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보은군 탄부면, 보덕중학교 앞에 자그마한 절이 있다. 2003년 도백스님이 창건한 공일공 미륵존불 특허사찰, 천금사이다. 도백스님은 지난 2008년, 108배 기도가 끝나는 중에 법당의 부처님 얼굴에서 미륵보살의 얼굴이 스쳐가는 것을 보고 요사채로 건너와 그 얼굴을 그렸다.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얼굴에 그 그림을 붙들고 서울부터 부산까지 석재사를 돌아 미륵부처님을 빚어달라고 청했다. “억 소리 나게 비싸게 부르는데 내가 뭐가 그리 비싸냐고 했지” 그렇게 세워진 미륵불상을 보고 도백 스님은 변리사 사무실을 찾아가 특허를 냈다. 그렇게 ‘국내 특허 1호 미륵불상’이 만들어졌다. 천금사 앞마당에 세워진 미륵불은 390cm의 키에 삼층갓을 쓰고 둥근 원 위에 올라서 있다. 도백스님은 둥근 원은 우주, 삼라만상을 가르키고 삼층갓은 天, 地, 人을 의미한다고 했다. 천금사 미륵상은 다른 미륵상과 달리 왼손을 들고 있는 데 도백스님은 “동방예의지국, 동쪽의 나라를 보(保)한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 모습은 인도에서도 볼 수 없는 미륵상이라고 했다.
적성검사는 팔자대로 살라는 것
도백스님은 스님의 길을 걷게 된 데 대해 팔자라고 했다. 사람은 누구나 팔자를 타고 나는데 그 팔자에 순응해서 살면 행복하고 그 팔자를 모르고 살면 불행해 진다고 했다. 직업을 고를 때 적성검사를 하는데 그 적성검사가 바로 ‘팔자대로 살라는 것’라고 했다. 도백 스님은 “가장 힘들다는 3D직업도 지 팔자에 있으면 잘 먹고 잘 산다”고 했다. “자기 팔자에 없는 것을 하려고 하니 어렵고 궁핍하게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태어나면서 어머니 뱃속에서 태를 세 줄을 감고 태어났다고 했다. 아무도 말은 안했지만 스님의 모친은 “이 아이가 스님이 길을 가겠구나.”하고 생각하셨다고 했다. 태 세 줄은 염주를 뜻한다.
스님은 절 앞에 자리한 보덕중학교 출신이다. 중학교 1학년 때 꿈을 꿨는데 학교 옆에서 집을 짓고 사는 꿈이었다고 했다. 당시에는 기분 나쁜 꿈이었다고 회상했다. 성공해서 서울 가는 꿈도 아니고 촌구석에서 집짓고 사는 꿈을 꿨으니 말이다. 그러나 돌이켜 보니 ‘절을 지을 운명이었구나.’를 확인시켜주는 선몽이었다고 말했다.
스님은 스님이 되기 위해 교리를 배운 것도 아니고 고행을 한 적도 없다. 2003년 문득 ‘내가 가야 할 길이 이 길이구나’를 깨닫고 뒤 늦게 출가를 하게 되었다고 했다. 마을에서 나고 자란 터라 스님이 되었어도 마을 사람들과 허물없이 지냈다. 새마을지도자를 맡아 보라고 해서 스님이면서 새마을지도자를 맡았고 그 일을 하러 나가면 사람들이 자꾸만 “스님, 이것좀 봐줘유~, 스님 이건 어떻해유?” 하며 물어보는데 도백스님은 “내가 점쟁이도 아니고, 철학관도 아니고 그걸 어찌 알어~”고 딱 잘라 말하니 사람들이 말은 안 해도 자꾸만 섭섭해 하는 듯해서 ‘안 되겠다, 새마을지도자는 그만 두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만두었다고 했다. 그때는 하도 물어봐서 3개월 동안 시험 삼아 “그냥저냥 잘 된다. 그냥저냥 그건 안 하는 게 좋겠어.” 라고 말하면 “사람들이 스님이랑 목사님들이 하는 말은 곧이곧대로 듣는다더니 진짜 그러는 거여. 아이고 세상에나... 세상에 제일로 안 좋은 것이 거짓말인디 나가 그러면 안 되지. 해서 이제는 묻지 마라 하지.” 궁금하면 “와서 기도해라. 소원성취하고 싶으면 절에 와서 기도해라”라고 말한다고 했다.
