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하면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한국 고유의 전통 투기 스포츠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태권도에는 더 포괄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태권도는 어떠한 무기도 없이 손과 발을 이용해 가공할 만한 공격력을 자랑하지만 이보다 방어를 더 강조한다. 이는 평화와 자기극복, 심신을 단련하는 수양의 스포츠를 의미하는 것이다. 숙명여대 국제 교류팀 외국인 학생 태권도 담당교수를 역임하고 있는 안양 G-Star 태권도장 이천형 관장은 태권도의 수양을 통해 인성과 체력을 겸비한 진정한 태권도 인을 양성하고 있었다.
최근 태권도장에 가면 정작 태권도보다 생활체육이 보다 더 활성화 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이 학원으로 돌며 놀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지자 부모들은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찾기 시작했고 태권도장은 부모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생활체육에 일정한 시간을 할애했다. 안양 G-Star 태권도장 이천형 관장 역시 매주 수요일은 ‘스포츠데이’로 정해놓았다. 이날은 축구, 농구, 배구, 등 한 종목을 정해 아이들이 신나는 구기 종목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아이들이 아파서 학교는 안가도 태권도장은 절대로 빠질 수 없다며 수요일을 기다린다고 했다.
수업진행 첫 20여분은 줄넘기, 순발력달리기 등으로 체력을 올린다. 모든 운동의 기본은 체력이기 때문이다. 기초훈련을 통해 소근육을 깨운 후 그것을 바탕으로 태권도의 품새와 겨루기를 지도한다.(G-Star 태권도장은 품새와 겨루기를 굳이 따진다면 겨루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관장은 “아이들이 겨루기는 좋아하는데 품새를 지루해 한다. 그러나 품새를 함으로써 정신수양을 하고 자기극복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품새를 통해 인성교육을 지도하고 있었다.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금메달을 딴 선수들 그리고 축구선수 손흥민도 보기에는 화려하지만 그 뒤에 숨은, 그들이 흘린 땀은 말도 못할 정도로 힘들었을 것이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전문 기술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겉으로는 멋있고 쉬워 보일지 모르지만 그 과정을 얻기 까지 얼마나 많은 인내와 고통의 시간을 보냈는지 알아야 한다. 말로만 꿈을 이룬다고 하지 말고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어려운 일을 어려서부터 참고 견딜 줄 알게 되면 이것이 성장하면서도 습관이 되어 저절로 인내심 강한 사람이 되고 큰 인물이 될 수 있다. 품새를 잘하게 되면 도복에서 멋있게 소리가 나고 성취감이 있지 않느냐. 이것을 거울삼아 모든 일에 인내심을 가지고 극복하도록 하자.”
‘한번 얘기하면 들어라, 왜 안듣냐’ 과연... 맞는 말인가
이 관장은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매년 한차례 아이들과 함께 지리산 청학동을 방문한다. 이곳에서 어른들 교육도 받게 되는데 훈장님의 여러 가르침 중 한 구절이 크게 가슴에 와 닿았다고 했다.
‘한번 얘기하면 들어라. 왜 너는 한번 얘기 하면 안 듣냐’ 어른들은 이 말을 아이들에게 종종 사용한다. 습관을 고치고 행동을 가르치기 위해 하는 말이지만 이 말에는 모순이 있다. 어른들 역시 자신의 행동을 고치기 위해 새해마다 각성하고 작심하지만 결국 삼일도 못가지 않느냐는 것이다. 어른도 못하는 것을 아이들에게 ‘왜 한번 말하면 안 듣느냐’고 훈계하는 것은 참으로 어불성설이다.
이 관장은 아이들을 바르게 가르치기 위해서는 어른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 배움을 더 갈고 닦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장의 책상에서 ‘육아’와 ‘인성’에 관련된 서적들이 놓여있었다.
부모 참여수업 중요...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
오는 2월 부모 참여수업을 준비 중이다. 이 또한 해마다 하는 연례행사인데, 이 관장은 이날 부모들과 소통하며 도장에서의 수련과 인성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데 주력한다. 교육은 쌍방향으로 이루어 져야 한다. 교사와 부모가 소통하게 되면 아이들에게 보다 더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아울러 “사랑받고 자란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더 마음의 문을 활짝 연다.”며 “꾸중과 질책보다 믿음과 사랑으로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과도 같다.”며 “부모님들도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길 원한다면 아이들 앞에서는 말 한마디도 사실은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관장은 “아이들이 도장에 오면 집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거침없이 쏟아낸다.”고 귀띔했다.
안전 위해 수련장 분리 운영
G-Star 태권도장은 공간이 특이했다. 층을 나눠 수련장이 세 곳으로 분리되어 있다. 이 관장은 품새는 상관없지만 대부분의 활동들은 연령대별로 달리 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 분리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또래끼리는 괜찮지만 유치부와 초등부가 체격차이가 많이 나면 뛰는 중에 부상을 입을 수 도 있어 이러한 부분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연령대 별로 수업을 나눠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것은 이 관장이 도장을 차리기 전부터 추구했던 바였고 실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을 다 뒤져도 수련장을 나눠 운영하는 태권도장은 안양 G-Star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G-Star의 G는 Global, 세계화를 뜻한다. 숙명여대 국제교류팀, 외국인 학생 태권도 담당교수를 역임하고 있는 이 관장은 세계로 뻗어가는 태권도장의 의미를 내걸고 G-Star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숙명여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이 이곳에 와서 태권도를 배우고 있는데 힙합음악에 맞춰 ‘태권체조’하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이 관장은 “외국어 학원의 외국인 선생님들도 이곳에 와 신나는 태권체조를 한번 배워보지 않겠느냐”고 홍보했다. 이 관장은 오래전 영어공부를 위해 호주에서 2년간 살았던 적이 있는데, 당시에 태권도를 통해 친구들을 사귀고 교류할 수 있었다며 제자들도 태권도를 잘 배워두면 두고두고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배움에는 스승과 제자가 따로 없다
이 관장은 태권도 7단의 유단자다. 경희대 석·박사를 취득했고 도장을 운영한지는 13년째다. 이 관장 밑에서 사범으로 일하던 선생들 중 두 명이 이미 독립해 도장을 차렸다. 이 관장은 독립한 사범들과도 늘 교류하며 보다 발전하는 태권도장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했다. 또 배움에 대해서는 스승과 제자가 따로 없다며 “아이들을 보다 더 잘 지도하기 위해서는 사범들도 매일같이 갈고 닦아야 한다”고 말했다.
G-Star에는 체육특기생을 준비하며 공부하는 중·고등학생들도 있다. 이 관장은 이 아이들의 학교 성적에도 관심을 가지며 지도하고 있었다. 용인대, 서울과기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많은 대학으로 진학했고 진학 예정중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특출 난 아이가 있으면 부모와 상의해 선수반으로 넣어 육성한다. 전통 태권도의 명맥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고 있다. 안양시장기와 협회장기에 출전해 겨루기 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 관장의 마인드는 G-Star의 간판답게 안양을 뛰어 넘어 세계로 가고 있다. 원생들이 늘어나고 부모들이 좋아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장으로 과히 모범이 되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다. G-Star 태권도장의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