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도에 처음 중국에 나왔다는 강경록 대표는 경상북도 문경 출생이다. 올해로 중국 생활 11년차인 그는 고향이나 이곳 위해가 참 비슷한 것 같다며 웃었다. 험지에 나와 고생이 심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강 대표는 ‘금형 분야가 한국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어렵기 때문에, 이곳에 온 것이 또 하나의 기회였다’며 다부지게 말했다.
누구보다 기민하게 움직이고 변화에 대처하라
물론 어려움은 있다. 가령 최근 가장 큰 이슈로 급부상했던 사드 문제에 대한 피해는 거의 없었다고 하지만, 규제는 확실히 예전보다 심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신규로 진입한 업체 외에 기존 업체에 대해서는 거의 실질적인 지원을 해주지 않는 실정이라며 강 대표는 시름했다. “오랫동안 이곳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던 기업들에 대한 지원이 많이 줄었습니다.” 따라서 이에 따른 강경록 대표의 대처도 누구보다 기민하다. 바로 근래 유지하던 대량 생산 체제에서 소량 생산 체제로 전반적인 형태를 개편한 것. 또한 종래 파본이 일정 부분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기계를 이용한 생산 방법 대신, 핸드메이드로 직접 금형을 깎아 만드는 생산 기법을 통해 좀 더 제품의 정교함을 가다듬으려 한다고도 말했다. 이를 통해 좀 더 다양한 품목을 갖춰 고객의 선택 범위를 넓혀 그 니즈에 최대한 부응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이런 그에게 기자가 위해 지역의 성장가능성에 대해 묻자, 강경록 대표는 “저희가 보는 미시적 시장과 사회에서 보는 거시적 그림에 분명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일견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유는 분명하다. 시의 기반 설비 구축에 있어서는 상당 부분 진일보하였지만, 강 대표와 보원금속이 속해 있는 제조업 분야의 경우 인건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등 모든 면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영세기업들에 그 어려움이 유독 크다는 것. 그 때문에 종래 중국에 진출해 있던 한국 기업들, 특히 섬유 분야는 이미 거의 중국을 떠나 동남아 등지로 이전했다는 이야기도 전해 주었다. 특히 금속 분야의 경우에는 본래 한국 기업이 전문으로 작업하던 금속 인가공 분야에 중국 현지 업체들이 뛰어드는 실정이라 경쟁은 치열해지고 가격은 떨어지는데 반해 생산비용은 증가하는 등 악조건에 처해 있다고도 말했다. 그의 이야기에 따르면, 전자산업 역시 결코 만만치는 않은 상황이다. 다시 말해 기반 설비는 수직 상승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산업 여건은 점점 어려워질 것 같다고.
대비를 하지 않으면 결국 위기로 내몰리고 만다. 그것이 곧 시장의 법,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강경록 대표이기에 그는 더욱, 생존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가령 여러 가지 노력이 있다. 베트남 하노이 등지로 지사를 확장했으며, 모든 분야에서 라인을 다각화하고 있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여태까지 험난한 중국 땅에서 수 년 간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보원금속만의 강점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강 대표의 말에 따르면, 그 강점이야말로 보원금속의 오늘을 일구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제품 개발과 연구의 전 공정에 걸쳐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를 진행할 수 있는 우수한 두뇌들이 보원금속 전 분야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 생산 공정의 기계 설비를 모두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빠르고 신속하게 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것도 보원금속이 자랑하는 강점이라고.
점점 어려워지는 환경, 그러나 포기란 없다
어려움은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은 불가능, 이에 전망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는 것이 강 대표의 의견이다. “위해 지역도 제조업에 대한 투자를 점차 줄이고 있습니다.” 특히 환경오염 등의 문제로 제조업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인식도 사실 좋지는 못한 상황, 게다가 인력을 구하는 문제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 더욱 그의 시름이 크다.
아무리 13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이라고 하지만 생산가능인구가 13억인 것은 아니다. 특히나 이러한 생산가능인구에 속하는 20대는 요즘 대부분 대학을 나왔다. 고학력 인구인 것이다. 따라서 이들 대부분이 자신의 학력에 대한 보상 심리를 반영, 전자 산업이나 편한 사무직에 취업하기를 원하고 있어 제조업 분야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 더불어 한 자녀 낳기 정책에 따라 숱한 중국 가정이 한 명만 낳아 이 한 아이에게 집안의 모든 기대와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실정인데 반해 부모 세대의 인식 역시 제조업 분야에는 차가운 것이 현실인 점도 문제. 한마디로 말해서 제조업계는 지금 젊은 근로자를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것이 보원금속 강 대표의 말이다.
“예전에는 고등학교조차 나오지 않고 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던 중국 청년들이었습니다만 이젠 다릅니다.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대학 진학이 늘어난 것이죠. 덩달아 눈높이도 올라가서 이런 제조업 생산직 쪽은 거들떠도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다. 아무리 힘들어도 희망을 놓지는 않아야 한다는 것이 보원금속 강경록 대표의 말이다. 그 역시 이곳 위해에 언제까지 머물 수 있을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은 시간 동안 이곳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전했다.
비록 한국 기업들이 위해를 떠나더라도 중국과 이곳 위해 사람들의 기억에 정직한 고용주, 착실한 사람들의 나라로 한국이 남기를 바라는 마음. 따라서 더욱, 이것이 그가 베트남이든 어디든 정든 위해 지역을 떠나 다른 무얼 하게 되더라도 이곳 현지 근로자들의 인건비만은 온당히 그 몫을 챙겨주자고 다짐하는 이유이자 강 대표가 말하는 ‘유종의 미’인 셈이다.
땀의 가치를 알기에 더욱 빛나리라, 중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보원금속. 그 가운데에서 더욱 기민하게 빛나고 있을 강경록 대표의 380명의 근로자들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