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대 지역에는 엘지전자, 엘지디스플레이, 엘지이노텍, 희성전자외 관련 협력업체가 대거 들어와 있다. 이 가운데 경서전자는 엘지 산하 디스플레이 분야의 협력사 중에 한곳으로 디스플레이용 플라스틱제 포장케이스를 만들고 있다며 김종태 법인장은 설명해 주었다. 한국의 전자기기 산업 분야에 있어서 현재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곳 연대 시, 김 법인장의 말에 따르면 이곳에는 엘지, 현대, 두산을 비롯한 숱한 대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그에 따라 경서전자를 비롯한 협력사들 역시 상당수 나가 있다. 한마디로 말해 한국 전자 산업의 본진인 셈이다.
점점 좁혀지는 기술의 간극, 이제는 전면전이다
“연대 지역에는 2007년도에 들어왔습니다.” 김종태 법인장의 말이다. 그가 이끄는 중국 경서전자의 사업 방식은 엘지 산하 디스플레이 사업부에서 기획안과 함께 발주가 들어오면 그것을 수주해 제품을 생산해 납품하는 형식이다. 이곳에 온 지 올해로 꼬박 10년차, 지금은 경기가 전반적으로 하향 국면이지만, 그래도 나름 연대에 들어온 지 7-8년 때까지만 해도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그는 말해 주었다. 하지만 곧 고난이 찾아왔다. 김종태 법인장의 말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이 진출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탓에 종래 연대 지역의 일자리 창출에 공헌하던 한국 기업들이 설 곳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여기에는 특히나 양국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의 차이가 거의 유의미하지 않을 정도로 격차가 많이 좁혀진 것도 한 원인이라고 김 법인장은 설명했다 중국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과 투자에 힘입은 중국 기업은 공격적으로 인재를 영입하고 기술을 담금질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전통적인 강점인 가격 경쟁력까지 더해지니 한국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한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경기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이 김종태 법인장의 하소연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도전과 아울러 몰아닥친 불황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이곳을 떠나고 있다고 했다. 거기다 2015년까지 상승세를 기록하던 연대 지역의 경기도 한중 양국 간에 빚어진 예민한 사안이 도화선이 되면서 2018년에 다다른 지금 이 순간, 하향 국면에 접어든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중국 연대 지역의 성장 가능성은 아직도 무궁무진하게 남았다는 것이 김종태 법인장의 설명이다. 그가 말했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공장을 세우기 위해 이곳 중국 연대를 찾고 있습니다.” 가령 ‘애터미’를 비롯한 네트워크 기업 외에도 전자, 자동차, 중공업 분야의 많은 기업들이 앞 다투어 연대의 문을 두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입지적으로 연대 지역이 기업에 어필할 수 있는 나름의 강점은 분명하다. “점점 좋아지겠죠, 그때까지 노력해야 합니다.” 소탈하게 웃으며 다시 희망을 노래하는 경서전자 김 법인장의 미소가 참으로 밝았다.
산재해 있는 위험, 새로운 길을 찾아서
결국 한·중 양국을 아우르는 모든 기업 간의 경쟁은 궁극적으로 인건비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에 근거지를 두고 있건 중국에 진출하건 간에 이 명제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김종태 법인장은 조언했다. 따라서 기업이 취해야 할 필승 전략은 오직 하나, 무엇보다도 한시바삐 경영의 합리화를 실현해 생산 코스트를 최저점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단순히 더욱 인건비가 저렴한 지역을 찾아 공장을 옮기는 것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는 뼈아픈 직언도 그는 잊지 않았다.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절차를 개선, 아울러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해 보다 효율적으로 기업을 운영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더욱,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는 기업일수록 결코 이 기본 원칙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종태 법인장의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우리 중소기업의 현실이다. 혁신, 말처럼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당장 불필요한 인건비를 줄이고 장기적으로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는 방안이 많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불량률이나 운용비용 등 여러 요인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설비가 진정 합리적일까 하는 문제가 남는다고 김종태 법인장은 조언했다. “자칫 보여주기 식으로 흐를 위험이 존재합니다, 근로자들이 어려워질 것은 더욱 자명한 일이고요.” 때문에 타 기업에서 성공한 사례라고 해서 획일적으로 그것을 각 사업장에 적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김 법인장은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이에 관한 다른 대안으로 R&D 분야에 대한 투자가 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서전자 김종태 법인장은 ‘투자란 결국 여력이 되는 선에서 하는 것’이라는 신중론을 펼쳤다. 대기업과 어느 정도 여유 자금이 되는 강소기업에는 분명 연구개발비를 강화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당장 자금 수급부터 불확실성이 가득한 중소기업에는 여전히 요원한 일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직면한 위험을 타개하기 위한 경서전자의 전략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새로운 시장과 생산 시설’을 개척하는 일이다. 가령 이를테면 최근 새로운 투자지로 빠르게 급부상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베트남 등지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김종태 법인장은 전했다. 실제로 그가 이끄는 경서전자도 베트남 지역을 주목, 공장을 짓고 다각도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에 남겨두고 온 가족들에게, 더욱 안정적인 기반을 제공해 주지 못한 것이 미안해 눈물짓다가도 어쩌다 한 번 닿은 자식들 소식에 활짝 웃는 경서전자 김종태 법인장, ‘무엇보다도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에 항시 귀를 기울여주는 자랑스러운 두 아들, 나아가 고생스럽게 집을 지켜준 고마운 아내에게 더욱 든든한 가장이 되기 위해 그는 오늘도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