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화도령을 만나러 간 인화당에는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초들이 가득했다. 신도들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것이었다. 터를 잡은 지 채 6개월도 되지 않은 인화당이지만 초를 밝힌 사람들의 소망은 모두 이뤄지다 보니 신도들이 놀라운 속도로 번져 나가고 있다. 이제 갓 서른이 되었다는, 나이보다도 앳되어 보이는 송화도령에게서는 그 어떤 오래 된 무속인보다 더 대차고 강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무속인으로서의 자신감과 프라이드도 상당했다. 자신감의 근원은 ‘세상에 불을 밝혀 성불을 반드시 이룰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송화도령의 인스타그램에서도 그 간의 성공사례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신도들이 직접 감사함을 표현한 문자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외가의 신줄, 친가의 도줄 이어 받아
송화도령은 스물여섯이라는 어린 나이에 신을 받았다. 신에게 고되게 시달린 끝에 내린 결단이었다. 풍파는 스물 넷, 아버지가 돌아가신 즈음부터 시작되었다. 송화도령은 “6년간 헤어 디자이너로 일해 왔었는데 갑자기 불면증을 앓게 됐다. 누군가 일어나라고 소리치고 괴롭혀대니 새벽 5시 이후에나 겨우 잠에 드는 시간이 이어졌다.”고 회상했다. 런던에 1년간 유학도 다녀왔을 정도로 장래가 촉망 받는 헤어 디자이너였던 그였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내고 헤어샵을 꾸려 가겠다는 꿈이 있었지만 무속인의 길을 가겠다고 받아들였다고 한다. 자신을 괴롭히는 풍파가 꺾이고 가족들이 안정될 수 있기를 바라며 한 선택이었다. 한 번 결정하자 망설임은 없었다. “아직 무속인을 천하게 바라보고 하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스스로는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거부함 없이 받아들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아마도 조상으로부터 내려오는 강한 신명 때문이었을 것이다. 송화도령은 “영험한 능력은 크게 3가지로부터 온다. 바로 신줄, 도줄, 불줄이다. 외가에서 신의 줄, 친가 쪽에서는 도의 줄이 강하다. 불려주는 신명은 외가에서 오는 것이 확실하다. 아버지께서는 절에서 자라셨을 정도로 불공을 많이 드리셨다.”고 전했다.
신의 문을 여는 원력 있어, 신명 가림 위해 찾아오는 제자들 많아
인화당 송화도령은 특히 ‘신명 가림’에 일가견이 있다. 신을 받아야 하는 지 아닌지, 또 신이 들어올 때 몸의 주자가 누구인지, 신당에 누가 어른인지 아는 것을 일컫는다. 신의 전공에 따라 제자마다 갖게 되는 능력도 다르기 마련인데, 송화도령의 할아버지께서는 신의 문을 여는 원력을 갖고 들어오셨기 때문이다.
애동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내림을 받고자 대기하는 사람이 3명이나 있을 정도다. 되도록 만신에게 내림을 받고자 하는 것이 당연지사겠지만 워낙 뛰어나다보니 먼저 알아보고 찾아오는 것이다. 송화도령은 “일례로 어떤 손님은 오기 전부터 할아버지께서 부르시더니 말씀을 해주셔서 종이에 미리 다 적어놨었다. 공수 적어 놓은 것을 던져 주었더니 깜짝 놀라며 나에게 내림을 받겠다는 결정을 하고 다시 찾아오시더라. 신 내리는 방법을 모른다고 해도 막무가내였다. 또 내가 신복을 입혀주는 꿈, 자신이 모셔야 할 신당과 인화당이 합쳐지는 꿈 등을 여러 번 꾸고 본인이 느껴서 찾아온 손님도 있었다. 신명끼리 합의가 된 것이다.”고 전했다.
그 역시 첫 신내림에서는 실패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신의 제자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첫 신어머니가 욕심을 냈기 때문이었다. 송화도령은 “신을 받아야 하는 사람임은 분명했으나 내림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있는데 신어머니께서 욕심을 내셨다. 능력이 강하게 보여서 였을 것이다. 그래서 처음 신을 받고 나서는 답답했다. 신을 받기 이전보다 오히려 더 멍해지고, 막막했다. 말문이 트이지 않았었다. 남겨진 것은 4천만 원이라는 빚뿐이었다.”라며 첫 경험을 소개했다.
막막하던 그 때도 도움을 주신 것은 역시 송화도령을 지켜주는 할머니셨다. “신은 받았으나 답답하기만 해서 계룡산 기도터에 갔을 때였다. 할머니께서 ‘아직은 때가 아니니 3년만 기다리라’ 하시면서 문서 3권을 주셨다. 그 문서를 잡고 신당을 모시면서 3개의 가게를 냈다. 모두 번창했고 번 돈으로 빚을 다 갚고도 남았다. 이후 3년 되는 날, 할머니가 오셔서 때가 되었다며 정리하라고 하셨다.” 이 말에 다시 신명을 제대로 뽑을 수 있는 신어머니를 잡기 위해 전국 팔도를 돌아다녔고 천안에서 두 번째 내림을 받았다. 작년 12월의 일이었다. 이후에는 할머니와 통신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손님들도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숫자 영’ 보는 탁월한 능력으로 매매, 사업 운 정확히 알려줘
송화도령은 ‘숫자 영’을 보는 데도 탁월한 능력이 있다. 기도하면 소리로도 들려주시고 영으로도 숫자가 뜬다. 따라서 정확한 금액과 때를 정확한 숫자로 일러줄 수 있다. 이 코로나 사태 속에 사업과 부동산 매매로 답답한 사람들이 줄을 잇는 이유다. 바로 얼마 전 사례를 들려주었다. “손님을 보자마자 대뜸 ‘1억 8천에 나가요’하고 공수를 내놓았다. 가게를 팔고자 하는 분이셨는데 그 가격이 희망 금액이었다고 하더라. 이전까지는 보러 오는 손님도 없었었는데 초를 켜고 다음날부터 사람들이 가게를 보러 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1억 5천을 제시했고, 이 가격에라도 팔아야 할까 잠시 의심도 들었지만 할아버지를 믿고 기다리라고 했다. 결국 1억 8천이라는 가격에 성사됐다.”는 사례였다. 정말 신기하기 그지없었다. 또 “어떤 분이 오셨기에 ‘집이 들어올 것이다’라고 일러드렸다. 경제적인 여유가 전혀 없다며 믿지 않으셨는데 2주 만에 집을 샀다고 다시 찾아오셨다.”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렇듯, 송화도령은 초를 밝히면 빠른 시일 내에 성불을 이룰 수 있다고 확언했다. 아직까지 실패사례는 없다. 송화도령은 “가장 큰 어르신인 할아버지께서 처음 오실 때 손에 구슬을 들고 오셨다. 그러면서 세상에 불을 밝힐 힘을 주겠다고 하셨다. 원래 무당은 굿판에서 불려야 하는 것이고 굿도 하고 싶지만 초만으로도 성불 볼 수 있으니 프라이드가 있다. 내린 공수대로 계약이 체결되는 일이 워낙 많다 보니 보람이 크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된다고 하면 밀어붙인다.”고 전했다.
송화도령은 어렵고 절실한 사람들의 점사를 봐주고 할머니 할아버지의 원력을 통해 답답한 미래를 풀어주는 데 강한 자부심이 있다고 했다. 절실한 마음으로 초를 밝히고자 하는 사람들은 송화도령을 믿고 찾아가 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