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하기 쉽고, 수확량 많은 신(新)품종 개발에 앞장서다 서산시 쌀 연구회 석명진 회장

재배하기 쉽고, 수확량 많은 신(新)품종 개발에 앞장서다 서산시 쌀 연구회 석명진 회장

관리…


·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 충청남도지사 표창, 농촌진흥청장상, 해미농협 조합장 표창, 서산시장 표창, 농업벤처대학 대상 수상

· 농민 편의 위해 곡식건조기, 항공방제(공동방제) 가장 절실.

· 농협은 농민의, 농민에 의한, 농민을 위한 기구다.


서산의 친 환경 쌀을 뜸부기 쌀이라고 부른다. 뜸부기는 한국과 중국 동남아를 오가는 철새로 여름철에 한국을 찾아오는데 오염된 논에서는 살지 못하는 자연친화적인 새다. 이러한 이유로 서산시는 서산에서 재배되는 모든 친환경 농법 쌀에 뜸부기라는 브랜드를 붙였다. 더운 여름 뜸부기와 함께 자란 친환경 쌀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서산에는 전국 농지 면적 3위를 자랑하는 광활한 천수만 간척지가 있다. 1980년부터 얕은 바다를 메워 갯벌을 농경지로 바꾼 것이다. 방조제가 건설되며 간원호와 부남호라는 두 개의 대규모 담수호가 함께 만들어져 농사를 짓기에 안성맞춤이 되었다. 이곳에서는 삼광이라는 품종의 벼가 생산된다. 


지난해 농업기술센터는 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삼광벼를 장려하며 삼광벼 재배 농가에 40kg당 지자체 2,000원 농협에서 2,000원 총4,000원의 지원금을 전달했다. 서산 쌀 연구회 석명진 회장은 이 부분에 대해 “농가 지원금을 조금 더 올려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천수만 간척지는 농사짓기에 더 없이 좋은 환경을 가진 것은 맞지만 해풍이 있기 때문에 해풍에 쓰러지지 않는 키 작은 품종의 벼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삼광벼는 품종은 좋지만 바람이 강하게 불면 쓰러지는 경우가 많아 천수만 농가에는 손실이 크다”고 전했다. 또 “이삭이 풍성해야 하는데 타 품종에 비해 수확량이 적은 편”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농민의 수고를 덜고 농가에 힘이 되는 품종을 새롭게 개발해야 한다.”며 신품종 개발에 대한 강한 갈망을 표시했다. 


석 회장은 곡물건조기의 필요성도 설파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는 전국 농경지 인근에 미곡종합처리장(Rice Processing Complex, 이하 RPC)이 있다. RPC는 곡물 반입부터 선별, 계량, 품질검사, 건조, 저장, 도정을 거처 출하까지 전 과정을 처리하는 시설이다. 1991년 충남 당진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대되었다. 서산 해미에서는 농가들이 콤바인을 이용해 벼를 수확하고 나면 운산 RPC로 모이는데 시기가 겹치다 보니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벼를 실어다 주는 용달차의 운임비만 추가로 지불하게 돼 농민의 주머니 사정만 헛헛해 진다고 털어놓았다. 모값에 콤바인비, 운반비, 비료비 등등 주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말이다. “곡물건조기가 생기면 여러모로 수월해 질 것이다.”고 밝혔다. 또 1년에 한번은 먹노린재와 같은 해충을 소멸하고 이삭을 여물게 하기 위해 작물보호제도 뿌려줘야 하는데 형편이 안 돼 못하는 농가들이 많다고 했다. 석 회장은 농민의 짐을 덜기 위해 ‘항공방제(공동방제: 드론 등을 이용해 공동으로 방제하는 작업)’도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밀묘재배... 

노동력 감소 기대

인건비 절약 차원에서 정부에서는 직파재배를 제안하고 있지만 사실 직파재배에서 발전한 것이 이양재배다. 직파재배는 논에 직접 씨앗을 뿌리는 재배법이고 이양재배는 모판에 모를 심어 옮기는, 현재 운용되고 있는 재배법이다. 


정부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직파재배를 강조하지만 생산량을 따지면 직파보다 이양재배가 좋다. 종이 박스에 물건을 마구마구 담으면 빈 공간이 생겨 많이 담지 못한다. 종이 박스에 차곡차곡 물건을 담으면 보다 많이 담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또 직파는 이양보다 잡초도 많이 생긴다. 석 회장은 “최근에는 밀묘재배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200평에 모판 하나가 20개가 들어간다면 밀묘재배는 12개만 들어가면 된다고 했다. 처음에는 듬성듬성 해 보이던 논도 한 달 후가 되면 꽉 차는 것을 보게 된다며 모판이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노동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중앙회도 최근 밀묘재배를 도입해 시범운영하고 있다. 


쌀 소비 촉진 운동... 적극적인 가공식품 개발과 홍보 필요

몇 해 전 서산시는 쌀 소비 촉진 운동의 일환으로 서산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을 상대로 가래떡 나눠주기 행사를 했다. 석 회장은 취지는 좋았으나 1회성으로 그친 것이 아쉽다며 홍보는 일정기간 반복적으로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쌀로 만든 다양한 가공품을 만들어 외국 수출길에 올랐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멀리 보지 말고 가까운 곳부터 공략하기를 주문했다. 


“지역의 노인정에 가면 어르신들이 많은데 그곳에 쌀로 만든 면과 주전부리를 제공하며 쌀에 대한 이미지를 심어나가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쌀은 밀보다 소화력이 좋다. 소화력이 약한 어르신들이 먹고 좋으면 입소문이 나게 되어 있다”며 가까운 곳부터 퍼질 수 있는 입소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몇 해 전 농업기반공사에서 양수장을 건설하며 간척지 주변의 물을 판단착오로 퍼냈는데 이것이 문제가 되어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은 사건이 있었다. 물을 다 파내고 공사를 했는데 그 해에 비가 오지 않아 문제가 된 것이다. 간척지는 기본적으로 땅에 염분이 있어 짠데. 물로 희석을 못해 당시에 쌀이 엉망이 되었던 적이 있다. 정부에서도 품질부적합판정을 받아 공공비축미로도 판매되지 못했다. 


석 회장은 손해배상을 위해 세종시 정부청사까지 찾아가 시위에 앞장섰으나 정부로부터 아무런 보상을 받아내지 못했다. 사료용으로라도 사달라고 애원했지만 거절당했다. 석회장은 농민이 무너졌던 해였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농협의 주인은 농민이다.

“농협의 주인은 농민이다. 농협은 최초 조합의 형태로 농민들이 모여 만든 기구이기 때문이다.” 석 회장은 “최근 농협이 금융 사업을 확장하며 은행과 같은 하나의 기업으로 변질되고 있지만 근본은 협동조합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농민의, 농민에 의한, 농민을 위한 기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라도 농민들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줄 것을 당부했다. 


석 회장은 농업회사(주)서해만 대표,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 현장 명예연구과, KonTV충남방송 운영이사, 해미면 청소년 지도위원, 서산시 농촌지도자 해미면 회장, 해미농협 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2017년에는 충남을 빛낸 인물로 선정되었고,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 충청남도지사 표창, 해미농협 조합장 표창, 서산시장 표창, 농촌지흥청장상, 농업벤처대학 대상을 수상했다. 

농민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 일하고 있는 서산 쌀 연구회 석명진 회장, 그가 추구하는 진취적인 행보들이 2019년에는 모두 실현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