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제주 감귤, 그 진수를 찾아 전국의 소비자에게 제주 한섬누리 영농조합 권혜경 대표

명품 제주 감귤, 그 진수를 찾아 전국의 소비자에게 제주 한섬누리 영농조합 권혜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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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한섬누리 영농조합 권혜경 대표의 이야기는 참으로 ‘신기’하기 그지없었다. 제주도에는 전국 각지로 과일 유통업을 하고 계시는 어머니 일을 돕기 위해 왔다는 그녀, 한편 경기도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한 경력이 있다고 하여 기실 흥미로웠다. 여기에 현재 경기도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신랑을 외따로 남겨 두고 제주도에는 오롯이 혼자 오게 되었다는 이야기까지. “두 아이 중의 한 명은 군대를, 다른 한 명은 대학교 기숙사생으로 있어요. 말하자면 주말 가족인 셈이네요.” 이러한 권 대표는 작년 3월 즈음에 이곳 제주로 내려왔다. 오로지 최고의 제주감귤, 그 천상의 맛을 방방곡곡에 알리겠노라는 다짐 하나로 버틴 지난 나날이었다.


어머니를 따라 시작한 유통업, 원칙은 분명하다

한동안은 농사를 지으며 보냈다고 이야기하며 권혜경 대표가 이렇게 운을 떼었다. “보통의 영농법인들은 농업과 유통을 병행합니다. 다만 많은 물량의 발주를 맞추기 위해서 산지 거래도 많이 하고 있고요.” 그녀의 말에 따르면 밀감의 제철은 겨울, 따라서 지금 이때가 가장 바쁘다고 한다. 그녀가 말했다. “저희 어머니도 지금쯤이면 막 겨울 작업을 마치고 육지에서 여름 장사하기 위해 들어가 계실 즈음이었죠.” 하지만 권 대표의 도전은 단지 감귤 농사에서 그치지 않았다. 바로 그동안 어머니조차 해보지 않았던 하우스 밀감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어머니와 함께 짓는 농사만으로는 물량을 맞추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또 하나 낸 것이 지금 이 자리죠.” 그런 그녀에게 농사일이 퍽 고되지 않으냐고 기자가 묻자 권 대표의 대답은 참으로 당찼다. “저는 원래 도전하는 걸 좋아해요. 경험은 없지만 와서 배우면 되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그 답은 참으로 놀라웠다. 섬이라 육지와 비교해서 배타적인 면도 있을 이곳 제주도에서 ‘외지인’으로 살기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에도 권 대표는 스스럼없이 웃어 보였다. “아유, 그분들도 사람인걸요. 사람이기 때문에 가까워질 수 있는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제주에 왔을 때는 아저씨, 아주머니라는 호칭은 없고 모두 삼촌이라고 칭하는 걸 보며 조금 어색했는데, 이젠 삼촌이란 말이 참 정감이 가고 좋아요. 삼촌들도 저를 보면 아가씨 닮은 아주망 왔구나 하며 반겨주신답니다.” 그러나 마냥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는 것이 또한 장사의 세계. 이에 관해 제주 한섬누리 영농조합 권혜경 대표 역시 ‘유통은 사람 관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으로 하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좋은 물건만이 진심이 될 것이라 말했다.


그녀가 말하는 진정 ‘온당한 값’의 의의

권 대표의 말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농가 스스로 객관적으로 자기 물건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실상 이것이 제대로 기능하기가 참 어렵다는 것이 권혜경 대표의 말이었다. “거래를 할 때 참 힘든 상황이 바로 농민 개개인의 ‘주관적 평가’와 실제 물건을 통해 판명할 수 있는 ‘객관적 평가’가 완전히 불일치할 때입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물론 내가 일 년 동안 수고한 값을 온당히 받는 것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온당한 값’과 ‘좋은 값’은 장사꾼에게 있어 결코 동의어가 될 수 없다는 게 권 대표의 생각이다. “잘 키운 것은 정말 색깔부터 다릅니다. 맛부터 광택 자체까지도 달라요.” 

그녀가 밝히는 시장은 이보다 더욱 냉정하다. 과일의 겉껍질부터 광택, 색감부터 모든 것에 등급을 매기고 그에 따라 완전히 차등대우를 하는 곳이 바로 권 대표가 이야기하는 ‘시장’이고 ‘소비자’다. 그렇기에 더욱 농업인들이 객관적으로 자신의 물건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권혜경 대표는 조언했다. “당연히 저희 유통사는 그에 맞는 제값을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물건은 제값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길 바라고요.” 그녀가 말하는 ‘온당한 값’이란 다른 게 아니다. 마땅히 받아야 하는 값보다 더 드리고 싶은 마음, 땀에 대한 보답은 그래야만 한다는 것이 권혜경 대표가 이야기하는 진정 온당한 값이다. 


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할 의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어려움’은 도처에 산재해 있다. 가령 제주도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감귤 출하 연합회의 매매가 수치를 기준으로 거래가격을 제시하는 농가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 권 대표의 의견이다. 그녀가 말했다. “이 사이트에 올라오는 감귤 경락 단가를 기준하기엔 어려움이 많아요. 분류가 전혀 되지 않은 품목도 있거든요.”  가령 근래 최상품으로 치는 타이팩 감귤은 당도가 우수해서 5kg에 4만원도 나오는 반면에 일반 노지 조생귤은 5kg에 만원도 채 나오지 않는다는 것. 그런데 감귤 종류에 대한  분류가 되어 있지 않고 최고가와 최저가의 평균치만이 제시되고 있다고 권혜경 대표는 안타까워했다. 조금만 더 디테일하게 신경을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다고 그녀는 밝혔다. “농가에서는 모든 물건이 이 가격을 받을 거라는 기대치가 높아요. 최종납품가에는 운송료, 작업비 ,판매수수료 등의 유통비용이 발생하는데 이 부분을 생각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구요.”  

그렇다면 유통사가 보는 ‘좋은 감귤’의 기준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권혜경 대표는 “사이즈도 사이즈지만 당도를 제일로 생각하죠.” 이런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기자가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이냐고 묻자 ‘지금의 내수 유통의 큰 줄기는 농협이나 감협 위주로 이뤄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운을 뗀 후, 권 대표는 이렇게 말을 보탰다. 

“대형마트 거래가 안정적이죠, 문제는 그 거래를 뚫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그 줄기에 합류하는 것이 목표예요. 제주는 감귤농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좋은 품질의 감귤로 농가에는 더 큰 소득을, 소비자에겐 맛좋은 품질을 전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이를 위해 제주도지자체나 농, 감협, 영농법인을 비롯한 감귤유통 관계자들은 열심히 오늘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한섬누리의 뜻이 무엇인지 아세요? 오래도록 제주섬에서 나누며 살자.입니다. 서로 상생하며 융화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렇게 만들었지요.” 여자라서 어렵다는 유통업, 그러나 여자라서 더욱 잘 해낼 수 있다고 자부하는 권혜경 대표, 그녀의 미래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