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군은 인구, 경제적인 측면 모두에서 규모가 적은만큼 의흥새마을금고의 규모도 영세하지만 15억 규모의 적립금에 자산이 400억 규모로 알뜰한 운영으로 지역 내 대표 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흑자 2억 110만원을 기록했다. “현재 목표는 적립금 40억입니다. 자산의 10%는 적립을 해놓아야 안전하기 때문이지요” 30년 운영하면서 매년 출자배당금이 컸을 만큼, 전략적이고 알뜰하게 운영해 왔다는 반증이다.
김정환 이사장 “지역내 서민을 위한 금융 기관으로서 기본에 충실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고 자부한다”고 전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금고를 부실하게 운영한 사실이 잇따라 터져 나오며 예금주들의 불신이 깊어지며 갈등하는 사례도 있었지만 군위군에서는 먼 나라 이야기다.
그는 아직도 아침 8시면 누구보다 일찍 출근 해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한다. 직원들이 모두 퇴근할 때까지 퇴근도 하지 않는다. “출퇴근할 때가 가장 중요합니다. 8시 반 부터 문을 열지만 농촌에서는 더 일찍 오는 손님들도 있어요. 미리 8시부터 문 열어 놓고, 청소도 스스로 하며 일찍 오는 손님을 맞이합니다. 그런 마음 없으면 이사장 못합니다” 겸손한 듯 투박하게 내뱉는 그의 말들에서는 국민이 금융기관에 바라는 ‘신의’가 느껴졌다.
30년 세월, 그와 함께 성장해 온 의흥새마을금고
김정환 이사장은 의흥새마을금고의 창립자다. 군위군 의흥새마을금고와 함께 한 시간은 30년이 넘는다. 그 동안 모든 부침을 함께 하며, 성장과 발전의 현장의 중심에 있었다. 그는 “초기에는 새마을 정신에 입각해 개인적으로 1천~2천만원 정도의 소규모 자본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창립 1년 만에 자본금 1억을 돌파했죠. 30년 전에 1억은 상당한 액수였습니다. 기념으로 사비를 털어 현수막을 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라고 회상했다.
김정환 이사장은 그 자신도 현재까지 2천 평 규모의 쌀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으로서 농촌경제활성화와 농민 생활의 안정에도 앞장서 왔다. “초창기에는 자발적으로 농약 공병 진행수거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예전에는 농약을 다 사용하고 공병을 그냥 아무렇게나 던져 버리는 경우가 많았지요. 그러면 깨져서 사람이 다치거나 농경지에 피해가 갈 수 있어 새마을금고 차원에서 농약 공병 1병당 금액을 지불하고 유상수거 하는 운동을 진행했습니다. 지역 내 국회의원, 언론 등에도 제보해 봤지만 지원이나 호응은 부족한 수준이라 이 역시 개인 사비를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농촌지도자 출신으로 농민운동에도 앞장서 온 그는 이렇듯 지역 내 농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한 활동 등을 이어왔다.
처음 새마을금고 건물을 지을 때도 건축은 전문가가 하더라도 나 역시 건축을 알아야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건축 현장도 다니면서 건물 짓는 것에 대해 배우고 용어도 익혔다. 무엇이든 진심을 다해야만 한다는 그의 신조다. ‘돈을 만지는 사람은 술과 담배를 가까이 하면 안된다’라는 일념으로 유흥에도 일절 손대지 않는다. “도시는 그렇지 않겠지만 지방으로 갈수록 새마을금고는 지역 내 서민금융인만큼 이사장을 보고, 신뢰하고 돈을 맡기는 사람도 많습니다. 군위군에서 일평생 살아오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작은 것부터 철저하게 지내온 것을 보고 저라면 믿을 수 있다며 새마을 금고를 찾아주시는 주민들을 보면 보람되죠”
IMF 때는 금모으기 운동을 진행해 상당한 양의 금모으기에도 앞장섰다. 비록 작은 규모일지라도 금융기관으로서 깐깐하게 운영해 믿고 맡길 만 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이사장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역 내에서 함께 살아온 지 오래 되어 다른 사람들도 제가 어떤 사람인지 인품을 모두 안다고 생각합니다”
의롭게 발전하고 흥한다는 의미의 ‘의흥’, 애향심으로 선택한 이름
MG새마을금고라는 새로운 이름 대신 ‘의흥’새마을금고라는 이름을 고집하고 있다. 의흥은 군위 지역의 옛 지명. “새마을금고는 애향심에 바탕을 두고 있는 만큼 고향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정감가고, 더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새마을금고중앙회가 있지만, 여러 지역의 상징적인 연합회일 뿐 지역성을 살려야 한다고 봅니다. 의흥(義興)에는 옳을 의(義), 흥할 흥(興)이라는 한자처럼 의롭게 발전하고 흥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감찰현감이 있던 곳으로 새마을금고의 의미와도 맞닿아있죠. 내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여전히 ‘의흥새마을금고’로 소개하고 있습니다”라는 것이 김정한 이사장의 뜻이다.
곧 퇴임을 앞두고 있는 김정한 이사장은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5천만 원 보장도 되고, 법제화 되어 있어 파산될 일도 없습니다. 안전기금 1년에 5천만 원씩 올라가 보험금도 충분하지요. 다른 금융에 비해 이자가 높고,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라며 “이처럼 새마을금고는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과 보호를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안전하고 건실한 금융기관으로서 서민들을 위해 부담을 완화하고 따뜻하게 포용하고 있는 만큼 제가 떠나고 난 후에도 새마을금고를 많이 애용해 주세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어찌 보면 일생을 새마을금고와 함께 해 온 세월이었다. 마지막까지도 지역 서민과 새마을금고를 향한 애정은 감출 수 없었던 그이기에 믿고 의흥새마을금고를 찾는 지역민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