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으로 생산한, 좋은 꿀이 소비자에게 인정받아 증평군 양희수 전 회장

양심적으로 생산한, 좋은 꿀이 소비자에게 인정받아 증평군 양희수 전 회장

관리…


양봉농가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양봉진흥법 필요

양봉업의 공익적 측면을 고려하여 정부 지원이 뒤따라야

양봉업자의 진심과 성실은 소비자가 알아본다


증평군 양희수 전 회장이 양봉업을 시작한 것은 1993년 무렵이다. 1974년에 부친과 함께 양봉업을 하다가 옛 군산반도체에 입사하는 바람에 잠시 쉬었다가 1993년경 고향으로 돌아와 다시 시작한 것이다. 90년대 초반 30통으로 시작한 양봉업이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350통 정도로 늘어났다. 

양희수 전 회장은 양봉업의 선도자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며 증평지역에서 지속적인 양봉산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그는 벌꿀 중심이었던 예전 양봉 생산 방식을 화분, 프로폴리스, 로얄제리, 봉독 등으로 다양화하고, 비가림 시설 등 자동화시설을 구축하는 등 양봉 산업 발전에 앞장서며 이 기술을 양봉 농가에 보급하는 데 힘쓰고 있다. 

또 낭충봉아부패병 등 꿀벌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질병이 발생하자 양봉 농가를 방문해 질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초기 대응을 펼쳐 양봉 농가들이 큰 피해 없이 대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했다.


양봉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양봉산업진흥법 필요

양 회장은 “양봉업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소자본으로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이다 보니 귀농하는 사람들은 양봉을 많이 한다.”라고 말한다. 

공무원, 퇴직자까지 너도나도 양봉을 하려고 하니까 우리나라 어느 지역이나 양봉업은 포화상태이다. 또한 정부에서 양봉을 보조 사업으로 지원해 주니 양봉업자들은 기아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사실 처음 귀농한 사람에게 정부 보조사업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전업으로 양봉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양봉업을 지속적으로 육성·발전시켜 나가는 데에 또 다른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이번에 국회에서 양봉산업진흥법이 추진된다. 일부에서는 이 법에 대해 반대하기도 한다. 벌통 이동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남도에서부터 강화도까지는 꽃 피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양봉업자들은 아카시아 개화 시기에 맞춰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을 한다. 이렇게 이동을 많이 하면 경비 지출이 심하지만 아카시아꿀을 먹는 벌과 안 먹은 벌이 일하는 것이 확실히 다르기 때문에 경비 지출이 심해도 자꾸 이동을 하게 된다. 이렇게 이동을 하면서 양봉을 해야 하는데, 양봉산업진흥법에서는 그러한 이동을 금지하기 때문에 일부 양봉업자는 이 법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다. 


양봉업을 하는 데 있어 이렇게 이동 제한이 있더라도 양봉산업진흥법은 시행되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농림수산업이나 다른 축산업에 비해 양봉업에 대해 정부 보상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작년의 경우 냉해가 있었다. 냉해 피해를 받기는 과수 농가나 양봉 농가 마찬가지였다. 이 때 과수 농가는 정부 보조 사업에서 냉해로 인한 보상을 다 받았지만 양봉농가는 보상을 다 받을 수 없었다. 양봉업자도 정부에 보험료를 다 납부하는데 진흥법에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냉해 피해로 인한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꿀벌이 화분을 매개해서 얻는 경제적 가치는 약 5조 9000억 원에 이른다. 국내 주요작물 75종 중 52%인 39개 종 작물이 꿀벌과 같은 곤충 화분 매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봉업은 농업의 생태환경 및 경제적 가치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냉해 피해가 발생했을 때, 과수 농가만 보상받는다는 것은 양봉업의 중요성을 간과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봉협회장님이 정부에 제의했고, 경대수 의원님께서 도와주셔서 진흥법을 추진하게 되었다. 


사양화돼 가고 있는 양봉을 살리기 위해서 

정부의 관리와 규제 요구

현재 우리나라에서 양봉은 굉장히 어렵다. 이 작은 땅에서 양봉협회에 등록돼 있는 양봉업자가 전국적으로 3만 5천 정도이다. 등록 안 된 인구도 1만은 된다. 그렇다면 어느 지역이나 다 양봉업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양회장은 “양봉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10년 전에는 벌통을 2층으로 올려서 2말 정도 꿀을 딸 수 있었는데, 현재는 닷되 뜨기가 힘들다,”라고 말한다. 밀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꿀의 양도 떨어지고 질도 떨어지는 것이다.


증평군 같은 경우는 인구가 3만 5천 ~7천 정도 되는데, 증평군에서 생산된 꿀이 증평군 내에서 다 소화가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전 회장은 군수님께 증평 특산물 판매 판로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해 보기도 했다. 또 양봉업자들은 밀원을 제공하는 아카시아 나무 좀 심어 주시고, 잘 살려달라고 정부 산림청에 부탁하기도 했다.

