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차 베테랑, ‘하나건설’ 한치옥 대표

15년차 베테랑, ‘하나건설’ 한치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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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에 위치한 하나건설은 지난 2013년 한치옥 대표에 의해 설립되어 올해로 6년차에 접어든 건설업체다. 하나건설은 일반건축설계와 공장건축시공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물류창고와 식품공장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어 이 부분을 특화해 나가고 있다. 보통 공사비는 대략 300만 불에서 600만 불정도. 해마다 매출은 신장되어 지난해 한화 기준 150억의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는 200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건설의 한 대표는 “베트남의 건설시공은 향후 공장에서 식품창고(냉장·냉동설비) 그리고 서비스업인 레저, 호텔 등으로 변천해 나갈 것”이라며 “공사를 의뢰해 오는 고객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는 시공업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건설업계 15년차 베테랑

한 대표는 지난 2004년 기도산업의 공장건축을 맡아 CM(constraction manager)으로 파견되어 베트남과 인연을 맺었다. 15년 전만 해도 공사를 지을 수 있는 땅 조차도 정비되어 있지 않아 땅을 찾아 나서는 것부터가 시작이었다. 땅을 구하고 설계 사무소를 만나 협의하고 인·허가를 받고 그 모든 과정들을 거치다 보니 그는 이 바닥의 베테랑이 되었다. 그 후 엄이건축 지사장으로서 경남랜드마크타워, 다남 브루밍타워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엄이건설에서 독립해 하나건설을 설립한 이유에 대해 한 대표는 “기업인들이 베트남에 들어와 공장을 짓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에 고충을 겪고 있는 것을 보았다”며 “이러한 부분을 도울 수 있고 원가와 품질을 맞춰 한국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하나건설을 설립하게 되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부터 초고층건물을 전문으로 했기 때문에 어떠한 건물도 설계, 시공이 가능하다”며 “고객이 원하는 것을 짓고 인허가부터 준공 등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시원하게 자문해 드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권위는 합리적인 지시에서 나온다

하나건설에는 한국인 직원 9명을 포함해 현지인까지 총 48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한 대표는 “한국 사람과 베트남 사람은 사고의 차이가 극명하게 다르다”며 “이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면 베트남에서의 사업은 힘들다”고 말했다. 한국 사람은 위에서 지시하는 수직적 사고를 가지고 있지만 베트남 사람은 수평적 사고를 가지고 있어 이 부분이 잘 융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지시를 하더라도 합리적인 지시가 되어야 소통이 되고 서로 간에 절충이 이루어진다고 했다. 하나건설은 설계파트를 제외하고 관리부, 경리부, 법무부 등 각 부의 팀장들이 모두 현지인이었다. 한 대표는 “베트남에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현지화가 당연한 것”이라며 “그 방법이 오래 걸리더라도 인내하고 가야 할 길” 이라고 전했다. 

하나건설이 설립 된 지 햇수로 6년차 인데 현지 직원들의 이직률이 거의 없다. 능동적으로 일에 참여하는 것도 대견하다. 한 대표는 “절대로 조건이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니다. 조건은 어디나 다 비슷하다. 그것보다 직원들이 회사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같이 고생하고 같이 즐거움을 나눈다는 것. 또 그런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게 나로서는 가장 보람된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베트남에 들어올 때 ‘한국을 대표하는 사람’이라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돈을 벌기 위해 들어오는 것은 맞지만 기본적으로 바른 씨앗을 마음에 품고 있는 기업인 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른 씨앗이란 베트남어를 배우고 이곳의 음식도 먹어보고 문화도 이해하는 그러한 기본적인 자세를 말한다. “기본적인 마인드가 바르게 되어 있어야 이 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단언했다.   

하노이 한인회 부회장 장은숙 여사

한 대표의 아내인 장은숙 여사는 6년 전 베트남에 들어왔다. 아이들을 다 키워놓은 그녀는 기러기 아빠로 있던 남편을 찾아 베트남의 땅을 밟았다. “6년 전만해도 낙후하고 불안정한 사회였는데 지금 하노이는 베트남에서 가장 핫한 곳이 되었다”며 “기업수도 상당히 늘었고 인구수도 당시 1만에서 현재 6만 명이 되었다. 교역량도 일본을 제쳤다”고 하노이를 설명했다. 장 여사는 하노이에서 한인회 여성부회장을 맡고 있다. 하노이 한인회는 지난 2016년 ‘세계명품한인회 최우수 한인회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장 여사는 “이곳 한인회는 굉장히 모범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한인 사회를 위한 문화적 혜택은 물론이고 각종 봉사 활동으로 한인회를 바르게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노이 한인회는 한인소식지를 발행한다. 여기서 광고 수익을 얻어 한인회를 운영하고 있다. 한인회 상근 인력은 13명이고 그 외 자문위원, 이사단, 회장단을 갖추었다. 한인회는 도서관과 문화센터를 운영하고 대사관 영사과에 자원봉사도 한다. 도서관에는 매달 2천불의 도서를 들여놓고 도서 대출시 소정의 수수료를 받아 도서관을 운영한다. 대출업무는 자원봉사자들로 이루어진다. 43개 강좌를 열고 있는 문화센터는 참빛프라자 7층에 마련되었는데 얼마 전 장소가 협소하여 참빛프라자 19층으로 이전했다. 장 여사는 “참빛프라자의 이대봉 회장님께서 임대료를 올리지 않고 장소를 더 넓게 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지원해 주셨다. 그 외에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대사관 영사과 자원봉사는 모집을 통해 지원받고 교육을 시켜 재능기부형태로 파견되어 진다. 

한인 사회를 위해 조금 더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해 장 여사는 “현재 교인이 늘어나는 것에 비해 한인 국제학교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그녀는 “일반 국제학교보다 커리큘럼도 좋아 엄마들이 선호하는데 반해 인원이 넘쳐 대기자가 많고 이들은 일반 국제학교로 더 비싼 비용을 내고 다니는 형편”이라며 “한국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하지만 자체적으로도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모금과 저축을 통해 이를 실현해 나가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사람 좋아해 주는 그들이 고마워’

장 여사는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 사람을 좋아한다고 했다. “한류도 있고 축구팬들도 있고...” 또 “과거 아픈 역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들춰내기 보다는 ‘그럴 수밖에 없었잖아 괜찮아. 니들도 괴로웠을 거야’라고 말해주는 그들이 고맙다”고 했다. 여기서 아픈 역사란 1966년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만행으로 벌어진 수많은 민간인대학살을 말한다. 시민단체 여기저기서 사죄의 뜻을 표하고 있지만 아픔을 겪은 당사자들을 치유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베트남의 곳곳에 세워진 증오비가 이를 증명하고 있고 지난 3월 11일 열린 하미양민학살 50주년 위령제가 이를 반증한다. 베트남 정부는 ‘과거를 덮고 미래로 가자’고 하지만 민간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과거 엄이건설과 포스코가 민간인 학살이 많았던 중부 5개성에 한국 대사관과 함께 학교를 지었던 것도 이러한 사죄의 의미가 담긴 것이었다. 그러나 한국과 베트남이 보다 건설적인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한 진심어린 사과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