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주도는 다른 시도에 비해서 이 실버산업에 일찍 눈을 뜬 편입니다.” 제주도 서호요양원 윤세찬 원장의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도에 비해서 서호요양원의 처지는 한결 나은 편이라고 그는 부연했다. 여기에는 과거와 달라진 요즘의 ‘인식’도 한 몫했다는 것이 윤원장의 의견이다. “과거에는 무조건 가족이 어르신을 모셔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시설에서 전문적으로 어르신을 케어해드리는 게 결코 나쁜 길이 아니란 인식이 늘어났다는 것이 윤원장의 설명이다. 때문에 최근에 많이 선택하시고 있다는 시설로의 요양. 다만 여기에도 시설에 따라 편차가 심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제주도 서호요양원 윤세찬원장은 강조했다. “저희처럼 한 원장이(원장의 임기가 보장된 시설의 경우처럼)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곳이면 모를까, 원장이 자주 교체되는 곳 같은 경우는 시설의 비전도 제시할 수 없어 서비스 질도 당연 떨어집니다.” 또한 직원들 역시 적극적으로 업무에 나서려 하지 않는다고. 이에 대해 “그 피해는 어르신들이 보시는 것”이라며 윤원장은 부연했다. 그렇다면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차이는 무엇이 있을까? 이에 대해 윤원장은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요양병원은 약물치료 중심이며 그 외에 다른 케어가 거의 전무합니다, 요양원은 그런 치료보호보다는 총체적인 케어를 도와드리는 곳이죠.”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보호자들이 ‘잘’ 생각해야 한다고 윤원장은 강조했다. 이른바 어르신께서 여생을 어떻게 보내실 수 있게 할지는 자식으로서 당연히 무시해서는 안 될 마지막 예의라는 것. 다만 요양원 역시 상주하는 촉탁의사가 있기 때문에 웬만한 질병은 다 현장에서 처치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시고, 어르신께서 중대한 질병을 갖고 계신 경우에는 병원을 추천 드린다고-삭제. 이와 관련해 무엇보다 다행스러운 것은 아직 한국의 경우 어르신에 대한, 부모님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는 편이라고 제주도 서호요양원 0원장은 부연했다. “한국은 여전히 가족들이 어르신을 뵙기 위해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우 중요한 지점이지요.” 물론 제주도 서호요양원에 계신 82명의 어르신들 중 가족이 찾아오지 않는 경우는 없다고 윤세찬원장은 강조했다.
어르신의 초반 적응을 돕는 것도 중요
그러나 아무리 좋은 요양원이라 하더라도 처음부터 어르신께서 마냥 편하실 수는 없다고 제주도 서호요양원 윤세찬원장은 설명했다. 그가 말했다. “가령 어르신이 집에 계셨다 시설로 오시는 것 자체가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무엇보다도 설령 치매를 앓고 계신 어르신이라 하더라도 늘 함께 했던 가족이나 집에 대한 애정을 기본적으로 다 갖고 계신다고 윤원장은 부연했다. “그건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때문에 시설에 오시게 되면 어르신께서는 일주일 정도 굉장히 적응하기 어려워하신다고 그는 전했다. “문 입구에서 가족을 기다리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럴 때마다 참 안타깝지요.” 무엇보다도 이 경우 어르신의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드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때문에 제주도 서호요양원의 경우 전문 상담사가 어르신을 모시고 이야기를 들어 드리면서 마음을 풀어 드린다고 윤원장은 덧붙였다.