현 상태로 계속 나아간다면 양봉업은 갈수록 사양 산업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국토 면적과 지형으로 봤을 때, 양봉업을 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너무 많다. 그래서 전문적으로 양봉업을 하는 사람들은 국가적 차원에서 양봉업에 규제를 해 주기를 바란다. 부업으로 양봉을 하는 사람들은 전업으로 하는 사람들처럼 철저하게 양봉업에 집중하지 않기 때문에 전업으로 양봉업을 하는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준다. 하지 않으면 감염으로 인해 큰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수매 후 검사를 하지 않고 유통을 시키니까 문제가 발생한다. 


2008년부터 계속 문제를 일으키는 낭충봉아부패병이라는 것이 있다. 이 병의 경우 아직까지 적절한 약이 없다. 그래서 샘플로 들어온 약이 있으면 내가 테스트를 해 보고, 회원들에게 권한다. 하지만 이런 예방책은 정부 차원에서 마련돼야 한다. 

소나 돼지, 조류의 경우 질병이 발생하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문제가 되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예방책을 마련해준다. 그렇다면 양봉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소, 돼지, 조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4~5억 정도는 써 주어야 하는데, 현재 1억~1억 5천 수준이다. 이 경우도 양봉을 전업으로 하는 사람의 경우 예방을 잘 하는데, 부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예방을 잘 안 하기 때문에 부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벌에서 생긴 질병이 전업으로 양봉을 하는 사람의 벌에 옮겨져 질병이 확산된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전업으로 하는 사람과 비공식적으로 양봉을 하는 사람 사이에는 구별이 필요하다. 여기에 질서를 잡아주기 위해서는 양봉업계 나름대로의 규정과 규칙이 필요하다. 제재도 있어야 한다. 


좋은 꿀을 생산하기 위해

보통 벌통에 벌이 4만 5천~5만 마리가 있는데 거기에 유분(어린 벌)이 많으면 안 된다. 벌통 하나에 성인벌이 2만 마리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벌통 안에 7~8000마리가 대기하고 있다가 밖에서 다른 벌이 가져온 벌을 받아와 모방 안에 들어가서 저장한다. 그리고 밖에서 꿀 따오는 벌들은 계속 밖으로 나가 꿀을 모은다. 이렇게 벌이 물어온 아카시아 꿀에는 수분이 30% 정도 있다. 그 수분을 말리기 위해 벌은 그 꿀을 물었다 뱉었다를 반복하며, 밤낮으로 날개짓을 하여 수분을 말린다. 

그렇게 해서 꿀의 수분이 18%가 되면 기계에 돌렸을 때, 꿀을 뜨지 못할 정도로 걸죽한 상태가 된다. 이런 꿀을 만들려면 꿀을 두 번만 채밀해야 한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욕심이 많다 보니까 채밀을 많이 한다. 그러면 수분 함량이 많아진다. 


양희수 전 회장은 “꿀의 수분 함량은 20% 가량 될 때가 좋은데 채밀을 많이 해서 꿀에 수분이 많아지면 양봉업자들은 농축장으로 꿀을 가져간다. 강압적인 열에 의한 방법으로 수분을 빼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꿀의 질이 떨어진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농축장에서 생산된 꿀은 완숙꿀과 뒤섞여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된다. 그래서 완숙꿀을 뜨는 사람들도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을 맞춰 주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농축꿀을 뜬다. 이러한 과정에 의해 우리나라 꿀 시장이 흐려지는 것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꿀을 구매해온 소비자는 진짜 꿀과 가짜 꿀을 구분한다. 양희수 전 회장이 거래하는 단골고객들은 양희수 전 회장의 꿀을 알아보고 그의 꿀만 고집한다. 양봉조합를 통해 꿀을 거래하면 낮은 가격으로 꿀을 판매해야 하는데, 이렇게 직거래 손님을 확보하고 있으면 좀 더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양희수 전 회장의 경우 30년 가까이 양봉업을 하면서 이러한 단골을 많이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된 꿀의 80% 가량을 직거래로 판매한다. 오랜 동안 성실하고 정직하게 꿀을 생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양희수 전 회장에게 있어서 꿀은 양희수 전 회장의 인생 그 자체다. 양봉도 적성에 맞아야 계속할 수 있다. 낙향해서 귀농한다고 양봉을 하다가 벌에 쏘이고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토치를 가지고 와서 벌통을 그을리는 사람도 봤다. 벌에 쏘여도 있는 그대로를 즐기고 자연을 벗삼아 스트레스 없이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사람만이 양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벌을 자식처럼, 가족처럼 생각하고 양봉 자체를 즐길 때 양봉을 하면서 행복감도 느끼고 돈도 벌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