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에서 어려움에 처한 많은 이들에게 밝은 길을 제시하고 있는 천지한당 소연보살은 어릴 적부터 자신이 남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소연 보살은 어린 시절부터 흔히 ‘신병’이라고들 말하는 현상들을 수없이 겪었다.
뇌사상태에서 기적적으로 깨어난 후 받아들인 무속인의 길
신체적인 아픔, 정신적인 질환, 생활에 있어서의 물리적인 부분들에까지 영향을 받았던 소연 보살은 귀신을 보았던 것은 물론이고 급기야는 뇌사상태에 빠지기까지 했다. “많이 힘든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제가 이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을 어린나이지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지 않으려 했지요. 그러니 금전을 모두 쓸어가는 것은 기본이고, 집안 어른들이 모두 풍으로 쓰러지시기도 했어요.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무당에 대한 신뢰가 없었기 때문에 정말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러다 쓰러지게 되었고 뇌사상태가 되었습니다. 아는 분이 어느 신당에 저를 데리고 가서 날을 잡았는데 정말 그 날에 제가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신을 받게 되었지요.”
죽음의 문턱을 경험했던 소연 보살은 그렇게 굴복하고 신내림을 받았지만 여전히 믿음이라는 것을 갖지는 못했다고 한다. “굿당에 들어갔는데도 살려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보다는 그동안의 세월이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기밖에 생기지 않았지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었던 소연 보살은 해남의 단칸방에서 옥수와 촛대를 마련해 두고 일을 시작했다. 찾으려 해도 찾기 힘든 변두리 지역 저수지 옆에 자리를 잡은 소연 보살은 첫 번째 손님으로 인해 자신의 길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사람 살리는 무당
첫 번째 손님은 소연 보살에게 두려움의 존재였었다고 한다. “5년 전이었습니다. 간판도 없고 깃발 하나만 걸었기 때문에 누가 찾아오기 힘든 곳이었지요. 신내림을 받긴 했지만 내가 진짜 무당이 맞나 하는 생각으로 기도만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찾아와 문을 두드리는 것이었어요. 무서워서 문을 열어주지 않다가 문을 열어야할 것 같아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했습니다. 그때 바로 앞에 저수지가 있었는데 그 분은 생을 마감하기 위해 그 저수지를 찾았다가 깃발을 보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저를 찾아오신 것이었습니다. 두려웠지만 점사를 보게 되었고, 나오는대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결국 그 분을 살리게 되었습니다. 정말 신이있구나 느끼게 되었지요. 그 이후부터 정말 많은 분들이 저를 찾아오셨고 지역에 소문이 많이 나게 되었습니다.” 첫 손님을 시작으로 소연 보살이 죽음을 막은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소연 보살에 대한 소문은 널리 퍼져나갔고, ‘번호표를 뽑아 대기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소연 보살을 찾는 이들은 많아졌다.
소연 보살은 이후 신령님의 뜻에 따라 양평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양평에 자리를 잡은 지는 약 5개월 정도가 되었다. “신령님이 지명을 짚어 주셨습니다. 물가 옆이라고도 말씀을 해주셨지요. 그곳이다 하시는 그곳에 가면 정말 집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겼는지 형상까지 보여주시지요. 그렇게 이곳에 오게 되었는데 하루 만에 이 공간을 얻게 되었습니다.” 자리를 옮겼지만 여전히 많은 신도들이 소연 보살을 찾고 있다. 기존에 양평에서 해남으로 소연 보살을 찾았던 신도들을 비롯하여 전국 각지에서 소연 보살을 찾아오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소연 보살을 찾고 있는 신도들은 약 70명 정도에 이른다.
신도들의 어려움 수없이 막아내
소연 보살은 자신을 찾는 신도들의 어려움을 막아내는 것은 물론 일이 잘 풀리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죽음 앞에 있는 이들의 죽음을 막고,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의 입을 트이게 하고, 부도를 막고, 재산을 불릴 수 있도록 하는 일들이 바로 그것이다. “5년간 이 일을 해오면서 수많은 분들을 만나왔습니다. 각자 다른 고충을 가지고 계신 분들을 위해 각자의 상황에 맞게 문제들을 해결해 드렸습니다. 지금까지 도움을 드린 분들은 모두 다시 저를 찾아오고 계십니다.”
