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A 세계 챔피언 김봉준 밀양에 떳다.

WBA 세계 챔피언 김봉준 밀양에 떳다.

신승…

WBAWorld Boxing Association의 약자로 세계권투(복싱)협회를 말한다. 1921NBA(미국권투협회)를 전신으로 발달한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지닌 권투협회다. 밀양 김봉준 체육관의 김봉준 관장은 복싱의 가장 큰 호황기였던 1980년대 WBA세계챔피언의 타이틀을 거머쥐며 한국 복싱의 한 획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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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밀양시 내이동에 위치한 김봉준 체육관에는 1989416일 세계복싱협회(WBA)미니멈 급 챔피언 5차 방어까지 성공한 김봉준 선수가 있다. 전설의 복서가 밀양에서 직접 제자들을 양성하고 있다.

 

김봉준 선수는 전남 완도군 출신으로 1983년 프로 복서로 데뷔해 19931114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통산 전적 3724310패의 기록(KO10)을 가지고 있다. 그랬던 그가 은퇴 후 복싱 계에서 돌연히 사라졌다. 친구였던 최희용 선수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이겼다고 확신했던 자신의 판단과 달리 판정패를 받아 스포츠계의 부정함을 느끼고 복싱에 대한 전의를 완전히 상실해 등을 돌리고 만 것이다.(이 부분은 지금도 여전히 최희용 선수와 만날 때마다 옥신각신 한다고 한다.)

 

김봉준 선수가 밀양에 정착한 것은 22년 전이다. 누이동생이 이곳에서 가계를 차린 것이 인연이 됐다. 그러나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오랜 시간 마음속 깊숙이 숨겨두었던 복싱에 대한 불씨를 그대로 잠재울 수는 없었나 보다. 결국 지난해 김봉준 체육관을 오픈하며 다시 복싱에 대한 열정을 태우기 시작했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관장으로써 말이다. 체육관이 오픈하고 역대 쟁쟁했던 챔피언들이 이곳을 찾았다. 권투계의 히어로로 불린 장정구 선수, 마지막 경기를 펼쳤던 최희용 선수 그리고 최강일 프로 선수 등이다. 이들은 권투의 전성기를 함께 누렸던 김봉준 선수의 재기를 축하하며 끈끈한 유대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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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준 관장... “자신을 지키고 올바른 인성을 키우는 스포츠

단 한 방으로 가격을 가하는 복싱은 주먹도 주먹이지만 상대를 제압하는 눈빛부터가 달라야 한다. 단 한 순간 적의 약점을 파고들기 위해서는 상대의 눈을 통해 상대의 생각을 읽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민첩함은 복싱의 기본이다. 이렇게 말하면 혹시 싸움꾼, 깡패를 키우는 것이 아니냐 하겠지만 무림의 진정한 고수들은 불의에 더 주먹을 쥐게 된다. 김봉준 관장도 제자들을 양성하고 있지만 자신을 방어하고 이웃을 도울 줄 아는 바른 인성을 가진 무인을 키우는 것이지 깡패를 키우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해 문을 열고 벌써 두 번의 대회를 치렀다. 참가 때마다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김봉준 관장은 제자의 트로피 획득이 그 옛날 자신이 받았던 영광의 트로피를 떠올리게 했다며 큰 기쁨과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또 스포츠계의 비리와 부정함을 뼈저리게 느낀 장본인이기 때문에 제자들만큼은 그 어떤 부정함도 받지 않도록 눈에 불을 켜고 협회의 활동을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젊은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상실케 하는 스포츠계의 부정함과 비리는 선배들인 우리가 퇴치해야 한다며 이를 보고도 그냥 넘어간다면 진정한 무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다이어트... 최단시간 최고의 체중감량

최근 복싱은 다이어트 열풍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어떤 스포츠보다 최단시간 최고의 체중감량을 이룰 수 있어서다. 또 복싱이 남성의 전유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몇 해 전 배우 이시영의 복서 데뷔는 많은 여성들에게 복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기도 했다.

 

김봉준 체육관에도 이러한 요구에 다이어트 반을 개설했다. 최근 비만이 3대 질병중 하나로 꼽히며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자 의학계에서는 살을 빼야 한다고 권고하지만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들은 안다. 살을 뺀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때문에 비싼 값을 치르고 다이어트 약에 의존하기도 하지만 요요현상이 더 큰 피해를 가져온다. 이렇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최단기간 최소비용으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복싱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복싱이 살을 빼기 가장 좋은 이유는 복싱의 기본자세에 스텝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양 팔을 올려 주먹을 얼굴 앞에서 놓고 빠르게 치고 가져오는 팔 동작()과 함께 상대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공격의 타이밍을 결정토록 하는 스텝은 단 몇 분 만으로도 온 몸에 땀을 배출시킨다. 게다가 어퍼와 훅과 같은 동작은 상체의 근육을 골고루 흔들어 깨워 군살제거에도 좋다. 체육관 프로그램만 잘 따라와도 한 달에 최소 3kg에서 3개월이면 10kg도 감량할 수 있다.

 

김봉준 체육관에서는 초등학생부터 50대 중 후반의 성인 반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 있다. 호신술로서의 자기방어는 기본이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자신감을 고취시키고 가장 건강하고 가장 효과적인 자세의 복싱을 전수하고 있다. 세계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에 부끄럽지 않도록 김봉준 관장은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밀양시민의 건강을 책임지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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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방과 후 수업에 복싱 권장

김봉준 관장은 최근 학생들이 공부 위주로 생활하다보니 늘 앉아만 있고 놀이나 운동에 참여하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학교 수업이나 방과 후 수업에 복싱이 들어간다면 보다 건강한 다이어트와 함께 활기차고 건전한 청소년 문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도민체육대회에 참가해 밀양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며 지난 경남복싱대회에 출전하며 유니폼 가슴에 밀양마크를 붙였던 일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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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딱 하나 소원이 있다면 밀양시에 선수 반을 양성하는 학교가 생기는 것이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밀양에 복싱선수를 키우는 학교가 있었지만 부진한 성적 탓에 해체된 것 같다며 선수를 키워도 가까운 곳에 진학시키지 못하고 타지로 보내야 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밀양시에서 키운 선수가 밀양시를 대표할 수 있도록 선수를 양성하는 학교가 생기기를 그는 간절히 희망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