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은 현재 그 어느 도시보다 역동적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삼성이 반도체 공장을 위한 100조 규모 투자를 약속한데다가 각지에서 도시사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건설 경기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간과되기 쉬운 것이 평택지역 내 건설노동자의 권익과 복지 문제다. 전국 각지의 단체들이 몰려들고 신생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오히려 기본임금이 흔들리고, 정당한 권리가 위협 받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 전국건설인노동조합 경기남부건설지부 평택지회는 평택에 기반을 두고 있는 건설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단체다. 평택지회의 김요한 총괄 지회장과 경기남부건설지부 전체를 총괄하고 있는 김동완 지부장을 만나봤다.
평택 지역 건설인 권익 증대, 권리 보장 위해 출범
전국건설인 노동조합은 2018년 10월 17일 시작된 단체다. 평택 지회도 이 때 함께 출범해 2019년 지부로 승격됐다. 처음에는 조합원 스무 명 남짓으로 시작했지만 1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하며 빠른 속도로 지부로 승격된 것이다. 전국 건설인 노동조합 경기 남부 건설지부 25T덤프지회 크레인지회 스카이지회 펌프카지회 살수차지회 굴삭기지회 지게차지회 현장분과지회 등 평택 총괄지회장 김요한 지부장 김동완 등 이렇게 지금은 300명 이상이 활동 중이다. 이에 원래 평택 지회장을 맡고 있던 김동완 지부장은 경기남부를 총괄하게 되었고 지회 정책국장으로 활동하던 김요한 총괄지회장이 지회를 담당하게 됐다.
김동완 지부장은 2009년 고덕국제신도시에서부터 지역 발전을 위해 시민 단체에서 활동해 온 바 있다. 2015년, 삼성 1기 공장이 착공을 시작하면서부터는 본격적으로 ‘평택시민지역경제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김요한 총괄 지회장은 “대대적인 공사가 이뤄지면서 지역 내 노동자들을 현장에 취업시키기 위해 22개의 단체가 출범했었다. 이 중에서 특히 지역 장비, 인력들을 현장에 투입하는 부분을 담당 했다. 삼성, 시청과 협의를 통해 지역인 참여 비율을 30%로 확약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비대위는 일부 사람들의 비리로 인해 와해되는 일을 겪어야 했다. 김 지회장 역시 사무국장이라는 책임으로 2년 8개월 동안 재판을 받아야 했지만 개인적인 혐의는 모두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순수하게 사심 없이 지역민들을 위해 일해 왔기에 당연한 일이었다.
김동완 지부장은 “재판 중에 전국건설인 노동조합 이낙선 위원장님을 만나게 되었고, 노동조합에 대해 배우게 됐다. 그리고 오랜 고민 끝에 지역 건설인들의 이익을 증대하고 어려움을 돕기 위해 노동조합 지회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시민단체로 활동할 때에는 협상할 때 불리한 측면이 많았다. 지금은 노동부에서 정식인가를 받아 교섭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현장에서 교섭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와 지역 내 건설인 상생이 목표
전국건설인노동조합 평택지회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건설사와 평택 지역 건설인의 상생이다. 평택은 현재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공사가 진행되는 지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전국 각지의 업체들이 들어와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한시법이긴 하나 평택지역특별법이 시행 중이기 때문에 1500평 이상 규모 공사는 일정 비율 지역민을 투입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잘 지켜지지 않을 때도 많기 때문이다.
김요한 총괄 지회장은 “여러 업체들이 경쟁하면서 지역 내 형성된 표준 임금 이하로 노동자 임금을 책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지역 경제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단지 저단가로 공사를 따낸 후에 업체는 떠나버리는 경우가 대다수다. 우리 조합원은 99%가 이 지역에서 태어나 자란 평택 토박이들이다. 고향에 일자리가 많은데 외지로 가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는가. 지역 인력과 지역 장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당하고 공정한 방법으로 경쟁하고, 양보하며 타협
또한 일부 사람들은 아직 노동조합이라고 하면 선입견을 갖고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있는 만큼 이런 이미지와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요한 총괄 지회장은 “지회는 공정한 방법으로 일거리를 창출 하고 노동조합이라는 선입견을 벗기 위해 5분 먼저 출근 5분더 정리정돈 하기를 조합원들 에게 강조 하며,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 다만 불공정한 일이 있을 때에는 정당하게 건의하고 바꿀 수 있게끔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건설사와도 대화를 하고 서로 양보하며 타협점을 찾아간다. 노동조합이라고 하면 집회를 떠올리지만 3차까지의 교섭을 통해 대부분 대화로 해결한다. 관공서에서는 노동조합을 싫어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3년간 노력의 결과로 이제는 기자, 경찰서, 시청 관계 공무원 등 모두 우리 조합에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진정성을 알아주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평택지회에서는 3년 동안 활동하는 중에 집회는 단 한 차례밖에 없었다.
김동완 지부장은 조합원들에게도 자신들의 소명을 다해줄 것을 주문했다. “조합원들에게는 건설사에서 인정받는 노동자가 되자고 강조한다. 조합원임만 믿고 거만한 태도로 임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개개인으로서 모두가 사업자지만 평택 시민이라는 긍지를 가지고 지역에서 하는 공사인 만큼 소명을 다해 충실히 해 주기를 주지시킨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현장에 투입된 분들을 찾아가 독려하고, 불편사항은 직접 들어 반영하는 등 늘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개인적으로 만나 어우러지고 만져줘야 자신감 얻고 일할 수 있으리라는 철학 때문이다.
이를 위해 “아침마다 함께 차 한 잔 마시고 회의도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서로 분야는 다르지만 정보를 공유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한다. 지역 선후배 관계이기 때문에 보완해야 할 점들은 나누고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부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금체불, 사고 등 부당한 대우는 적극적으로 해결
이 외에도 조합원이 아닐지라도 지역 건설인이 임금체불, 사고 등을 당했을 때에는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해 준다. 아직도 여전히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김요한 총괄 지회장은 “저희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다. 일단 전화로 사업주와 이야기하고 저희 힘으로 안 되는 것은 시청에 가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김요한 총괄 지회장과 김동완 지부장은 오로지 지역의 건설인들과 평택시를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지회를 이끌고 있었다. 어떤 개인적인 이익도 배제했다. 주변에서는 그냥 개인적으로 일만 해도 충분할 것이라고 만류했지만 세상에 태어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포부 때문이었다. 노동조합 간부로서 이득을 취한다는 오해에서 벗어나고자 개인 장비도 손해를 보면서까지 모두 처분한 상태다. 김요한 총괄 지회장은 “노동조합 간부는 자신을 위해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청렴하게 깨끗하게 일을 맡아 한다고 해도 의심을 받을 수 있다. 그저 우리 평택지역의 발전과 건설인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노동조합을 궤도에 올려놓고 싶다.”는 바람을 전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