용하기로 소문이 자자한 소연 보살은 어떻게 인간사의 문제들을 해결할까. 귀신을 보는 소연 보살은 귀신을 잘 다룬다. “보통 조상에게 빌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귀신인지를 잘 보아야 하는 것이지요. 최근의 일인데요, 평생 늘 점잖고 얌전하게 살아오신 한 아버지가 갑자기 미치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그 분이 땅을 사셨는데 그 터가 문제였던 것이었지요. 터에서부터 문제가 비롯되었던 것입니다. 그 땅의 전 주인은 아이들을 앵벌이 시키고 학대하던 사이비 목사로 굶어죽은 아이들을 그 터에 묻었던 것이었습니다. 어떤 귀신인지를 알아야 문제에 제대로 접근할 수가 있습니다.” 소연 보살은 이 일을 해결했고 그 아버지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귀신 잡는 헌터’
소연 보살에게는 별명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귀신 잡는 헌터’다. 소연 보살의 주력은 구능으로 그 부분에 있어서는 최고라 할 수 있다. “조상은 물론이고, 어릴 때부터 귀신을 잘 봤습니다. 최근 정신질환자들이 많고 사회적으로도 많은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모두 산을 많이 깎아내고 잘못된 터에 집을 짓는 것과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빌지 않고 살았던 사람이 없습니다. 이러한 관례를 잘 잡아가야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너무나 뒤죽박죽이 되어버려 자손들이 온전한 정신을 갖지 못하게 된 경우가 많습니다. 잡귀들이 붙어서 장난질을 하는 것이지요. 이곳 양평으로 올라온 이유도 이러한 것들을 정리하기 위해 온 것입니다.” 너무나 어지러운 세상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에 대해 정리하고 알리고자 하는 소연 보살은 “자식에게 부끄럽지 않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기 때문에 더욱 이 일에 더욱 매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소연 보살의 승률은 95%다. 100%에 가까운 능력을 지닌 소연 보살이다. 소연 보살을 찾는 이들 중에는 젊은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을 보며 소연 보살은 인간이 먼저 변화해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둔다고 말했다. “요즘 젊은 세대를 보면 정말 안타까운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지요. 지금 어른 세대가 버티고 있으니 이정도로 지탱이 되는 것이지 정말 큰일입니다. 그들의 생각부터 바뀌어야 할 필요성을 많이 느낍니다.” 그래서 소연 보살은 사람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귀신을 풀기도 하지만 인간을 풀 때도 있습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지요. 생각하는 것부터 세상을 살아가는 마음가짐, 사람을 대하는 태도 등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습니다. 사람을 바꾸기 위해서는 5년의 시간이 걸리는데요, 최선을 다해 그 기간 동안 사람을 바꿉니다.” 자신밖에 생각할 줄 모르고 세상을 쉽게만 살아가려고 했던 많은 젊은이들은 소연 보살의 옆에서 변화하기 시작했고, 바뀐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귀신뿐 아니라 인간의 본성까지 변화시키는 소연 보살은 정말 사람을 살리는, 살게 하는 무당이다. 소연 보살은 점사를 볼 때 생년월일을 넣지 않는다. 손님이 들어오기도 전에 무엇 때문에 왔는지를 알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연 보살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고 시험을 하려한 사람도 있지만 결국 그는 모든 것을 꿰뚤어 보는 소연 보살에게 진실을 고하게 된 경우도 있다.
소연 보살의 신아버지는 설송 스님으로, 소연 보살은 현재 황해도 이북굿 보존회의 활동을 활발히 해나가고 있다. 양평 무형문화재를 준비하고 있는 소연보살은 양평 두물머리에서 과거에 이루어졌던 서경덕과 황진이를 위한 산신제를 다시 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설송 스님을 비롯한 여러 관계자들과 함께 관련 문헌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