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초 중고차 수출 100만 불을 달성했던 장학수 대표는 페루의 후지모리 대통령의 ‘중고차 수입금지’조치에 부도를 맞게 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내가 암에 걸렸다. 장학수 대표는 서울 이대 목통에서 투병을 하는 아내를 간병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보은군에 내려와 부친이 물려준 산에서 벌을 키웠다. 서울에 있는 아내에게 갔다 내려오면 벌들이 죽어있었다. 오래토록 방치했으니 그럴 만 했다. 다시 벌을 샀다. 아내를 간병하는 5년 4개월 동안 벌이 죽고, 사고를 반복했다. 남들은 벌이 죽으면 포기할 만도 하다는데, 장학수 대표는 죽으면 사고 죽으면 사고를 수없이 반복했다. 그는 “아마 나만큼 벌을 많이 사본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그날을 회상했다.
장학수 대표는 2011년경 본격적으로 양봉에 뛰어들었고 양봉은 하는 내내 양봉산업의 많은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를 시정하고 개선하기 위해 보은군수를 찾아가 건의했더니 “개인에게 지원을 해주지는 못하지만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오면 지원을 해줄 수 있다”는 답변을 얻었다. 장학수 대표는 ‘까짓 조합하나 못 만들겠나.’ 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7, 80대 고령의 양봉농가 어르신들이 판로를 걱정하면서도 영농조합법인에는 가입하지는 않겠다는 것이었다. 각자가 벌을 키우는 방법이 달랐고 뜻도 달랐다. 법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인원이 모집되어야 하는데 조금도 미치지 못했다.
사회적 기업으로써의 양봉협동조합 기대
그렇게 유명무실해질 뻔 했던 계획이 지난해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보은군수가 만든 보은양봉학교 1기들이 졸업하며 장학수대표의 뜻에 동참하고자 하는 젊은 양봉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양봉협동조합’을 만들어 사회적목적과 영업활동을 함께하는 ‘사회적기업’으로써의 양봉조합을 세우고자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창출하며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 무궁무진한 양봉산업의 발전을 기대케 한다.
현재 양봉농가에서 만들어지는 꿀은 2.4리터 용기가 가장 대표적이다. 장학수 대표는 이 용기를 커피스틱과 같은 1회용으로 만들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꿀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커피에 꿀을 타서 먹는 것도 신선한 생각이다. 장 대표는 “꿀을 커피에 타서 먹으면 그 맛을 잊지 못할 것이다.”며 “단순히 꿀물을 타먹고 요리 재료로 쓰는 정도의 획일적인 레시피 외에 독창적이고 획기적인 맛을 내는 꿀의 변신도 필요하다.”고 했다. “양봉협동조합이 만들어지면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해 질 것이다.”고 확신했다.
양봉협동조합 현물출자 가능
양봉협동조합을 세우기 위해서는 출자가 필요한데, 농협의 초창기처럼 현물투자도 받겠다고 했다. 돈 대신 벌을 투자하라는 것이다. 장학수 대표는 “벌을 투자받으면 그 벌을 분양시켜 조합의 자금을 마련할 것이다.”고 했다. “벌을 분양 받겠다는 사람들은 항상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크게 어려울 것이 없다.”고 했다. “이렇게 자금이 만들어 지면 벌통을 늘리고 가장 벌을 잘 키우는 양봉인들로 구성해 최상의 벌을 양육하고, 판로를 개척해 수익이 나면 출자금에 비례해 분배하는 형태로 나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또 “양봉학교를 설립해 양봉인을 양성하고 새로운 설비시설이 들어서 생산라인을 갖추게 되면 지역 일자리 창출도 자연스럽게 생기게 된다.”고 밝혔다. 비 양봉인도 가입이 가능하다. 새롭게 투자할 곳을 찾고 있다면 보은군의 양봉협동조합에 관심을 가져 봐도 좋을 듯하다. 장학수 대표는 보은군이 우리나라의 가장 중심에 자리하고 있어 접근성이 좋다며 지리적 장점을 강조했다.
양봉협동조합을 통해 꿀이 생산되면 새로운 브랜드를 걸고 판매가 될 것이다. 장학수 대표는 다소 이익이 남지 않더라도 홈쇼핑을 통해 브랜드를 홍보하고 출자금의 형편에 따라 판매·판촉도 함께 진행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또 보은군의 축제를 통해 꿀 시음회와 대형티비 홍보영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보은의 새로운 특산품이 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사업가 였던 장학수 대표의 마케팅 기술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일손을 덜 수 있는 기발한 벌통 특허 출원 중
양봉의 노동은 고되다. 벌통이 많으면 많을수록 분주히 움직여야 한다. 추우면 월동준비를 해야 하고 더우면 장마와 일조량을 신경 써야 했다. 최근에는 최저임금상승으로 인력을 내보내고 혼자서 작업하는 양봉인들이 늘고 있다. 장학수 대표는 이러한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해 한 번에 월동도 하고 더위도 이겨낼 수 있는 획기적인 벌통을 만들고 있었다. 이미 완성단계에 와 있다. 다만 특허를 신청하면 인증이 나오기 전 까지 8개월이 소요된다. 장학수 대표는 특허신청 후 인증을 받아야 하는 그 기간에 특허 신청 상품을 보호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있다면 올 3월부터라도 당장에 생산라인을 가동시켜 벌통 제작에 들어갈 것이다.”고 밝혔다.
장학수 대표가 고안한 벌통은 겨울철 벌들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일일이 벌통을 열었다 닫았다를 할 필요가 없고 여름철 장마기간에 비가 많이 오더라도 벌통에 물이 찼나 안찼나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물과 화분떡도 쉽게 넣어줄 수 있고 난방과 통풍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벌통은 중국이 가장 발달되어 있지만 아직 이러한 벌통은 본적이 없다. 보통 벌통 하나가 3만5,000원 인데 장학수 대표는 사향기까지 갖춰 4만 원에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성비가 좋다. 이 벌통이 특허인증을 받고 출시하게 되면 많은 양봉인들의 바쁜 손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학수 대표는 최근 양봉에 관한 모든 기술과 노하우 그리고 허니팜의 대표직을 장녀 장수경씨에게 넘겼다. 장수경 대표는 보은군에서 양성한 양봉학교 1기 출신이다. 장 대표는 부친의 뜻을 이어받아 양봉산업의 한 획을 긋고자 한다며 군수님의 든든한 지원을 부탁했다.
“양봉학교 1기 출신들과 마음에 맞는 양봉인들이 뜻을 함께 하고 있다. 양봉협동조합을 설립해 양봉농가에 소득을 줄 수 있는 조직체가 되고 보은군이 양봉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장학수, 장수경 부녀의 계획대로라면 새로운 비전으로 한 단계 발전하는 양봉산업이 그려진다. 많은 양봉농가들이 안정적인 농가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농가의 편에서 힘이 되는 조합이 결성되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