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사람이 사는 공간은 반드시 아름다워야 한다 제주 만병초영농조합 김봉찬 대표

제주도에서 사람이 사는 공간은 반드시 아름다워야 한다 제주 만병초영농조합 김봉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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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정원수인 만병초는 우리나라에도 일부 자생하고 있는 참으로 기묘한 식물이다, 기묘하다는 뜻은, 만병초가 지닌 그 특색에서 비롯된다. 제주 만병초영농조합 김봉찬 대표의 말이다. “우리나라 정원수의 대부분이 겨울에 매우 취약합니다. 상록이면서 꽃이 좋은 나무가 드뭅니다, 동백을 제외하면….” 그런데 만병초의 경우 푸르른 가운데 한편으로 아름다운 꽃을 마주 틔우는, 정말 매력적인 식물이라고 김대표는 부연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인 조경수를 한 번 가꾸어보자는 일념 하에서 그는 지금의 제주 만병초영농조합을 만들었다.


만병초, 제주도 정원수의 희망이 되다

그렇다면 김봉찬 대표는 대관절 어떻게 이 만병초를 국내에 들여올 생각을 했던 것일까? 이에 대해 기자가 묻자 그는 쑥스럽다는 듯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제가 맨 처음은 아니고, 70년도에 (있었던) 천리포 수목원의 원장님 내외가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들여오셨습니다.” 당시엔 작황이 그리 좋지 못했다고 하지만, 김대표는 제주도에서 그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부연했다.

김대표의 말에 따르면 그 연결고리란 다름 아닌 ‘한라산’이다. 이곳에만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식물의 반 이상이 존재한다며 김대표는 ‘진정한 보물창고’라고 부연했다. “일반적으로 해풍을 이기기 위해 제주도의 식물은 대부분 왜성종으로 자랍니다.” 이렇게 운을 뗀 다음, 김봉찬 대표는 이 왜성종이 정원수로 최고의 상품가치가 있다며 힘주어 말했다. “제주도산 팽나무가 굳이 서울로 올라가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바로 왜성종이기 때문이라는 것. 사람이 손을 보지 않아도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있기 때문에 인정받는, 그 제주도만의 DNA가 이곳의 모든 식물에 다 적용된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소중한 자원의 보고를 정작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면하고 있다며 김대표는 시름했다. 

“먹는 게 아니면 농사로 인정이 되지 않는 현 실정이 정말 문제입니다.” 제주 만병초영농조합 김 대표의 말이다. “지금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종자를 빼다가 특허를 내서 세계적으로 한 해에 몇 천억씩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이어졌다.  

“앞으로는 먹는 것에 연연하는 게 아니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정원이 강세가 될 것입니다.” 가령 지금 서울이며 전국 각지에서 정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김봉찬 대표는 강조했다. 하물며 관에서도 나서고 있다는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자연과 한데 어우러진 진정한 명품 제주를 위해

그렇다면 앞으로 도시, 미래의 정원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한 김봉찬 대표의 생각은 한결 같다. “사람이 보기에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생명을 어우러지는 일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죠.”라고 말하며 그는 또한 이렇게 말했다. 

“장미와 다른 풀들이 더불어 어우러질 수 있게끔 하는 게 과학이고 예술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종의 다양성을 지키면서 가꾸는 정원은 바로 일련의 융합 예술인 것이지요.”

하지만 애석하게도 한국은 아직도 정원에 관해서는 불모지에 가깝다며 김봉찬 대표는 아쉬움을 표했다. “하이라인 파크는 서울로와 완전히 다릅니다.” 이렇게 한마디 표한 다음, 그는 그 차이를 ‘인공적으로 외부의 것을 심은 것’과 ‘그 땅에 자라나고 있던 생물들에 사람이 보기 좋은 ‘질서’를 부여하여 가꾸어 놓은 것‘의 차이라고 이야기했다. 김 대표 가 말했다.

“다른 생명들 간에 조화는 하이라인 파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이 되어 뉴욕의 황량한 콘크리트 벌판에 촉촉한 자연을 선사했습니다. 그건 궁극의 결정체다. 실제 하이라인 파크는 잠 좁은 곳인데 넓어 보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가 아닐까요?”

하지만 한국은 이런 분야에 대해서 아직도 수박 겉핥기만 하고 있다는 것이 김대표의 의견이다. “사회적으로 아직 정원에 대한 인식이나 소양이 (제로에 가깝기)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가령 정원의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연과 사람의 공간이 어우러지는 그 순간이 중요한 것인데  다들 이 중요한 진리를 (모른다며) 소홀히 하고 있다며 김 대표는 쓰게 웃었다.

이러한 김대표는 최근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정원에 대해 모르는 한국 사람들에게 진정 정원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려주자는 취지다.

 “페이스북에 ‘자연에서 공부하는 정원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자연이 지닌 자유분방함을 정교하게 따라 질서를 빚는 작업을 함께 해나가려고 하고 있죠. 분기별로 페이스북의 공간을 통해 뜻이 있는 전문가와 학생, 일반인을 60명 정도 모아서 1박 2일 동안 각지를 돌아다닙니다.”

그야말로 이를 통해 정원 문화의 붐을 일으키고 싶다는 김봉찬 대표, 이외에도 ‘제주에서 공부하는 정원 모임’을 만들어 서귀포에 사는 일반인들 위주로 (정원에 모여) 한 달에 한 번 세미나를 열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김대표가 이렇게까지 나서는 이유는 명료하다. 사람 사는 곳이 멋져야 세계적인 명품 도시가 된다는 평소의 신념 때문이다. 그가 말했다.


“제주도가 세계적인 관광지로서 자연이 있지만 사람이 사는 곳이 점점 흉측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진정 자연이 어우러진 거리로 도시를 디자인해야 합니다. 세계적인 전시회를 열 정도의 품격 있는 도시, 문을 여는 순간 거리의 모든 것이 축제인 세상이 오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관광지로서 제주도의 트렌드는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자연과 하나 된 진정한 명품 도시의 미래, 제주를 사랑하는 김봉찬 대표의 꿈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