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지식농업으로 세계화에 도전하다... '증평군 농업기술센터' 탐방기

정보화 지식농업으로 세계화에 도전하다... '증평군 농업기술센터'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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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군 농업기술센터 김선호 소장


현재 국내 농업 실태를 살펴보면 구조적 측면에서 농림수산업이 국민총생산액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981~82년 평균(1985년 불변가격)17.4%에서 계속 감소하여 1992년에는 7.4%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농림수산업이 차지하는 경제활동 인구비율은 14.9%(1993년에는 16%)이며, 농림어업의경제성장률은 6%(1993년에는 2.4%)이고, 국가세출예산 중에서 농특회계를 포함한 농림수산부문 비율은 8.62% 정도로 보고된 바 있다.

첨단 기계화도 무색할 정도로 쇠퇴해가는 가운데 그나마 영농규모가 매우 영세하고 쌀을 중심으로 한 농작물의 재배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현실을 개탄하기 보다는 오히려 적극적인 정보화 지식농업으로 적은 면적 대비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는 증평군의 농업 현황을 증평군 농업기술센터 김선호 소장을 통해 진단해보았다.


특산품을 통해 경작지 대비 소정의 성과 이끌어내 

현재 증평군의 농협현황을 살펴보면 쌀, 과일, 원예 작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원예 작목이 특화된 것이 현재 증평군 농업 현황이다. 

특화 작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반 농가에서는 부추가. 전문 농가에서는 인삼이 대표적이다. 김선호 소장은 "증평군은 도시화에 영향을 받아 농지가 협소한 것이 현실이다. 전체 농경지는 다 합쳐서 2천ha에 불과하다"면서 "따라서 규모가 큰 특산품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소량이지만 제대로 된 특산품 경작을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김선호 소장이 언급한 제대로 된 특산품은 다름 아닌 부추다. 부추하면 증평군이 떠오를 정도로 이곳 부추는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대전 농수산물 공판장에 출하 되자 마자 도매상인들에게 가장 비싼 값에 팔릴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증평군의 부추는 농가에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투자 대비 부가가치가 높을 뿐더러 하우스 재배를 통해 안정된 생산기반을 바탕으로 농업에 전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삼 또한 증평군이 특화 상품으로 꾸준하게 개발하고 있는 종목이다. 과거에는 국가중앙정부 소속 인삼시험장이 증평에 있었으며 시험재배와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진 곳이 바로 증평군이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증평군은 토질과 기후 등이 인삼 재배에 적합한 지역이다"면서 "현재는 정부의 정책 등에 의해 주요 연구소가 이전해 관심도가 떨어졌지만 이와는 상관없이 증평군은 좋은 인삼을 꾸준하게 재배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현재 인삼의 생산량 역시 면적이 적어 상대적으로 타 생산지에 비해 많지는 않지만 인삼과 관련된 업은 산재해 있다. 농협 한삼인, 충북 인삼농협, 인삼직판장 등이 증평군에서 터를 잡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지원을 통해 부가가치 높은 경작물 정착

이렇게 증평군이 적은 면적이라는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부추와 인삼을 비롯 여타의 작물들이 재배되는 속속 소정의 결과물을 얻는 데는 증평군 농업기술센터의 고민과 노력이 있었다. 

증평군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증평인삼골축제와 증평 인삼관광 휴게소 운영 등을 통해 증평 인삼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는 활동을 꾸준하게 이어오고 있다. 또, 농업기계 임대 사업을 통해 고가의 농업기계 구입이 어려운 농가에 농기계를 임대함으로써 농기계 구입부담을 경감하고 농작업 기계화율을 제고하여 농촌 일손부족 해소 등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농기계를 다루지 못하는 고령의 농가를 위해 찾아가는 서비스를 통해 정기적으로 직접 방문하여 농계를 수리해주는 서비스와 귀농인에게 주먹구구식의 농경보다는 토질에 맞는 품종과 거름의 양 등을 정확한 데이터베이스에 의해 농경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가 최근 좋은 호흥을 얻은 바 있다. 


농가 지원 정책과 지리적 조건 활용, 귀농인구 유입 UP

앞서 밝힌 증평군 농업기술센터의 다양한 지원 정책은 수도권과 가깝다는 지리적 입지의 장점을 배경으로 귀농인구 유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소장은 "증평군은 농경지가 적다보니 땅값이 상대적으로 타지역에 비해 비싸다. 

처음 귀농을 하는 농가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요소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영농기술 지원과 자금 대출은 물론 특화 상품의 재배에서 판매까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필요한 것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증평군 농업기술센터의 고민과 노력은 귀농인구 유입 등을 배경으로 인구가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 수에 상관없이 전체적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대한민국의 농업 현실을 놓고 봤을 때 고무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걸음 한 걸음 거북이처럼 세계화의 길을 내딛다

증평군 농업기술센터 탐방이 진행이 되면서 한 가지 비전이 기자의 가슴에 저절로 스며들었다. 이렇게 좋은 토질에서 생산된 품종들이 왜 세계무대에 나서지 못할까라는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비전이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수출 경로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 소장은 의미 있는 침묵으로 응대했다. 하지만 우리는 김 소장의 침묵의 의미를 이미 짐작하고 있다. 침묵도 일종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김 소장의 침묵의 언어는 어느 날 증평군 부추와 인삼이 베트남 혹은 여타 지역으로 수출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우리에게 돌아올지도 모를일이다. 좋은 품종은 언제 어디서든 반드시 인정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