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새로운 가족으로 들이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인기는 비단 젊은 층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다. 자식들을 다 키우고 중년에 들어선 부부들이 새로운 가족으로 반려동물을 만나 삶에 또 다른 즐거움을 찾아가고 있다. ‘애완동물’이라는 말을 쓰던 시기를 지나 ‘반려동물’, 말 그대로 동물과 가족이 되어 살아가는 시대가 온 것이다. 파주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에는 이러한 시대가 도래하기 전부터 꾸준하게 동물 복지에 힘써온 인물이 있다.
유기견으로 소년범들을 교화훈련
지난 2018년 6월 18일 비영리단체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는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 허가를 받으며 정식적으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햇수로는 벌써 4년째다.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는 여타의 보호소와는 차별화된 지점이 있다. 유기견을 훈련을 시켜서 안양교도소 소년원으로 교화훈련을 나가는 것이다. 음악치료, 미술치료처럼 개를 훈련을 해보는 교화훈련으로 다른 치료들보다 인기가 많고 아이들도 의욕이 넘친다고 한다. 형이 무거운 아이들도 6개월간 훈련시킨 유기견과 함께 하다 보면 교화가 많이 진전되는 것이다. 이는 외국 사례를 통해서도 청소년 범죄자가 개를 가지고 교화 시 재범율이 많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화훈련에서 나아가 직업적인 부분도 교육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 때문에 중단되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임장춘 공동대표는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유기견 수십 마리를 한 공간에 가두는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유기견 중 아픈 아이들을 간판 삼아 모금을 진행하고 입양 시 돈을 받고 주는 건 아니라는 의견이다. 대신 임장춘 공동대표는 다양한 방식으로 유기견들이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방향을 모색해왔다. 최근에는 유기견을 교육 시켜 실종자를 구하는 ‘도시 탐색견’을 만들었고, 이는 파주경찰서와 mou를 맺는 결과까지 낳았다.
고등학교 때의 결심이 교육과 사회 영역으로
임장춘 공동대표는 개와 인연을 맺게 된 동기는 고등학생 시절로 올라간다.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수없이 옮기다 철원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 가게 되었다. 외진 시골이다 보니 일명 ‘똥개’라고 하는 시골개 많았다. 이 개를 데려다가 책을 보고 가르치니 천재견 같았다고 했다. “개도 저렇게 말을 잘 듣는데, 나는 뭔가? 나는 개만도 못한 사람인가?” 어린 시절 임장춘 공동대표는 자신에게 던진 질문에 개들을 교육하는 선생님이 되어보고 싶다는 답을 얻었다고 한다.
본격 동물 보호 활동가로 활동한 것은 2008년부터라고 했다. 동물복지를 목표로 유기견 보호, 명예감시 교육까지 그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특히 2020년 11월에는 고양시 동물복지기여상도 받았다. 임장춘 공동대표는 동물만 위하는 게 아니라 동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것을 바란다고 했다. 그렇게 집을 잊어버린 아이들에게 집을 찾아주고, 추운 날 산에서 태어난 새끼들을 구조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어릴 적 찬 목줄에 목숨을 위협받은 유기견을 살리기도 하며 동물복지에 힘썼다.
임장춘 공동대표는 교육사업을 통해 동물복지도 실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돈을 받고 유기동물을 관리해주는 곳이 300여 곳인데, 그중 유기동물관리사 자격증이 있는 분은 한 분도 없다며 이에 대한 교육사업을 진행한다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한 달에 일곱 번 정도 초중고등학교 가서 교육부 인증 생명존중 교육도 진행한다. 아이들이 생명을 함부로 사고, 버리지 않도록 가르친다. 임장춘 공동대표는 내년도 2학기 연세대 학점제 대학에 훈련 부분을 교수로 나가게 되었다는 소식도 전하며 교육 열정을 드러냈다. 사회활동 사업도 임장춘 공동대표가 열정을 드러내는 분야다. 우리나라 최초로 사체탐지견을 훈련시켰고, 이후 실종된 사람 찾는 구조견과 도시 탐색견을 훈련시키며 사회에 기여하도록 했다.
동물과 사람이 맞물려서 좋은 일이 진정한 동물복지고, 나아가 인간의 복지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가 타협회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멀쩡한 애들은 안락사하고, 아픈 애들은 간판 삼아 돈을 모금하는 행위를 엄격히 경계하는 것이다. 그것은 진정한 동물 사랑이 아니라고 했다. 임장춘 공동대표는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는 많은 동물을 살릴 수 있는 동물복지의 방향성을 추구한다고 했다. 동물단체와 부딪혀보는 이유기도 하다. 이런 취지를 아는 회원들이 늘어나면서 내년쯤 정상적인 궤도로 올라올 듯하다.
유기견 봉사활동에도 체계적인 정책이 필요
현재는 유기견들의 밥을 주고 똥을 치워주는 단순 봉사활동이 전부인 상황이다. 임장춘 공동대표는 생명 사랑을 위해서 아이들이 보호소 와서 청소만 하는 봉사 말고, 한 아이가 방학과 같은 일정 기간 동안 한 생명을 책임지고 다시 보호소로 데려다주는 봉사활동을 제시했다. 정책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부분인데, 이를 정책적으로 확립하면 동물복지에 있어 손수 할 수 있는 게 생겨 더 좋은 복지가 될 것 같다고 했다. 그저 유기견들을 보호소에 모아두고 돈 주는 것보다는 유기견을 통해 아이들에게 생명존중 교육을 시키는 큰 그림을 제안한 것이다. 정책적으로 봉사활동 체제가 잡혀 아이들에게 교육을 시키면, 어른들에게 돈으로 동물복지를 해결하려는 단순 정책보다 낫다는 것이다. 이는 아이들이 컸을 때 동물사랑도 자연히 이뤄질 것까지 기대해봄직하다.
“동물과 사람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고 생명사랑”
한국유기동물협회 회원은 1000명 정도 되는 전국단체다. 1000여 명이 전국적으로 움직이고, 총회에 참여하는 정회원은 20명 정도 된다. 이름을 가지고 돈을 벌고, 부조리가 생기는 걸 경계하기 위해 본부에서는 여유를 가지고 윤리에 맞게 운영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
임장춘 공동대표는 동물과 사람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생명의 무게는 같기에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원하는 회원들이 더 와줬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가 나날이 발전해서 생명존중을 알리는 협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