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맛, 관광용이 아닌, 진정 지역민이 먹는 전통 꿩요리 제주 메밀꽃차롱 고형훈 대표

제주도의 맛, 관광용이 아닌, 진정 지역민이 먹는 전통 꿩요리 제주 메밀꽃차롱 고형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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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연동에 자리하고 있는 식당 메밀꽃차롱의 외견은 일견 잘 나가는 카페의 모습을 닮았다. 하지만 의외로 그 주력 메뉴는 상당히 토속적이기 그지없는 꿩과 메밀요리다. 바로 이 신이한 만남이 궁금해진 기자가 묻자 제주 메밀꽃차롱의 고형훈대표는 “최근 관광객들이 제주도민의 이야기, 스토리가 담긴 소울 푸드를 더욱 선호하는 추세”라며 “오로지 관광객들만 소비하고 관광객들을 위해서 존재했던 관광음식은 제주도 외식업계에서 이 이상 운신의 폭이 넓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관광객들은 여행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핵심은 제주도민을 위한, 제주도민에 의한 음식!

여행만 하는 관광은 이제 지났다. 제주 메밀꽃차롱 고형훈 대표는 그래서 더욱, 제주도의 스토리와 생태를 잘 반영한 요리, 다시 말해 제주도민을 위한 음식이 앞으로의 관광을 이끌어갈 역군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고대표의 말이다. “제주도 외식업계에서 가장 흔한 업종은 누가 뭐래도 돼지고기와 회, 그러니까 갈치요리가 되겠죠.” 그의 말에 따르면, 이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요리라 경쟁력이 없다고 했다. “사실 돼지구이나 갈치요리 이런 것은 육지에서도 틈만 나면 쉽게 맛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이에 대응해 제주도 외식업계는 ’제주흑돼지‘와 ’임금님께 진상하던 명물 갈치‘라는 이야기를 담아 팔고 있다. 처음에는 가히 그 효과가 좋았다고 고대표는 회고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라고 했다. 왜냐하면 너도나도 돼지구이 가게와 갈치구이 가게를 열기 때문. 다시 말해서 조금만 시장에 변화가 와도 금방 휩쓸려가기 좋다는 것이 그가 말한 가장 큰 이유였다.


“이런 경우 아주 크게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맛이 가게의 흥망을 좌우하는 게 아니라, 가게의 입지나 규모, 주차장 등 이런 부분이 더 영업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지요.”


완전경쟁시장을 깨고 나만의 시장을 형성하라

경제학에 비유하자면 이른바 완전경쟁시장에 직면한 가련한 소기업의 꼴과 비슷하다. 스스로 특화된 ‘무기’가 없는 상황, 그리고 이는 다른 경쟁자들도 마찬가지지만, 여기에는 ‘규모의 경제’라는 고전적인 필승공식이 있다. 결국 음식의 맛은 어느 집을 가나 비슷할 수밖에 없으니 관광객, 즉 손님이 고려할 수 있는 건 이러한 외적인 요인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꿩요리는 할 수 있는 사람이 일단 적은 편입니다. 진입장벽이 있는 것이죠.” 진입장벽의 존재는 간혹 이점이 된다는 것이 제주 메밀꽃차롱 고대표의 의견이다. 다시 말해 누구나 이 일에 도전하기 힘들다는 뜻이기 때문. 여기에 메밀과 꿩요리는 제주도 전통음식이라는 스토리도 가지고 있으니 외식업으로는 더할 나위 없다고 그는 부연했다.

이러한 고대표의 전략은 주효했다. JTBC 유명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이 다녀간 것을 필두로 제주관광공사에서 시행하고 세계적인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셰프 에드워드권이 선정하는 ‘제주고메위크’의 맛집 타이틀까지 거머쥔 것이다.

특히나 까다롭기로 유명한 제주고메위크 맛집의 선정기준인 맛과 위생, 그리고 원재료의 신선함을 모두 인정받았다는 것이 특히 주목할 만 하다. 오픈한 지 이제 3년차, 제주에 있는 꿩 사육 농가와 연계해 매일 신선한 꿩을 공급받는다는 제주 메밀꽃차롱, 신선한 제주 토종 꿩과 메밀이라는 재료에 사모님의 손맛이 더해지니, 그 맛, 분명 참으로 일품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