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네 전통장 전은실대표

아우네 전통장 전은실대표

김태…

 

천안시 특집/아우네 전통장 전은실 대표

 

부모님의 정성 그대로 100% 국산 전통장을 고집하는 아우네 전통장’& 체험 교실 운영 / 전은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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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지나고 여전히 찬 바람이 부는 정월 아침, 구수한 콩 익는 냄새가 마당에 가득 퍼진다. 좋은 콩을 삶아 메주를 띄워야 하는 시기다. 콩이 잘 삶아지면 찧어 각을 만들고 짚으로 메주를 띄운다. 따뜻한 아랫목에 3일간 여러번 뒤집어 주면 하얀 곰팡이가 분칠하듯 올라온다. 메주로 장을 담그기 전에 살짝 씻어내면 되는 곰팡이다.

 

일본식 미소 된장과 대형마트에서 파는 된장에는 누룩곰팡이 하나만 발견되는데, 우리나라 전통 된장에는 여러 종의 곰팡이가 발견된다. 지역마다, 집집마다 장맛이 조금씩 다른 이유는 이 곰팡이균이 다르기 때문이다. 마트에서 된장을 사 찌개를 끓였다가 네 맛도 내 맛도 아닌 맛에 엄청 실망한 적이 있다. 주부들이 전통장을 고집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장 담그기 체험 교실 단골이 더 많아

해마다 정월이면, 아우네 전통장은 주부들을 모아 장담그기 체험을 한다. 그런데, 말이 체험이지 단골손님이 더 많다. 맛을 못 잊어 다시 찾아오는 주부들이다. 그들 중에는 10년 된 단골도 있다. 몇 해 전 이곳을 방문했던 한 블로거는 자신의 블로그에 마트서 파는 건 맛이 안 나고 집에서 담그는 건 생각도 못 해, 아우네 전통장에서 장 만들기 체험을 했는데, 맛이 좋아 다 먹고 나면 다시 방문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아우네 전통장의 전은실 대표는 메주와 간수, 풋고추, 장독 등 모든 재료를 이곳에서 다 마련해 참가자들은 앞치마와 고무장갑만 가져오면 된다며 체험과정을 간략히 소개했다. “정월에 오셔서 하는 1차 체험은 아주 간단해요. 메주를 씻어서 항아리에 넣고 저희가 준비해 둔 간수를 부은 후 그 위에 마른 고추와 옻, 숯만 잘 넣어두시면 돼요. 그리고 2차는 40일 후에 오셔서 가르기를 하는데, 메주를 건져내고 물을 다 따라 내요. 이때 메주는 된장이 되고, 남은 물은 간장이 되죠. 건져낸 메주는 손으로 풀어 으깨 다시 항아리에 담아줘요. 그리고 벌레와 세균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그 위에 고추씨를 덮어요. 그러면 두 번째 실습도 끝나는 거예요. 찬 바람이 부는 12월에 오셔서 가져가시면 돼요.” 전 대표는 김치냉장고에서 최소 3일 정도 숙성시킨 후에 드시기를 권해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인기 있는 장은 청국장

아우네 전통장은 된장, 고추장, 간장, 청국장을 판매하고 있다.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청국장이다. 230g3,000원이다. 먹어본 사람들이 꾸준히 구매하는데, 이들의 공통된 의견은 냄새가 많이 안 나서 좋다.’는 거였다. 된장과 고추장은 500g1kg씩 판매하는데, 1kg을 기준으로 된장은 19,000, 고추장은 21,000원이다. 전 대표는 더 많이 사겠다는 손님이 와도 1kg을 먼저 권했다. “사실 장맛은 집집마다 다 달라서요. 호불호가 달라질 수 있거든요. 저야 저희 장이 가장 맛있지만요.” 전 대표는 대량으로 구매하기 전에 반드시 입맛이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장은 정월 체험 교실을 진행한 후 남은 메주로 담근다. 그리고 3년간 숙성시킨 후 판매한다. “너무 많이 숙성시키면 장이 마르고, 색깔도 거무데데해져서 보기에도 안 좋아요. 그래서 딱 3년이 좋더라고요.” 판매는 대부분 직거래로 이루어지고, 그 외 로컬푸드와 천안 내 10개 학교 급식에 납품하고 있다. 학교 급식은 일정한 수입을 만들기 위해 들어갔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정상적인 운영이 안 되고 있다. 전 대표는 코로나19가 빨리 해결돼, 학교 급식 납품 정상화는 물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체험 교실도 증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자잿값 상승이 가장 무섭다.

장을 담글 때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일까? 기자는 노동이라고 생각했는데, 전 대표는 원자재 구입이라고 말했다. 특히 콩값이 많이 올라 난감하다고 했다. “원래 콩값은 비교적 안정적이라 큰 변화가 없었는데, 지난해부터 많이 올랐어요. 고춧값도 오르긴 했는데, 고추는 저희가 직접 재배하니까 괜찮거든요. 사실 콩도 예전에는 재배했었는데,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비교적 가격이 안정적이니까 사서 하자고 한 건데, 작년부터 너무 많이 오르더라고요. 저희가 지금까지는 한 번도 값을 올린 적이 없었는데, 부득이하게 이번에는 체험비를 좀 올렸어요.” 체험비는 지난해까지 15만 원이었다. 올해 17만 원으로 올랐다. 완성된 된장은 약 13kg 정도다, 4인 가족이 먹는다고 했을 때 16개월에서 2년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주부는 셈을 안 할 수 없다. 17만 원을 24개월로 나누면 한 달에 7,000원꼴이다.

 

학교 납품 위해 지역 농작물 사용

아우네 전통장에서 만드는 모든 장은 100% 국산으로 만들어진다. 또 학교 급식에 납품해야 해서 반드시 충남 지역에서 재배된 농작물을 써야 한다. 고추장은 쌀이 아닌 보리를 쓴다. 쌀은 달큼한 맛이 나는데, 보리는 고소한 맛이 난다. 이 또한 호불호가 있을 수 있으니 소량 구매 후 입맛에 맞는지 확인하는 게 먼저라고 했다. ‘무조건 우리 것이 맛있다.’고 고집하지 않는 전 대표를 보니 오히려 하나부터 열까지 섬세하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듯했다.

 

전은실 대표는 위생을 위해 장비를 추가하려고 한다. 완전히 기계화되면 맛이 달라질 수 있어 손맛은 살리되 최소한의 기계를 도입해 위생에도 신경을 쓰고 싶어 했다. 공장에서 일괄적으로 만들어 내는 장은 위생적인데 맛이 없다는 게 문제고, 전통장은 맛은 좋은데 위생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해서 이런 부분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했다.

 

다 못한 인사를 전하다.

아우네 전통장20년의 경험과 노하우가 담긴 곳이다. 전은실 대표와 그의 남동생이 부모님이 하시던 것을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부모님을 도와 일을 했기에 장 만드는 건 어렵지 않다. 다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얼마 안 돼 아버지까지 갑작스럽게 돌아가셔서 한동안 막막하고 마음이 힘들었다고 한다. “단골분들이 계속 찾아오시고 여기저기 소개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항상 오시면 더 잘해드리려고 하는데, 제가 말주변도 없고 표현도 잘하지 못해서 제 마음을 다 전하지 못했어요. 이번에 지면으로나마 정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녀는 힘든 일을 겪는 동안 곁에서 묵묵히 지켜주고 도와준 남편에게도 정말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