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프로그램 ‘미운오리새끼’에서 안양 출신 김종국의 모교방문으로 전국의 유명세를 탄 학교가 있다. ‘김종국이 입학할 당시에도 들어가기 어려웠다는 학교, 그 해에 미달이 되어 김종국이 간신히 입학 할 수 있었다’는 에피소드가 방송을 탔다. 그때나 지금이나 공부 잘하는 전통은 변함이 없나보다. 신성고는 지난 해 2018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19명을 배출했고, 올해 2019년도 합격자는 15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2018년 12월 기준). 명문대 진학률만 보고 공부만 지독하게 시키는 사립고인가 싶겠지만 운동과 동아리 활동으로 덕성을 강조하는 따뜻한 학교였다. 신성고등학교 박응대 교장은 성적에서 1점 더 받는 학생보다 배려하고 따뜻한 심성을 가진 학생을 키우는 것을 교육의 기치로 삼고 있었다.
경기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청정지역, 수리산 자락 품에 고즈넉이 안긴 학교가 있다. 1969년에 설립되어 43년간 명문고의 명성을 간직하고 있는 안양의 신성고등학교다. 지난 달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장으로 임명된 강건작 육군 소장이 신성고 출신이고, 방송에서 몸과 마음의 건강미를 뽐내고 있는 김종국이 이곳을 졸업했다.
신성고는 사립고의 장점을 백분 활용하는 학교다. 교사의 발령과 이동이 없다보니 오랜 시간 한결같은 목표로 축적된 교육 노하우를 아이들의 지도에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교장 이하 모든 교사들이 같은 목표를 항해 일심으로 협업하기에 변화무쌍한 입시전쟁에서도 좋은 결과를 도출하고 있었다.
학교가 앉은 지리적 위치도 교육환경에 한 몫을 한다. 수리산 산세 아래 조용하고 아늑한 면학 분위기는 학생들이 공부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다.
배려하는 인재를 양성하다
신성고등학교는 대학 입시에서 다수 합격자를 배출해 명문고로 불리지만 사실 공부만 강조하는 학교는 아니다. 신성고등학교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응대 교장이 가장 중점을 두는 교육적 기치는 ‘배려하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성적 1점을 더 받는 학생보다 타인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학생을 국가의 인재로 키워내 등용시킨다.’는데 교육의 목표를 두고 있다. “인생을 살아본 선배로써 공부가 전부가 아니더라. 인성이 올바른 사람이 사회에 나가서도 크게 성공한다.” 박응대 교장은 “시험문제를 어렵게 출제해 한 문제라도 더 맞는 학생을 대학에서 뽑아가는 것이 맞는 것인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 한 두 문제 더 틀려도 인성이 바른 학생을 발굴해 키워야 4차 혁명 시대에 융합하는 인재를 양성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응대 교장은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학업 과정으로 ‘체육과 독서’ 활동을 중요시 한다고 밝혔다. 체육과 독서야 말로 심신을 수련해 바른 인재를 키울 수 있는 근본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우, 김민희, 김경태, 김비호... 신성고 출신 프로골퍼들
신성고에는 체육(수영, 골프, 댄스스포츠) 특기생들이 있어 수영장과 골프장이 설치되어 있다. 박응대 교장은 이러한 시설을 활용해 1학년 전교생에게는 수영을, 2학년 전교생에게는 골프를 가르치고 있다. 박응대 교장은 “남학생들은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수영은 생명과도 연계되어 있어 필수 과정이다”고 강조했다. 또 “학교를 떠나 어디에서도 골프를 배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시설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그 시설을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졸업할 때 즈음이면 웬만한 실력을 갖춘다.”고 자부했다. 김시우, 김민희, 김경태, 김비호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프로골프 선수들이 바로 신성고 출신들이다.
단 한 명만 달라진다고 해도 해 볼 만한 일
신성고는 시에 소속된 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격주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응대 교장은 “학생부에 기록하기 위해 의무감으로 갔던 학생들이 돌아올 때 생각지 못했던 뜨거운 가슴을 안고 오는 것을 보면 이 또한 꾸준히 이어가야 할 수련과도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단 한 명만 달라진다고 하더라도 해볼 만한 일이라는 것이다. 신성고 재학생들은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있는 호스피스 병동을 방문하고, 요양원을 찾아가 필요한 이들에게 발마사지를 해주고 있다. 이를 위해 발마사지 방법도 습득한다.
교육계 변화 필요하다.
“단 한 번의 수능시험으로 학업에 열중한 12년을 좌지우지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우리 교육자들이 고민해야 한다.” 고3들의 입시를 바라보고 있는 박응대 교장은 수능의 일회성에 대해 문제를 지적했다. “한 달에 한번 전국 모의고사(수능)를 보는데 이 성적을 통계 내어 대학입시에 쓰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번 보는 시험 보다 여러 번 본 시험 성적을 통계 내는 것이 학생들의 변별력을 가리는데 보다 더 정확한 수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학생들이 배워야 할 과목들이 너무 많다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아이들의 인성 함량과 자기 개발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과목의 수를 줄일 필요성이 있음을 언급했다. 우리 사회의 교육이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으로 만드는 교육인지, 주입식으로 마구잡이 떠먹이는 교육인지, 무엇이 참교육인지를 구분해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박응대 교장은 신성고 학생들에게 “사회는 나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경쟁이 필요하지만 스포츠 정신에 입각해 정정당당하게 경쟁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따뜻한 마음으로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가 사회에 나가 성공한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하자”며 당부의 말을 남겼다.
좋은 스승 밑에서 좋은 제자가 나온다. 심신이 건강한 신성고 인들이 많이 배출되는 것은 이러한 교육자가 그들 곁에 든든히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