이런 윤세찬원장에게 어르신을 모시면서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냐고 기자가 묻자, 그가 답했다. “사실 제일 큰 것은 낙상사고입니다. 한순간에 넘어지시기 때문입니다.” 아차, 하는 순간에 어르신께서 크게 다치시는 것이 바로 이런 낙상사고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서호요양원의 경우 방마다 CCTV가 다 설치되어 있다고 그는 귀띔했다. “바로 체크할 수 있게끔, 보호사 선생님들 계시는 데스크 앞에도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어르신을 모시는데 있어서 결코 허투루 낭비하는 공간이 없다고 윤원장은 강조했다. 또한 요양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대부분 소속 복지사가 기획한다고. 그만큼 복지사가 하는 일이 많은데 그런 반면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는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라고 윤원장은 토로했다. 특히 능력 있는(삭제) 복지사의 경우 요양시설에 오지 않으려 하는 문제도 있다고. “장애인시설 쪽이 더 높은 급여와 훨씬 나은 근로여건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복지사들에게 있어 요양시설은 평생근속을 하는 곳이 아닌, 잠시 머물다 가는 곳으로 인식되어 있다고 그는 아쉬움을 표했다. 서호요양원에는 요양보호사가 32명 정도, 전체 직원은 촉탁의사 포함해서 52명 정도 있으며, 이들 52명의 직원들이 함께 힘을 모아 82분의 어르신을 모시고 있다고 윤원장은 말했다. 또한 지역 내에서 서호요양원의 시설이나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에 대해 입소문이 나 있다는 사실도 곁들였다. “지금은 시설들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걸 아셔야 해요.” 이렇게 운을 뗀 다음, 제주도 서호요양원 윤원장이 말을 보탰다. “장기요양이 되면서 관리감독이며 평가 기준이 많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입니다. 예산 집행 관련해서 좀 달라진 부분도 있고요.” 과거에는 시설 쪽에 지방자치단체 후원 재단 사업비라고 해서 지역구 의원들이 지자체에 요청을 해주시면 재량껏 시설 보수유지에 필요한 예산을 받을 수 있었다고 그는 전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 제도가 없어졌다는 것. 때문에 일선 기관이 직접 이야기해서 보조를 받아야 하는 실정이라고. 그런데 문제는 이 지원 제도 자체가 종량제라는 점이다. “일단 한 번(3년간 삼천만원을) 도에서 보조를 받게 되면 그 금액이 많건 적건(삭제) 향후 3년간은 어떤 지원 사업에도 응모할 수 없게 됩니다.” 가령 서호요양원의 경우에도 2년 전에 보조를 받은 이력이 있어 오히려 그 사실 때문에 당장 시설이 처한 어려운 점을 개선하기 위한 어떠한 지원도 신청하지 못한다고 윤원장은 하소연했다. “통상 지출되는 관리비의 80%는 인건비입니다. 기실 수입에 비해 과한 비용을 이 부분에 쓰는 셈이죠.” 때문에 나머지 20% 잔여분만으로 시설을 운영해야 하는데 그게 ‘참’ 힘들다고. 그냥저냥 운영할 수는 있지만 시설 보수를 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여전히 잔존해 있는 어려움, 더욱 절실한 도움
서호요양원이 처한 어려움은 그뿐만이 아니다. 이른바 장기요양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별로 좋지 못한 것도 하나의 커다란 문제라고 윤원장은 지적했다. “대다수 일반인들은 장기요양에 대해 잘 알지 못하십니다. 절차도 제도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아요.” 그저 요양원이 있다는 건 알지만, 어떻게 가야 하는지 등을 잘 모른다고 그는 강조했다. 때문에 노인성질환과 같은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요양원에 가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아니라는 것. “실질적으로 오시면 안 됩니다. 바로 오실 수가 없어요.” 이를테면 입소하기 위한 과정이나 절차가 있으며, 그 첫 걸음은 우선 공단에 요양등급(추가) 신청부터 하는 것이라고. 신청 후 15일 이내로 등급판정위원회가 조사를 나와서 그 내용을 바탕으로(30일 이내로 공단직원이 조사를 하고, 등급판정위원회에서) 판정을 내리는 절차 때문에 한 달여 정도 요양원에 들어오기 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홍보가 절실하다.
또한 직원들 급여 역시 현재 상당 부분 현실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윤원장은 한숨을 뱉었다. “수고에 대한 보답에 있어 가장 좋은 것이 무엇보다도 임금이 아니겠습니까.” 가령 금년에 최저임금이 상당부분 올랐는데 정작 수가는 6.7%(9.87%)밖에 오르지 않았다고 그는 아쉬움을 표했다. “수가가 16%는 올라야 시설 운영과 최저임금을 맞춰주는 게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번 개편안에서 종래 요양보호사에게 나오던 보조금까지 수가에 포함되어 여러모로 재정적으로 더욱 어려워졌다고.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말하며 윤원장은 말을 맺었다.
어르신을 더욱 잘 모시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은 현실. 그 가운데 제주도 서호요양원은 오늘도 52명의 직원들과 함께 분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