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인생이 바뀌는 순간은 대개 설명되지 않는다. 그저 “그때부터였다”라는 말로만 남는다. 이번 뉴스피플이 만난 인물은 천지암 보살이다. 평범한 삶에서 시작해 어느 순간 ‘보이기 시작한 세계’와 함께 살아가게 되었고, 이후 20년 넘게 한 자리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마주해온 무속인이다.
천지암 보살의 이야기는 단순한 신비 체험이 아니다. 삶의 밑바닥과 다시 일어서는 과정, 그리고 사람을 상대하는 태도가 함께 녹아 있는 현실의 기록에 가깝다. 특히 이번 인터뷰에서는 상담 사례, 사회적 사건에 대한 예측, 그리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까지, 무속인이 사회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질문과 함께 천지암 보살을 만나보았다.
무속인의 상담 사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사례는 무엇인가요?
천지암 보살은 “처음에는 신기가 있는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과거 채팅을 하던 시절, 상대방의 상황이 보이듯 느껴졌고 그 내용을 말하면 대부분 믿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대로 현실이 되는 일이 반복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당시에는 그것을 능력이라 받아들이지 못했고, 오히려 혼란과 두려움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삶의 방향이 완전히 바뀐 것은 극심한 생활의 위기를 겪으면서였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작은 제단을 차리게 되었고, 그 이후부터는 설명할 수 없는 경험들이 이어졌다. 출근을 하려 할 때 발이 떨어지지 않는 일, 보이지 않는 존재에게 허락을 구해야 움직일 수 있었던 순간들은 천지암 보살이 이 길을 받아들이게 된 계기가 됐다.
이후 식당에서 처음 만난 사람의 가족 상황과 직업을 정확히 짚어내며 입소문이 퍼졌고, 하루 수십 명의 손님이 몰리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경제적 붕괴와 이혼, 인간관계의 단절을 동시에 겪으며 반지하 생활까지 내려갔다. 천지암 보살은 “모든 것을 잃고 나서야 이 길을 제대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지암 보살은 단 6개월 만에 다시 집을 마련했고, 이후 부동산 흐름까지 읽어내며 삶을 재건했다. 천지암 보살은 이 과정을 “내가 한 것이 아니라, 시키는 대로 살아온 결과”라고 표현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상담 사례로 천지암 보살은 병원에서 원인을 찾지 못한 환자들을 꼽았다. 몸이 아프지만 병명이 나오지 않는 사람들, 정신적으로 무너져 일상생활이 어려운 이들이 찾아왔을 때 기도를 통해 상태가 호전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한 30대 여성의 경우, 극심한 통증과 시력 이상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웠지만 상담 이후 회복되었다는 사례를 언급하며 “무속은 점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무속인이 예측한 사회적 사건 중 실제로 일어난 사례는 어떤 것이 있나요?
천지암 보살은 개인의 삶뿐 아니라 사회적 흐름 또한 느껴진다고 말했다. “큰 사건은 미리 기운으로 온다”는 표현처럼, 설명하기 어려운 감각으로 사건을 인지하게 된다고 한다.
특히 과거 비행기 사고와 해상 사고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게 미리 경고했던 경험을 언급했다. “큰 배가 침몰한다”는 느낌을 반복적으로 받았지만 현실적으로 믿기 어려워 적극적으로 알리지 못했고, 이후 실제 사건이 발생한 뒤 그 의미를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정치적 사건과 관련해서도 여러 차례 예측이 맞았다고 밝혔다. 특정 인물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 “그 자리를 오래 유지하지 못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고, 실제로 그와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천지암 보살은 “내가 맞춘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을 전달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사회 흐름에 대해서도 천지암 보살은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전반적으로 사고와 재난의 가능성이 높고, 특히 공중과 구조물, 지형과 관련된 사건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천지암 보살은 이를 단순한 예측이 아니라 “뒤틀린 기운의 흐름”으로 설명했다.
무속 상담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손님을 어떻게 대하나요?
천지암 보살은 상담에서 가장 현실적인 부분인 비용 문제에 대해 분명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없는 사람에게서 돈을 받기 위해 이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이 그것이다. 실제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손님이 찾아왔을 경우 상담비를 받지 않거나 되돌려주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진정성이 느껴지는 사람에게는 “그냥 오라”고 말하기도 한다. 반대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더 냉정하게 대한다고 했다. “잘 사는 사람은 어디서든 잘 살지만, 정말 어려운 사람은 누군가 잡아줘야 한다”는 것이 천지암 보살의 기준이다.
또한 경제적 성공을 보장해주는 방식의 상담은 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천지암 보살은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나쁜 흐름이 붙지 않도록 막아주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삶이 나아지는 것은 본인의 선택과 노력에 달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천지암 보살은 오랜 상담 경험을 통해 인간의 양면성을 많이 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힘들 때는 간절하게 찾다가도 상황이 나아지면 발길을 끊는 경우가 반복되지만, 그럼에도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정말로 삶이 바뀌는 사람들을 봐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천지암 보살은 이렇게 말했다. “돈 많고 잘난 사람보다, 갈 곳 없는 사람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 사람들이 와서 숨 돌리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으면, 그걸로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