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태두올차식 유한공사는 1971년 설립된 ㈜ 두올 자회사로 자동차용 시트커버생산관련 2001년 중국 연태(옌타이)에 설립된 자동차 내장재 전문기업이다. ㈜두올은 지난해 현대, 기아차 글로벌 기준 소재 점유율 24%로 1위, 시트커버 점유율도 37%로 1위를 차지했으며 코스피에 상장되어 있다. 두올의 가장 큰 가치는 품질이며 가죽에 모기가 문 자국만 발견되어도 불량으로 뺄 정도로 품질을 최우선으로 한다. 두올은 어떤 유명 자동차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라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을 만큼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높은 회사이다. 이번에 현대 그랜저 IG의 제품을 생산하며 회사 자체 능력도 향상이 되었고, 높은 기술력도 확보하게 되었다. 현재 그랜저 IG와 산타페, 카니발 등 신차종을 포함해 5개 차량의 부품을 한국으로 납품하고 있는 연태 두올 차식 유한공사의 임경규 법인장을 만나 임기 3년 만에 흑자로 돌린 성공 노하우를 들어 보았다.
부임 후 매출 수량 14만 대에서 30만 만대로 늘어
임경규 법인장은 ㈜두올 총무팀에서 근무를 시작하였으며 연태에 부임한지는 6년째이다. 법인장 임기는 4년인데, 두 번까지는 유임이 가능하다. 특별상황에 있어 추가 연임이 된다. 실적이 없으면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임 법인장이 부임했을 당시 연태두올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상황이 안 좋은 상태에서 그가 관리를 맡은 후, 매출 수량이 14만 대에서 30만 만대로 늘어났고, 회사는 안정궤도에 올랐다. 이에 임 법인장은 자신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제시한 경영 방안이 시류를 잘 만난 것이라고 겸손의 뜻을 전했다. 연임의 의향을 묻자 그는 피(血)도 순환을 해야 하듯 한 사람이 한 곳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후임자를 양성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연태 공장을 회복하는데 무려 3년이 걸렸다.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지만, 회복하는 기간은 10년도 넘게 걸릴 수 있다. 이곳은 본사의 이익을 극대화 시키는 회사로 최소한의 이윤을 남기더라도 본사에 많은 이윤이 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있다. 잘 나간다고 자만하지 말고 늘 미래를 준비하는데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중국과의 소통을 위해 중국어는 필수
그는 중국 내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보다 유능한 사람들이 많음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우월감을 가지고 다른 회사를 방문했을 때마다 오히려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고 생각했으며, 한 번은 법인장 모임에 나갔다가 너무 대단한 사람들이 많아서 명함조차 못 내밀었다고. 중국인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그는 특히 중국어는 필수이라고 전한다.
"중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지는 못해도 중국어로 그들과 소통을 하고자하는 의지는 보여야 한다. 구글 회장 에릭 슈미트는 중국어가 웹상을 지배하는 언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는 칭화대에서 중국어로 20여 분간 혼자 강연을 할 정도로 중국어 공부에 열을 올렸다. 월가의 투자자 짐로저스도 미래의 언어는 중국어라고 말했다. 오버마 전 미국 대통령의 자녀를 비롯해 세계 지도자들의 자녀들이 중국어 학습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세계적으로 중국어 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 우리나라만 중국어에 대한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우리 회사 400여명의 직원중 한국인은 법인장과 주재원 1명뿐이다. 동포(조선족)도 없다.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인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 채용은 한족중심으로 진행했다. 우리 회사의 조인회 대표님께서도 해외법인의 현지화를 중시하시며 중국법인에 한국주재원들이 많이 근무한다는 것은 현지화에 역행한다는 인식이 강하시다. 처음 부임한지 3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하는 말을 하나도 알아듣지를 못했다. 동포(조선족)이 있으면 편하였겠지만 계속 의지를 할 것이 때문에 중국어를 배우기위해 동포(조선족)을 채용치않고 한족직원들만 채용하였다. "
임 법인장은 반대로 3년 동안 한족 사무직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 두올에는 한족직원들만을 채용하며 한국어를 전공한 한족 직원이 사무를 맡고 있다. 직원들은 중국어로 보고를 하고 있으며, 이제 임 법인장은 중국 직원들과 웨이신(카톡)을 할 정도로 소통이 가능하다. 두올 연태 공장에 채용된 400명의 전 직원이 법인장의 전화번호를 다 알고 있다. 그리고 모두 웨이신으로 법인장과 소통을 한다. 임 법인장은 직원들과 열린 소통은 그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며, 직원들의 직무수행능력이나 역량을 점점 높이고 있다고 전한다. 그리고 비리가 없고, 불필요한 로스가 없어 원가를 절감하게 되었다고. 그는 보고만을 위한 보고를 가장 싫어한다. 그가 본사에 보고를 할 때도 그렇지만, 직원들에게도 보고를 할 때는 해결책도 함께 제시하라고 가르친다. 해결책을 연구하다 보면 자기 자신도 변화하기 때문이다.
