된 훌륭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갖춘 만큼 도시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반항하는 학생들을 초청해 교육을 시행하는 것이다. 이미 경북대와 MOU를 체결하고 적극적으로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의성군 학교에서 정규 과정을 배우고 방과 후에는 만경촌에 와서 토끼 키우고 닭도 키우며 자연과 친해지고,농사짓는 법도 배우면서 숙박을 한다면 다른 사람으로 변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폐교 리모델링, 농산어촌개발단위종합정비사업 선정 통해 완성
만경촌은 배경에 있는 ‘만경산’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해발 499m의 낮은 산이지만, 올라보면 360도 전체적으로 조망이 가능하다. 만 가지 경치를 볼 수 있는 것처럼 만경촌 농어촌인성학교는 만 가지 배움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만경촌은 지역 내 분교를 활용한 공간이다. 폐교 소식을 듣고 졸업생 동문들과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출자를 해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구매한 것. 리모델링을 해서 지역 주민들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장으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시작부터 쉽지는 않았다. “정부 지원 권역 사업에 도전했지만 1차에서는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지역 내에서 주먹구구식으로 도전했기 때문이었죠. 2차에는 컨설팅 업체와 MOU를 체결해 다시 도전해 당선되었습니다.” 2009년 일반 농산어촌개발단위종합정비사업에 선정된 이래 5년동안 본관 건물을 하나씩, 숙박동 하나씩 건물 다 들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폐교를 활용한 지역 권역 사업은 전국에 450개 정도 분포되어 있다. 남유승 대표는 근처에 큰 관광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시설과 프로그램으로 랭킹 50위 안에 들 정도로 인기가 좋다며 자부심을 표현했다. “보통 제주, 설악, 지리 등 관광지가 있는 곳이 인기가 많습니다. 그에 비해 만경촌은 조그마한 폐교지만 혼을 담았다고 자신합니다. 우리만의 전략으로 대구의 교회, 천주교, 대학 등을 집중 공략하고 있지요”
또한 다른 권역사업지에서는 마을마다 부대시설을 따로 운영하는 시스템이 많다. 다양한 체험을 원한다면 분산되어 있는 마을을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것이다. 반면 만경촌은 근방의 4개 마을이 함께 협력해 모든 것을 함께 즐길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남유승 대표는 “수영장, 축구장, 족구장 등 부대시설을 모두 갖춰 이런 시설을 갖춘 곳이 없을 것이라 자부합니다. 수영장도 지하 청정수를 끌어와 사용하기 때문에 깨끗하고 인기가 좋습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