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미향 체험마을은 용인시 동남부에 위치한 농촌마을이다. 농촌 생활, 농산물 파종이나 수확, 식사 등 체험이 가능하다. 고향의 향수를 느끼고 농촌의 정감을 가득 담아 갈 수 있는 경험들이다. 농촌종합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건립됐다. 목적은 도시민들이 농촌을 체험함으로써 농업과 농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 하지만 최근에는 일부 변화를 꾀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다수 인원의 체험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현재는 야영장으로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연미향 체험마을을 처음 기획해 시작하고, 관리하고 있는 정동만 회장을 만나봤다.
정동만 회장은 “2003년 말부터 농촌 체험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했다. 적극적인 행보로 농림식품부와 연계를 시작했고, 본격적인 시작은 2005년부터다.”라고 회상했다. 도농교류를 활성화시키겠다는 포부가 컸다. 이에 부응해 학생을 비롯해 상당히 많은 수의 도시민들이 방문했다.
하지만 위기가 찾아왔다. 정동만 회장은 “조류독감 등 전염병의 위험 때문에 단체 방문이 줄기 시작했다. 지금은 코로나 바이러스 등으로 아예 방문이 전무한 상태다. 자구책을 고려하던 차에 야영장을 운영하게 되었다. 지금은 가족 단위로 소수의 인원이 이용하고 있다. 체험은 줄어들었지만 소수가 외부에서 활동하는 캠핑족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원래 목적은 도농교류의 활성화를 위한 공간이었던 만큼 본연의 기능이 하루빨리 회복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기업과의 연계 통해 확대 하고파
연미향 체험마을은 앞으로 변화와 발전을 꾀하고 있다. 트렌드도 급변하고 용인 지역 내 인구도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만큼 새로운 체험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대부분 농촌체험마을의 경우 시작은 화려했으나, 끝은 미미해 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패한 마을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정동만 회장은 “성공했다고 요란한 마을들도 들여다보면 재정적으로 어려운 구조다. 소속된 농가는 소득을 올리지만 집행부는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따라서 유지 되기 어렵다.”면서도 본래 농촌체험마을의 설립목적을 강조했다. 농산물의 귀중함, 농업인의 노고, 농촌 공간의 소중함, 사회를 향한 기여도를 널리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동만 회장은 지금까지 학교 중심으로 진행됐던 단체 체험에서 나아가 회사도 농촌체험을 의무화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용인 지역에 들어설 예정인 대규모의 SK하이닉스 공장과도 연계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기업과의 상생협력부지로 선정 된다면 업그레이드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다. “용인 지역에 SK하이닉스 공장이 들어설 것이다. 이에 따라 인구가 증가하고 젊은 세대들이 다량 유입될 예정이다. 이들은 농촌에 대해 잘 모른 세대들이다. 연미향 체험마을이 전통 농촌 문화를 알려주는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 멀리 떠나지 않고도 가까운 곳에서 휴식을 제공하고, 농촌을 알리고 체험하는 공간이 되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 공간으로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주변 농가의 소득도 증대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봉사하는 것이 삶의 목표
정동만 회장은 삶의 목표를 ‘봉사’에 두고 있다. 가치관을 묻자 ‘가장 겸손한 자세로 낮은 곳에서 나 하나 희생하면서 타인에게 행복과 이익을 주는 것’이라 밝혔다. 그렇게 살아온 삶이라 자부한다. 수년 전에 농기계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됐지만, 장애를 딛고 이장협의회 회장, 원산면 지역발전협의회 회장도 겸직 중이다.
정동만 회장은 “그는 농사 짓는 부모님을 위해 군 제대 후 사회진출을 포기하고 농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스물여섯 되던 때였다. 그 때부터 봉사를 시작했다. 목숨을 잃을 정도의 아찔한 사고를 3번이나 겪었었다. 어릴 적부터 기독교를 믿어왔는데, 세 번이나 살려주신 목숨은 지역 사회를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사명으로 받아들였다. 이에 이고 더 적극적으로 다양한 봉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농촌종합개발사업 도전, 친환경 우렁이쌀 도입
특히 주변 농촌 지역 주민들을 위한 사업 추진에 적극적이었다. 2002년부터 농촌종합개발사업에 뛰어 들었고,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했다. 하나하나 들어보니 그 성취가 대단했다. 우선 원산면 친환경 농업을 추진해 20년을 넘게 진행 해오고 있다. 우렁이농법이 대표적이다. 사업개발비를 지원 받아 우렁이 쌀 전용 건조장 및 도정공장은 농협주관 으로 건립하였고 우렁이 양식장 저온 저장시설 농촌개발 사업으로 유치 하였다고 한다. 원산면 일대가 친환경 농업으로 한 단계 발돋움할 수 있는 역할을 한 것. 정동만 회장은 “친환경 우렁이 쌀은 원산면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학교 급식에 이용하고, 다른 지역까지도 진출하고 있다. 친환경 농업을 선두적으로 시행해 원산면 이미지 개선에도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한우 축사도 현대식으로 신축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끌어내 한우 농가의 소득 상승을 견인했다. 경로당 개선사업도 달성시켰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처음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오기도 했다. 공감대도 없었다. 당시에는 이런 사업들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기 때문이다. 오해로 인한 억측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솔직하고 청렴하게 일을 하다 보니 서서히 진심을 알고 믿어주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농촌개발사업도 이제는 마무리되고, 소득사업도 각 영농가마다 성실히 수행하며 농가수익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원산면 어디든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정동만 회장이 있을 것이다. 솔선수범해 혼자 제초 작업도 하고, 제설 작업을 하는 그를 보는 주변인들은 왜 그리 힘든 삶을 사냐고들 묻기도 한다. 그는 대답한다. “먼저 나서서 하다보면 함께 뜻을 해 주는 사람들도 하나둘씩 늘어난다. 때로는 힘들고 고독할 때도 있지만, 하루 일정을 마치고 귀가해서 지난 하루를 돌아보면 뿌듯함을 느낄 때가 많다.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힘이다.”
농촌을 사랑하고, 농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연미향 체험마을이 코로나 피해를 딛고, 널리 사랑 받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