다국적 기업을 겨냥한 준비 갖춰
현재 중국 내 자동차 기업은 100개가 넘는다. 100개의 자동차 회사가 중국 내수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현대자동차가 차지하는 포지션은 얼마 되지 않는다. 임 법인장은 더 이상 현대와 기아에만 의존을 할 수는 없다고 전한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기업의 다변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모 생수회사가 있었는데, 작은 기업들을 상대로 한 달에 5천통을 판매했다. 그런데 어느 대기업에서 5천통을 한 번에 써 주겠다면서 납품이 가능하냐고 물었다. 생수회사의 대표는 단번에 거절을 했다. 한곳에 5천통은 경쟁이 치열할뿐더러 언제든 빼앗길 수 있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 대기업에 납품을 한답시고 풀뿌리를 무시했다가 떨어질 신뢰 또한 염두에 두었던 생수 회사 사장은 지금 승승장구 하고 있다. 이 말은 너무 한 쪽에 의지하지 말라는 뜻을 전한다. 현대는 갑질 한 번 안 하는 좋은 거래처이다. 그러나 현대나 기아 외에도 매출의 다변화를 위해 준비를 해야만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다. 2019년 다국적 기업을 못 뚫으면 문을 닫겠다는 각오로 준비 중이다."
두올은 가격 경쟁과 품질 개선으로 중국 내수를 공략할 계획이다. 내수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자존심을 버려야 하며 중국에게 고개를 숙이고 배우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미 두올 연태 공장에서는 내수시장을 공략했을 때의 강풍을 미리 시험 중이다. 내수시장 공략에 대한 두올의 역량을 검증 중인 임 법인장은 충분히 자신이 있노라고 전했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과 품질 개선 뿐
사드로 인한 불이익을 묻자 임 법인장은 정치적인 문제는 부수적 문제라고 일단락 지었다. 냉정하게 판단했을 때, 사드는 핑계일 뿐 변화와 품질을 개선하지 않는 기업이 문제인 거라고.
"삼성의 반도체는 사드 이후 더 발전했다. 중국에서도 자신들이 필요한 제품을 삼성이 만들어 주니 삼성은 안 건드리는 거다. 사드 보복 현대자동차 가동 중단 문제는 우리가 그들에게 그만큼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뜻이다. 사드 전부터 우리는 이미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불이 붙고 있는데 사드가 기름을 부은 것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만들 수 있도록 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경제라는 것은 경쟁을 통해 이겨야 하는 것이다. 모든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과 품질 개선 밖에 방법이 없다."
멀티테스킹이 불가능하다는 그는 한 가지만 파고드는 경향이 있다. 라인을 보더라고 한 달 동안은 1라인만 계속 지켜보며 직원들의 얼굴을 다 외워 버린다. 그 다음에는 2라인을, 그 다음에는 3라인을...그는 그렇게 전 직원들의 성향과 얼굴을 다 파악했다.
2018년는 장기적으로 세운 계획을 하나씩 실행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그리고 2020년에는 가시적 효과를 볼 것을 기대한다. 어떤 계획이든 지독한 추진력을 발휘하는 임경규 법인장이 이끄는 '두올차식'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