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라이트 한상욱 대표는 중국에 온 지 올해로 꼬박 13년차다. 지오라이트의 주 전문분야는 조명기구, 더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중국에서 생산한 등기구를 한국을 비롯, 중동, 이라크, 카자흐스탄,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로 수출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 대표는 말했다. 다만 지금은 중국에 있던 생산 공장을 정리한 상황이라고 했다. 비용 대비 수익이 유의미하게 나오지 않는 자체 생산을 접고 중개 무역을 통해 좀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흉내 낼 수 없는 명품의 차이, 뼈를 깎는 연구 덕분
조달청에 납품하는 LED 가로등을 주요 사업 품목으로 잡고 있다는 한상욱 대표, 그 외에 보안등, 공원등, 잔디등, 터널등 역시 취급하고 있다. “한국 내의 많은 가로등및 보안등, 터널등이저희 지오라이트의 제품들이 설치 되여 있습니다.” 그러나 점점 자체 생산 공장을 갖고 있는 것이 기업에 있어 강점이자 결코 피할 수 없는 극악의 코스트를 안길 전망이다.
한 대표가 이끄는 지오라이트도 이와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도 지오라이트의 주된 경쟁업체는 다름 아닌 가격 경쟁력 면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중국 기업이다. 따라서 이에 대처하는 그의 전략도 명료하다. 프로젝트 수주에 있어 가격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지 않으면서도 중국 업체가 쉽사리 진입하기 어려운 코스트, 그러나 지오라이트는 감당할 수 있는 대형 조명 기기 설계와 그 금형을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주로 맡아 하고 있는 것. “이것을 한국 조달청 나라장터에 올려두면 정부에서 주문을 하는 시스템입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오직 지오라이트만이 가지고 있는 대형 조명 기기의 금형 개발기술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예전에는 이를 자체적으로 생산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공장 생산 설비에 집중 투자를 했다면, 최근에 와서 한상욱 대표의 투자는 보다 다양하고 유니크한 금형을 개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것이 바로 대기업이라는 커다란 고래들 사이에서 중소기업인 지오라이트가 살아남을 수 있는 비장의 카드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어려움도 있다. 이러한 금형 개발은 투자비용이 상당히 고가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공장을 짓고 자잘한 설비를 사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좀 더 비싸다는 뜻이다. 보다 금형을 개발할수록 경쟁력이 강화되지만, 반대로 적기에 프로젝트를 수주하지 못하면 투자한 것 이상의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 그러나 한 대표는 결코 투자를 멈출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보다 다양한 제품의 디자인을 선점하게 되는 것은 수주에 있어 큰 이점이 될 것이고 자잘한 보급형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더욱 큰 이윤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상욱 대표의 눈은 단순히 국내 조달시장을 석권하는데 있지 않다. 더욱 큰 목표, 바로 치열한 중국 내수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나아가 세계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준비는 모두 완료되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주 지역에서 접촉한 바이어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고 한상욱 대표는 강조했다. 관건은 적기에 고객들에게 샘플을 제공해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그러나 생각만큼 중국에서의 제품 제작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고. 혹시나 있을 문제에 대해서도 이미 그는 대비가 끝났다. 중국 회사에서 제품을 도용하지못하도록 이미 중국 특허 등록까지 완료했기 때문이다. 이에 관해 자체적으로 생산하면 되지 않느냐고 기자가 우문을 던지자 그는 고개를 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현재 한국 기업이 중국 내에 생산 공장을 세우는 일 자체가 만만치 않게 바뀌었습니다. 중국 당국이 매기는 세금도 어마어마해졌으며 날로 상승하는 인건비가 걸림돌이 된 까닭이죠. 즉 공장 유지비 자체가 도무지 영세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따라서 해답은 핵심기술은 남기고 반복적인 주물 작업을 아웃소싱으로 돌리는 것이라는 게 지오라이트 한상욱 대표의 말, 그의 이야기가 참으로 뜻깊다.
개발, 또 연구, 나아가 더욱 커지는 목표
한 대표의 꿈은 비단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유인즉슨 그의 비전이 더 높은 곳을 향해 있는 까닭이다. 바로 금형 공급 시장에서 독점력을 갖추고 있는, 다른 곳에서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오로지 지오라이트에서만 만들 수 있는 바로 그런 제품을 생산하려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이윤을 회사에 안겨줄 것입니다.” 한상욱 대표의 말이다.
그렇기에 더욱 자신이 강점이 있는 제품 개발을 통해 회사의 시장 독점력을 강화하고 싶다며 한 대표는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또한 아무리 제품 경쟁력이 있다고 해도 보안등과 같은 분야는 또 다른 경쟁력의 변수로서 가격을 무시할 수 없으며 나아가 중국 시장의 경우 인맥을 결코 빼놓고 성패를 논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이른바 ‘꽌시’의 역할이 최종낙찰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오라이트는 따로 자체 공장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꽌시의 입맛을 충족시킬 매력적인 제안을 건네기 어렵다. 따라서 중국 내수시장을 돌파하는 것은 여러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한상욱 대표는 전망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국 기업들이 강점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디테일의 차이가 만드는 명품, 바로 그 명제가 한국과 중국 제품에도 여전히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때문에 제품 설계도면의 개발에 있어 한국 기술진을 결코 배제할 수가 없다는 것. 그렇기에 자신이 개발 분야를 놓는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며 한 대표는 웃었다.
그의 사업을 돕기 위해 한국의 정든 터전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아내에게 늘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이야기하는 한상욱 대표. 아내는 중국 학교를 다니는 세 자녀의 숙제에다 내조 까지 매사 쉴 틈이 없는 사람이라고 그는 소회했다. 세 아이에게도 원하는 것을 항상 들어줄 수 없는 아빠라 미안하다는 이야기까지, 따라서 더욱, 지오라이트 한상욱 대표는 쉴 틈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