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를 찾아 보령으로 떠나다... ‘만세보령무화과’

무화과를 찾아 보령으로 떠나다... ‘만세보령무화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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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농업기술원 품목농업인연구회 보령시무화과연구회 정광호 회장


꽃이 없다하여 이름붙인 무화과, 무화과 나무를 보면 입과 열매만 보여 마치 꽃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열매가 바로 꽃이라고 한다. 수술과 암술이 열매 속에서 꽃을 피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일 뿐이다. 

오묘한 매력을 발산하는 무화과는 그 달달함이 끝이 없다고 하는데, 좀처럼 시중에서 찾을 길이 없다. 귀하게 만나는 무화과는 대부분 건말랭이로 귀한 손님을 대접하는 술상에서 간혹 모습을 드러내곤 한다. 

그런데 그 이유를 알았다. 무화과는 과피가 연해 쉽게 물러지다 보니 생과로 장기간 보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1년에 한철 재배되어 출하되는 즉시 판매가 이루어지고 남은 것은 대부분 건조나 가공을 통해 잼과 즙, 건말랭이로 만들어 판매되고 있었다. 귀하디귀한 과일이 아닐 수 없다. 


GAP인증은 보령의 자긍심

무화과의 맛을 보려면 무화과를 찾아 떠나야 한다. 충남보령시에 가면 무농약으로 농사짓는 무화과농장이 있다. 한해 이곳 농장에서 2톤~3톤의 무화과가 생산된다. 충남농업기술원 품목농업인연구회 보령시무화과연구회(이하‘보령시무화과연구회’) 소속 15명의 회원들이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 ISO인증을 받으며 무농약으로 무화과를 재배, 생산하고 있다. 


농산물품질관리법 제 6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 11조 제 5항에 따르면 GAP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2년에 한 번씩 잔류 농약 검사를 받는데, 토양, 물, 열매 등 주변 환경을 모두 검사해서 조금이라도 이상이 나오면 그 즉시 취소 처리되는 것이 GAP인증이다. 보령시무과화연구회 정광호 회장은 15명의 회원들이 두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만나 친목을 다지는데, 이 자리에서 친환경 재배 노하우를 공유하고 GAP인증에 대한 보령의 자긍심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보령의 무화과는 모두 비닐하우스에서 서해의 해풍을 맞으며 병해충을 이겨 내며 재배되고 있었다. 정광호 회장은 “무화과는 껍질째 먹는 과일이기 때문에 농약을 칠 수 없는 과일”이라며 “비닐하우스에서 온도, 수분조절을 해 가며 병·해충을 이겨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령에서 출하하는 무화과는 일부 과일 상회쪽으로 유통되는데, 상회에서 “과육에 수분이 너무 많다.”던가, “당도가 떨어진다”는 말을 들으면 바로 시정해 수분을 줄여 당도를 끌어올린다. 즉 무화과 고유의 맛을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애를 쓴다는 것이다. 

무화과 재배 시기는 그 해의 기온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령에서는 빠르면 8월부터 늦으면 12월까지 노지에서 재배하는 무화과들 보다 비교적 재배기간이 긴 편이었다. 생과를 먹으려면 이 시기에 보령을 찾아야겠다고 하니 택배 배송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보령시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가능하고 전화로도 농장에 주문하면 생과일을 가정에서 직접 받아볼 수 있다. 


정광호 회장은 “빨리 먹어야하는 과육이기 때문에 4kg이상의 대량보다 1kg~2kg 정도의 소규모 배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번 맛보면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매년 찾는 단골들이 있다고 한다. 때문에 보령의 무화과는 대부분 출하 즉시 개인과 상회 등으로 판매되고 있다. 보령 관내에서는 농협 하나로 마트와 로컬 푸드 매장에서 무화과를 만날 수 있다. 


보령의 무화과 브랜드 ‘만세보령무화과’

보령에서 판매되는 무화과는 모두 ‘만세보령무화과’라는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 택배포장은 생과가 무르지 않도록 포장되어 배송된다. 정광호 회장은 소비자들이 무화과를 좀 더 가까이, 친근하게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올 가을에는 대천해수욕장 해변에서 무화과 시식회를 가져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젊은 세대들일수록 무화과를 먹어본 이들이 드물기 때문이다. 

생과 판매가 끝나고 남은 과육은 건조하거나 잼과 과즙으로 가공된다. 보령시에서 가공공장을 운영하게 되면 시에 위탁해 잼과 즙을 만들어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다. 정광호 회장은 국비를 받아 농가에서 가공공장을 짓는 것 보다 시에 위탁하는 것이 농민으로서는 한결 수월한 방법이라며 시의 가공 공장 완공을 학수고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잎은 동백 같고 열매는 십자 비슷하다. 이름을 물은 즉 무화과라 한다. 열매가 모두 두 개씩 나란히, 꼭지는 잇대어 달리었고, 꽃 없이 열매를 맺기 때문에 그렇게 지은 것이라 한다.’ 박지원의 –열하일기 中에서-


시중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과일이지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태초부터 재배했던 과일이 무화과다. 성경의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나 벗은 몸을 가릴 때 쓴 것이 바로 무화과 나뭇잎이고 그리스의 서사시로 호메로스의 모험담을 그린 <오디세이>에도 무화과가 언급된 것으로 보아 기원전 700년경에도 무화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14세기경에 무화과를 가로수로 심었다 전해오고, 우리나라에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처음 본 과육으로 무화과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무화과 효능... 위를 튼튼하게 하고 장을 맑게 하다

무화과의 효능은 동의보감은 물론이고 중국의 본초강목에도 소개되어 있다. 한방에서 무화과 열매는 비를 보해 위를 튼튼하게 하고 장을 맑게 하여 대변을 통하게 하고 열기를 식히고 열로 인해 고갈된 진액을 회복시켜 옹저(종기의 총칭)나 상차가 부은 것을 삭아 없어지게 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한다. 때문에 소화불량, 식욕부진, 인후통, 변비, 장염, 이질, 치질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무화과 잎은 혈압강화에 좋고 뿌리는 관절통, 근육통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무화과는 단백질 분해 효소인 피신이 풍부해 육류와 함께 먹으면 좋다고 한다.   

 

입맛이 떨어지는 여름이 가고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오면 보령의 무화과를 찾아 식도락여행을 계획해 봄은 어떨까. 위와 장을 보해주는 무화과로 입맛도 찾고 보령의 따스한 가을 해변에서 느긋한 칠링 여행을 즐겨보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