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가득 채운 달콤한 양봉, 그 이유는...” 양봉협회 강일진 지부장

“영덕 가득 채운 달콤한 양봉, 그 이유는...” 양봉협회 강일진 지부장

관리…


- 영덕군에만 양봉 농가 지속적으로 증가추세

- 천혜의 자연환경과 현대화사업, 강한 여왕벌 공급이 비결

- 이상기후, 온난화는 극복해야 할 벽


영덕 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양봉에 종사하는 인구가 많은 편이다. 한국양봉협회에 등록된 전체 회원은 영덕군에만 268농가에 이르고 등록되지 않은 농가까지 더하면 약 300농가 이상이 양봉에 종사한다. 영덕 양봉 농가의 권익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강일진 지부장을 만나 그 이유를 들어봤다. 강일진 지부장은 본인도 벌써 22년째 양봉에 종사하며, 400군 규모를 키우고 있는 전문가다.

강일진 지부장은 “영덕 지역에는 1개면에 매년 양봉을 시작하는 가구가 10가구 이상 된다”며 “양봉은 특히 초기 투입자본이 적은 반면 거둘 수 있는 수익은 높아 기대효과가 높기 때문에 타 지역에서 영덕으로 유입되거나 은퇴하는 인구 중에 양봉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수분 함유량 적은 자연 그대로의 꿀 공급 

영덕 지역에 꿀의 달콤함이 가득한 이유는 아카시아나무가 잘 자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까닭이 크다. 양봉사업 역시 우천 등 자연조건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 기후 조건도 좋은 편이다. 강일진 지부장은 영덕의 꿀은 수분 함유량이 적어 묽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꿀을 찾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쉽다고 말한다. 그는 “단상꿀은 1년에 5만 마리 꿀벌을 이용해 3일 만에 유밀 하는데 수분함량이 18%~22% 정도이고 계상꿀은 18% 미만이다. 자연 그대로 좋은 꿀이 나온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영천 지역만 하더라도 아침 10시까지 서리가 있어 수분 함량이 19%이하로 뜨기 힘들 정도다. 그럴 경우는 정제 과정을 거쳐 시판해야 한다는 애로 사항이 있다”고 말한다. 

더불어 영덕 지역은 양봉협회의 노력으로 양봉시설 현대화사업과 풍부한 밀원 확보, 강한 여왕벌 공급에도 성공했다. 강일진 지부장은 “최근에는 장비나 시설이 기계화 되어 자동급수기로 급수가 가능하고, 자동 센서로 시간 지정도 가능해 양봉의 대량화가 가능해 졌다”고 말한다. 

특히 강일진 지부장은 강한 여왕벌을 만들어 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좋은 여왕벌의 조건은 산란율이 높아 봄에 알을 많이 낳고, 채밀량이 높으며 수명도 긴 것을 말한다. 그래야 꿀 생산량이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일진 지부장은 아무리 좋은 종이라 해도 외국, 외부에서 유입된 것은 기후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수명이 2년 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매년  이 지역에서 좋은 벌을 만들어 내는데 집중한다. 예를 들면 자신이 키우는 400군 중에 여러 가지 능력을 체크해 좋은 통을 3마리 정도만 표시해 놓아, 그 통에서 후손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꿀벌들이 채밀하는 밀원식물을 많이 심고 가꾸는 등 기반조성 사업을 착실히 한 것도 풍작을 거두는데 크게 기여했다. 


지역사회 봉사하며 영덕 꿀 널리 홍보

양봉농가의 소득증대와 양봉산물 고품질 향상에 앞장서 온 강일진 지부장의 공도 크다. 3년 임기를 마쳤지만 2기째 연임이 되었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지부장 회의를 하고, 회장단은 1년에 10번 정도 회의를 진행하며 사업 전반에 대해 토의를 해서 읍면별로 좋은 약품을 공유한다. 특권 등은 내려놓고, 투명하고 공평하게 토론의 결과를 집행해 단합이 잘된다고 자부한다. 강일진 지부장 취임 이래 영덕에 여성부를 조직하기도 했다. 

그는 양봉산업의 발전을 위해 지역 사회에 봉사하며 영덕 꿀을 널리 홍보하고, 군과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지원을 이끌어 내고 있다. 직접 영덕군 소득창출 순위를 확인해 보고 소득은 6위쯤 되나, 정부보조를 받는 수준은 12위에 머무르는 것을 확인하고 강력하게 목소리를 내어 더 큰 지원을 이뤄낸 것 역시 강일진 지부장이었다. 

강일진 지부장은 “매년 12월 31일 경북 해돋이 타종행사에는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온다. 이때마다 매번 꿀차 행사를 통해 시식을 진행한다. 하루 8,000잔 정도를 제공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한다. 그 외에 대게 축제와 같은 지역 사회의 행사에도 빠지지 않고 꿀차를 지급하며 홍보를 하고 있다. 4일 정도 축제 기간에 그냥 소비되는 꿀의 양이 1드럼 반 정도일 정도로 많지만 지역사회에 봉사한다는 일념으로 도민, 군민들의 행사에 빠지지 않고 앞장서고 있다. 이런 봉사를 통해 양봉인들 사업에 지원도 더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계산도 있었던 셈이다. 


이상기온, 온난화는 양봉산업에 위험요소

강일진 지부장은 그러나 현재 양봉산업은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더 큰 노력을 펼쳐 나갈 것을 다짐한다. 이상기온, 온난화로 인해 아카시아 꽃 개화시기가 전국적으로 비슷해 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꽃의 개화시기가 전국적으로 달라 지역마다 이동하며 7회 정도 수확할 수 있었다면 전국적으로 개화시기가 같아져 버리면 과거에 비해 절반 정도밖에 꿀을 수확할 수 없으리라는 예측이다. 그는 현재는 25일 꿀을 딸 수 있는데, 미래에는 15일 20일도 채취가 힘들지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봄철 이상저온, 폭염, 잦은 강우로 인한 벌꿀 생산량 저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워낙 심한 폭염과 이상기후로 지난해에 비해 40% 정도로 수확량도 감소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꿀벌의 보호증식을 위해 애쓰는 것 역시 강일진 지부장의 일이다. 지난해 우리 벌을 잡아먹는 외국 품종인 등검은말벌로 인해 어려움이 있을 때였다. 등검은말벌은 강력한 독성과 공격성으로 자연과 인간에게 피해를 주고 자연생태계를 교란시켜 이른바 꿀벌 사냥꾼으로 불리는 품종이다. 강일진 지부장은 농업기술센터와의 협력을 통해 말벌 포획 사업을 진행하고, 포획 기계, 약품 등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도 많은 지원을 이끌어 내며 위기를 극복해 왔다. 


꿀은 특히 입에서 입으로 품질에 대한 소문이 퍼져 구매가 이뤄지는 경향이 큰 농산물이다. 강일진 지부장에 따르면 70%정도는 직거래로 바로 판매 되며 매년 찾는 사람도, 양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영덕의 자연환경과 기술 개발, 양봉산업 발전을 위한 노력 등 강일진 지부장의 모든 설명을 듣고 나자 영덕이 달콤한 꿀로 널리 사랑받는 이유가 납득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