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함 하나로 전통의 맛을 이어가는 서산명가주조 서산막걸리 박홍래 대표

정직함 하나로 전통의 맛을 이어가는 서산명가주조 서산막걸리 박홍래 대표

관리…


· 고두밥을 이용한 전통막걸리...가벼운 청량감, 진하고 깊은 맛 느껴져.

· 편의점에 지역특산물 입점할 수 없어... 법적 근거 마련해야.

· 방부제 없는 유일무이한 발효주는 와인이 아닌 막걸리.


서산의 자랑이 있다. 고두밥을 이용해 전통기법으로 정성스럽게 빚어낸 서산막걸리다. 고두밥을 이용한 전통제조방식은 가공용쌀을 이용한 막걸리 보다 노동과 시간이 더 많이 투자되고 연료도 더 많이 소비된다. 때문에 많은 막걸리 제조사들이 고두밥보다 가공용쌀을 선호한다. 서산명가주조 서산막걸리의 박홍래 대표는 쉽게 가는 길보다 어려워도 제대로 가는 길을 택했다. 쟁쟁한 주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색깔이 있어야 했고 박 대표는 전통방식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소상공인은 광고와 홍보측면에서 대기업을 따라갈 수 없다. 박 대표는 제대로 된 막걸리를 만들어 입소문이 퍼지길 기다렸다. 명가주조의 매출은 해마다 성장했고 올해도 기분 좋은 출발을 기록했다. 박 대표의 판단이 적중한 것이다. 


지역 편의점에 지역 특산품 판매 불가. 대책 필요

최근 가까운 편의점에서 서산막걸리를 쉽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단골 소비자들의 불만이 접수되고 있다. 박 대표는 서울 본사에서 관리하는 체인점 형태의 편의점에는 점주들이 넣고 싶어도 넣을 수 없는 구조라며 지역 특산물인 만큼 그 지역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법례화 해주면 소비자도 선택의 폭을 넓히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농협 하나로 마트, 로컬 푸드 직매장 등에 입점 되고 있고 지역 음식점에 납품되고 있다. 서산시는 박 대표에게 지원금을 약속 할 테니 생산라인을 늘리라고 제안하지만 박 대표는 “그렇게 확장해도 더 판매할 곳이 없다”며 판매 시장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방부제 필요 없는 자연의 발효주

가공용쌀을 이용한 막걸리는 사이다 맛이 난다. 깊고 풍부하다기 보다 짜릿하고 시원한 맛이다. 고두밥을 쪄서 만든 서산막걸리는 가벼운 청량감에 깊고 진한 맛을 낸다. 서산 막걸리는 저온숙성방식으로 1년내내 냉동기를 돌려 타 막걸리 보다 하루 더 숙성시키는 것이 또 다른 특징이다. 때문에 20일이라는 유통기한 동안 한결같은 맛을 자랑한다. 한번 마셔본 사람들은 이 맛에 감탄해 막걸리 애주가가 된다. 타지에서 서산막걸리를 그리워하는 이들도 있다. 일부러 서산을 찾기도 한다. 

보통 발효주라고 하면 와인을 최고 좋은 술로 평가한다. 영양가 많은 달콤한 포도를 오크통에 넣어 발효시킨 와인은 분명 훌륭한 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또 방부제가 들어가는  술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우리 한국의 막걸리야 말로 방부제가 필요 없는 발효주”라며 “매일 조금씩 먹으면 몸에 이로운 약주가 된다.”고 했다. 위장병으로 고생하던 박 대표는 아침마다 나오는 첫 막걸리를 한 두 모금 시음하는데 막걸리를 마신 후로는 위장병이 사라졌다고 했다. 

막걸리를 마시고 머리가 아프다는 사람들이 있다.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가 6도로 비교적 낮지만 대접에 마시기 때문에 소주보다 더 벌컥벌컥 마시는 경우가 많다. 막걸리 한 잔은 소주 세 잔과 같아 취기는 떠 빨리 올라온다. 때문에 너무 많이 마시면 두통이 생길 수 있다. 박 대표는 이 술 저 술 섞어 마시는 경우에도 머리가 아프다며 술은 적당히 마셔야 약주가 된다고 강조했다. 


소기업의 마케팅은 입소문이 최고... 정직함으로 고객을 만나다

명가주조는 2007년 서산 산동리에 ‘서산 6쪽 마늘나라 주식회사’로 마늘주를 생산하며 시작되었다. 중학교 때부터 어머니를 따라 담금주 만들기가 취미였던 박 대표는 취미를 살려 지역 특산품인 마늘주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일본에 수출을 할 정도로 매출이 좋았는데, 새로운 술들이 유행을 타며 약주는 사양의 길을 걷게 되었다. 박 대표는 2010년 2월 17일 현재의 자리로 이주해 막걸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노동이 몇 배로 늘어났지만 형제가 함께 하고 있어 힘든 줄 몰랐다. 하루에 3,000병의 막걸리가 생산된다. 처음 3년 동안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서울과 경기도에 대리점을 내기도 했지만 대기업의 경쟁구도에서 버틸 수가 없었다. 지역 술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 조차 발을 붙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한번 마신 사람들이 다시 찾는 막걸리가 되었고 이러한 입소문은 금세 퍼지기 시작해 최근 5년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박 대표는 이 기세를 몰아 2019년에는 30%의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박 대표는 “막걸리는 다른 술보다 제조과정이 더 힘들고 까다롭다.”며 “우리의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막걸리를 기품 있게 마셔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산에 자리한 막걸리 제조장은 현재 모두 4곳이다. 박 대표는 막걸리 서산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박 대표를 제외하고 회원들은 모두 70대 이상의 고령자들이다. 변화되고 있는 세무 신고, 식약처 업무들이 연로한 어르신들에게는 복잡하다. 박 대표는 이러한 부분에서 타 양조장의 업무를 돕고 있다. 서산에서는 서로간의 알력이나 경쟁보다 협력하고 상생하는 분위기로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옛 방식을 고수한 전통소주 개발 예정

박 대표는 올해 안 에 옛 방식을 고수한 전통소주를 생산할 계획이다. 알코올 도수도 40도와 15도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하고 있다. 전반적인 윤곽은 그려 진 상태이고 이제 하나씩 추진하면 된다. 공장을 건설하고 연구 생산해, 여러 번의 시음과정을 거쳐야 한다. 제품화하기 까지는 수 십 개월이 더 걸리겠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가동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애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양조장은 서산 중심과 거리가 멀어 고객이 찾아오기가 불편한 부분이 있다. 새로 생기는 전통소주 양조장은 시내와 가까운 곳으로 부지를 선정해 동호회도 만들고 함께 개발해 나가려고 한다. 박 대표는 “전통기법이면서 동시에 명가주조만의 맛과 향을 낼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만들겠다.”는 포부를 남겼다. 전통소주 맛은 어떻게 발현이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