시험운, 관운 좋은 기도 도량
천금사는 시험 합격 운, 관운이 좋은 터라고 했다. 때문에 여기 절을 짓고 절 앞에 있는 보덕중학교에서 훌륭한 인물들이 많이 나왔다고 했다. 절 도량터에 절이 들어오니 삼팔수가 딱 맞아 그 빛을 보는 것이라고 했다. 도백스님은 삼팔수를 중요시 여겼다. 삼팔수는 3과 8을 의미하는 것인데 세상의 중심이라고 했다. 중심을 잘 지키면 경제도 회복되고 모든 것이 다 잘 풀린다고 했다. 중심을 잃으면 누가 조금만 밀어도 휙 쓰러지고 마는 것이라며 천금사 절터도 풍수 지리적으로 삼팔수가 딱 들어맞는 곳이라고 자부했다. 이곳에 와서 미륵불에 기도하며 공덕을 빌고, 칠성단에 기도하며 운맞이를 하라고 했다.
착하고 바르게 사는 것이 불법의 길
보은군 탄부면 하장리는 ‘닭모랭이’ 마을로 불린다. 도백스님은 이곳의 지형이 금계포란형 즉 암탉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며 옛 이름을 회생시켰다. 스님이 군청에 찾아가 “사람도 개명하는데 왜 지명은 개명안하냐. 좋은 이름으로 불러야 좋은 기운이 온다.”고 설득해 개명하게 된 것이다. 마을을 위해 도백스님이 한 첫 업적인 셈이다. 이름을 바꾸고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다. 믿거나 말거나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말이다.
“나는 불교대학 이런데도 안 나왔어. 착하고 바르게 사는 것이 불법의 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여~” 도백스님은 하얀 화선지에 먹물을 묻힌 붓으로 불백심(佛白心)이라는 단어를 내려 썼다. 부처의 마음이라는 것은 한마디로 깨끗하다는 것을 일컫는다는 것이다. 즉 ‘깨끗한 마음이 곧 부처다.’ 고 했다.
“교인들이 자꾸 머라혀... 그랴서 내가 말하면 꼼짝을 못 혀”
우상숭배라고 하는데 우상(偶像)이란 의미는 ‘형상을 본떠 만든 인형’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우상에는 생명이 없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이 “불교는 우상 숭배 아니냐.” 라고 따지는데 “그래, 그렇다. 그러면 교회는 아니냐.” 물으면 “아니다.”는 것이다. “왜, 아니냐. 니들도 십자가를 보며 기도하지 않느냐” 라고 했더니 아무 말도 못하더라고 했다.
불교에서는 우리부처님이라는 말이 없다. 그런데 하나님을 믿는 이들은 “우리 하나님, 우리하나님”이런다. 도백스님은 “김씨 하나님, 이씨 하나님, 박씨 하나님, 다 다를텐데. 하나님은 도대체 몇 만 명이냐”고 물었다. 또 “교인들만 하나님이 있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절에도 하나님이 있다”고 했다. “절에는 하늘의 칠성, 세상을 관장하고 하늘을 지키는 칠성님이 바로 하나님이다”고 했다. “죄를 짓고 하나님을 믿으면 죄를 다 사한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저 형무소의 죄수들은 호적상에 붉은 줄도 없어져야 한다.”고 말하는 도백스님의 지혜는 남달랐다.
불백심 그리고 삼팔수, 깨끗한 마음으로 부처의 길을 가자고 말하며 정도와 중심을 잃지 말라는 도백스님의 가르침을 받아 2019년 기해년에는 모두가 깨끗한 마음으로 공덕을 쌓는 해가 되고 백(白)연꽃의 행복의 씨를 심는 글씨를 쓰길 바란다. 그것이 미륵불의 세상, 용화세상으로 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