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박사 하면 파브르를 떠올리지만 찰스 다윈도 어릴 적 곤충을 좋아하는 소년이었다. 곤충은 아이들에게 관찰 능력을 키우며 시각과 촉각을 자극해 두뇌를 발달시킨다. 푸른 자연에서 보호색을 띠고 있는 곤충을 찾아내는 아이들의 시력은 광활한 대지에서 생활하는 몽고인들의 시력과 맞먹기도 한다. 손 안의 컴퓨터라고 하는 스마트 폰에 아이들의 시선을 빼앗기고 있다면 곤충 한 마리를 집안에 들여놔 보자. 먹이를 주고 키우며 관찰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스마트 폰과의 전쟁도 줄어들 것이다. 서천군 마서면에서 곤충영농조합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서완식 대표는 “곤충을 키우면 집중력이 향상되고 자연과 친해지며 정서상으로도 아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말했다.
곤충 사업, 미래 핵심 사업으로 잠재력 높이 평가.
서천곤충영농조합법인은 지난 2011년 5명의 조합원으로 설립되었다. 모두 곤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서완식 대표는 곤충의 미래 가치를 높이 평가해 알고 지내던 고향 지인들과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를 인터넷으로 판매하고 있고, 학교와 교제상에 학습 교제로 납품하고 있으며 주말 과 휴일에는 국립생태원에서 판매하고 있다. 곤충 한 마리부터 암수가 함께 들어간 세트 구성까지 다양한 옵션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살아있는 생물을 택배로 보내야 하기에 포장은 정성스러워야 한다. 한 마리 한 마리 따로 담아 먹이 와 함께 보낸다. 추운 겨울에는 얼지 말라고 따뜻한 핫 팩도 넣어준다. 장수풍뎅이는 1마리당 5,000원, 사슴벌레는 8,000원~1만 원 선이다. 크기에 따라 가격차가 생긴다. 세트 구매 시에는 먹이와 톳밥, 놀이목, 사육장, 그리고 암수 까지 모두 해서 2만원 내외이다. 성충이 된 곤충들은 보통 3개월~4개월이면 수명을 다한다. 때문에 암수를 함께 구입하면 알을 낳기도 해 애벌레부터 번데기, 성충이 되는 과정을 모두 관찰할 수 있다. 서완식 대표는 곤충을 처음 볼 때는 거부감을 가지는분도 있는데 사육하다 보면 곤충들도 무척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어른들 보다 아이들이 곤충을 더 좋아하는 이유다.
서천 일대 곤충 타운 건설 계획
곤충사업은 눈앞의 이익보다 멋 훗날을 보고 하는 사업이다. 그렇다 보니 당장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 돈을 벌기 위해서 라기 보다 곤충을 좋아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사업이다. 서완식 대표는 “곤충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고 학교에서도 곤충의 한살이에 대해 배우다 보니 큰 수익은 없지만 생활 할 수 있을 정도는 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좀 더 적극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현재 서천 일대에 가공 공장을 짓고 있는데, 그 공장이 완공되면 가공 식품 생산과 함께 체험 교실도 열고 주변의 볼거리 등 마을과 연계해 새로운 곤충 타운으로 꾸밀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대체육, 식용곤충
곤충은 차세대 먹거리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작년 전 세계 육류 소비량이 3억 톤, UN식량농업기구는 2050년이면 육류 소비량이 4억 5,000만 톤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러한 흐름에 최근 대체육이 빠른 속도로 시장을 파고들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식물성 콩고기, 실험실 배양육 그리고 식용곤충이다. 식물성 콩고기는 말 그대로 콩을 이용해 고기 맛을 낸 것. 최근 한 햄버거 회사가 콩고기 패티를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배양육은 실제 고기에서 추출한 세포를 배양해 고기와 똑 같은 맛을 내지만 제조비가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다.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대체육은 바로 식용 곤충이다. 가축에 비해 사육면적이 적고 토지이용률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100평 정도의 사육시설에서 연간 10t을 생산할 수 있다. 또 한 마리가 수백 개의 알을 낳아 번식력도 좋다. 물과, 사료 등 자원사용량이 적고 지구 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량도 적다. 조류독감, 아프리카 열병과 같은 전염병으로 부터도 안전하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2015년 60억 원이 규모를 보였던 곤충시장은 몇 년 새 1,000억 원대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식용곤충, 분말로 가공해 먹기 좋게 만든다.
서완식 대표는 “현재 국내 등록된 식용곤충은 7종이다.”며 “2014년 벼메뚜기와 누에. 백강잠이 등록되었고 2016년에는 갈색거저리 유충, 쌍별귀뚜라미,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장수풍뎅이 유충이 추가되었다.”고 설명했다. 식용곤충은 고단백질로 암환자들을 위한 식단으로 특히 주목받고 있다. 회복기의 환자들에 식용곤충을 복용시켰더니 회복속도가 일반 환자식 보다 월등히 빨랐다고 해 의료계에도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최근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에서는 혈전(혈관 속 피가 굳어 생긴 덩어리)을 치유하는 물질인 ‘인돌 알칼로이드’가 추출돼 혈액 순환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은 식용곤충에 대한 혐오감이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서완식 대표는 “먹기 좋은 형태로 가공해서 다양한 아이템을 개발 중이다.”고 말했다. “매주 주말이면 외주 가공업체에 일부 시범적으로 가공한 곤충 식품을 국립생태원에서 판매 하고 있는데, 거부감 없이 호기심을 가지고 사먹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서완식 대표는 “아직은 곤충사업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욕심 부리지 않고 꾸준히 이 일을 발전시켜 나간다면 곧 빅 아이템으로 빛을 보게 될 것이다.”고 확신했다. “그 때를 위해 부지런히 개발하고 연구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곤충 타운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미래 식량의 보고로 불리며 다양한 곳에서 식용곤충을 개발 연구 하고 있는 가운데, 언젠가는 곤충이라는 말만 들어도 입에서 군침을 흘리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멸치를 먹고, 닭발을 뜯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곤충을 오물거리는 날도 오지 않을까. 고단백의 영양이 필요한 환자들은 물론 21세기 질병이라는 비만을 잡는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크게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